본문 바로가기

배낭메고 떠나다/스리랑카 여행

죽은 자의 소원까지 들어준다는 스리랑카 최대 사원 도시 카타라가마




 하푸탈레를 떠나 도착한 곳은 카타라가마다. 스리랑카 최대 사원으로 불리는 카타라가마 사원이 있는 곳으로 전국에서 많은 순례자가 오는 곳이다. 힌두교, 불교 신자는 물론 스리랑카 베다족들까지 신성시 하는 곳이라고 한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에게 신성되어온 장소가 있을테고 그 장소를 자신들의 종교와 연관짓다보니 이렇게 된 것일까? 하여간 이곳은 다양한 종교의 사원들이 있는데 기도발이 잘 받는 곳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복권명당에서 많은 당첨자가 나오고 많은 당첨자가 나오니 사람들이 더 찾아오는 순환고리와 같은 것이지 않을까? 많은 고민들을 가지고 찾아올테고 그 많은 사람들 중 외적, 내적요인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사람들이 나올테고 그들은 주변에 이야기를 할테니까. 하여간 그렇게 카타라가마는 죽은 자의 소원은 물론 남을 해치는 나쁜 소원까지도 죄다 들어준다는 굉장한 곳이 되어있었다.






역시나 종이를 찍 찟어서 대충 글씨를 갈겨 쓴 티켓을 받아들고 하푸탈레를 떠나는 버스를 탔다. 창 밖으로는 한동안 산들이 발 아래에 펼쳐졌다. 긴 시간이 흘러 어느새 산 아래 동네에 도착하게 되어 산이 거대해 보이게 되면 카타라가마에 도착하게 된다.





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 식당에 들어갔다. 우리나라를 떠나게 되면 언제나 단품 음식을 먹게 되어서 그런지 굉장히 푸짐하게 느껴졌던 한끼였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게 항상 먹는 방식이다. 밥과 반찬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느끼는 놀라움이 정말 굉장할 것 같다. 특히 유난히 반찬이 많은 한정식이라면 더 할 것 같다.





카타라가마 사원에는 거대한 건물이 있다기 보다는 많은 건물들이 넓은 땅에 산재되어있는 모양새다. 보통 힌두교에서 부처는 수 많은 신 중에 하나여서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는데 특이하게 내가 본 건물에는 주신이 부처이고 가네샤, 시바 등은 힌두신들이 부처 주변에 서 있었다. 대웅전에서 부처 주변에 서 있는 상들처럼 말이다. 





마하데발라라고도 불리는 건지 가장 유명한 건물 이름이 마하데발라인지는 모르겠다. 낮에 찾은 마하데발라는 조용하고 한적하며 닫혀있는 건물이 대부분이어서 밤에 이루어질 의식을 상상하기 어렵다. 단지 공물을 바칠 시간이 되지 않아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태국 쯔아푸랍키리칸에서 이 원숭이 볼 수 있다고 해서 공군기지 옆 산 정상까지 올라갔었는데 단 한마리도 못 봤었다. 근데 이 사원에는 정말 많다. 심지어 가까이서 볼 수도 있다. 신전에 바치는 음식들이 많고 그것들을 동물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기 때문에 성스러운 공간에서 무위도식하는 녀석들이다. 팔다리는 물론 꼬리까지 길쭉길쭉하고 흔히 보던 갈색 원숭이가 아니어서 그런지 계속 눈길이 간다. 꽤 멋져 보이기도 한다. 물론 까불면 한대 얻어 맞을 수도 있을만큼 성질있는 애들이다.





부처도 있지만 시바신과 가네샤가 많은 사원들을 지나면 넓고 긴 길이 나타난다. 그 끝으로 하얀 스투파가 보여서 그리고 향했다. 기원전 1세기에 만들어진 키리 비하라다.

















내가 느낀 스리랑카의 밤은 인도와 비교하면 정말 적막했다. 바로 옆 나라인데도 밤 분위기는 꽤나 달라서 인도가 늦은 밤에 거리를 돌아다녀도 워낙 사람이 많아서 부담없이 돌아다녔는데 스리랑카는 카타라가마 사원을 제외하면 늦은 밤에 돌아다닌 곳이 없었다. 카타라가마는 숙소가 사원에서 가까웠기에 다시 밤마실을 나섰고 뜨거운 낮보다는 일이 끝나고 사원을 찾는 사람들로 더 활기를 띄고 있었다.


사원으로 향하는 길에는 신에게 바칠 공물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세상 근심 다 해결해줄 신이니 뭐든지 성의를 보여줘야하는 거다. 근데 그 앞에서 폭리를 취하는 장사꾼들. 그들은 신보다는 돈이 자신들의 근심을 더 잘 해결해주리라 믿고 있음이 분명하다. 공물은 대부분 과일이다. 물론 우리의 제사상에 올라가는 과일들과는 전혀 다른 열대과일들이다.


















사원에는 많은 건물이 있고 각 건물마다 뭔가 의미가 있는지 조금은 다른 모습을 띄고 있다. 다른 신을 모시고 다른 방식의 의식을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신전에 공물을 바칠 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세번이다. 공물을 사 온 사람들은 그 시간에 맞춰 기다리고 있다가 사제에게 그것을 건낸다. 이것이 그대로 재단에 올라가는 건 아니다. 말 그대로 스리랑카 최대 사원이기에 돈이 아닌 열대과일로 이걸 다 받으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공물 중 몇 개만 고르고 나머지는 다시 돌려준다. 그러면 공물을 가져온 사람과 그 가족들이 그것을 가지고 나와서 나눠 먹는다. 물론 주변에 있는 사람과 함께 먹거나 소, 원숭이과도 나눈다. 이 사원에 원숭이가 많은 이유다.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수풀 우거진 숲이 많은 주변으로 떠나지 않고 사원에서 사는 녀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