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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인디아 여행기

인도 잘가온 여행




잘가온은 엘로라, 아잔타 석굴과 가까워서 스쳐지나가는 도시로서의 역할을 하는 도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검색을 해도 잘가온 안에서 무엇가를 봤다거나 했다는 내용을 찾기 어려웠다. 그런데 인도의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잘가온에서도 축제를 만나게 되었다. 작은 퍼레이드였는데 청소년들이 중심이 되는 공연이 이루어졌다. 그래도 작지 않아서 경찰들과 많은 관계자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소년은 주황색 깃발을 들고 열심히 뛰었다. 둥글게 원을 그리며 열심히 뛸수록 뭔가 이루어질 것처럼 말이다. 아잔타 석굴을 보고 버스를 타고 잘가온에 도착했는데 기차티켓을 구하기 어려워서 그냥 하루를 머물기로 했다. 예약해둔 것도 없고 계획도 없는 여행이니 그때 그때 정하면 된다. 오후에 도착해서 다음날 우다이뿌르행 기차를 탈 때까 지 잘가온에 머문시간은 만 하루가 되지 않는다. 







뭔가 청소년 중심의 축제로 보였던 퍼레이드도 저 멀리 트럭 뒤에 두르가 여신이 실려있는 게 보였다. 역시나 인도에서 모든 흥겨운 행사는 종교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이 아저씨는 자꾸만 내 카메라 앞에서 벗어나지 않아 한참을 사진을 찍지 않고 그냥 서 있었다. 결국 즐거운 축제장 여기저기에서 오바하다가 경찰의 제재를 받고 사라졌다.







복장의 의미를 안다면 좋겠는데 그걸 설명해줄 사람은 없었다. 잘가온에서는 기차역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그 근처에서만 있었다. 이 퍼레이드도 기차역 부근에서만 보고 오랜시간 따라가지는 않았다. 머리를 돌돌만 모습이 얼핏 시크교도 스타일처럼 보이지만 옷이나 여자들만 그런 걸로 봐서는 전혀 상관없어보인다. 축제의상이거나 특성시대나 지역의 전통 의상인 것 같다.







공연하는 아이들을 찍는데 자꾸 눈에 띄는 꼬마들이 있다.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가진 소녀와 익살스러운 표정의 소년. 잘가온 기차역에서 우다이뿌르행 기차표를 사려고 줄을 서 있는데 그 줄에 우연히도 한국인이 있었다. 열흘간의 휴가를 내서 산치 등의 불교유적을 돌고 있다고 했다. 티켓을 구하지 못해서 새벽에 앉아서 가는 티켓을 우선 사고 탈 때 차장한테 말해서 누워서 갈 수 있는 자리가 있는지 확인한다고 한다. 저녁을 함께 먹고 딱히 할 일이 없었던 나는 함께 기차를 기다려주었다.











저녁을 먹고 그때까지 숙소를 안 잡고 있었기 때문에 잠시 주변에 숙소를 알아보려고 나섰다. 다음날 바로 기차를 타야했고 기차를 함께 기다려주기로 해서 오랜시간 찾으러 다니기 어려울 것 같았다. 처음 찾은 숙소는 놀랍게도 수십개의 침대에 인도인들이 자고 있고 그 사이에 관리인 한명이 있는 그런 곳이었다. 엄청 쌌다. 이천원이 안 했던 것 같다. 자는 건 문제가 안되는데 짐을 잃어버리지 않을 자신이 없었고 또 나갔다 와야해서 결국 겉모습이 가장 괜찮은 호텔 사라로 골랐다. 실내도 꽤 깔끔했다. 밤 12시가 넘어 돌아왔을 때 문이 잠겨있어서 당황했지만 스탭들이 모두 로비에 이불을 깔고 자고 있었기에 문을 두드려 들어갈 수 있었다. 







이곳에서도 역시나 함께 사진 찍자는 요청에 여러장을 찍었다. 뭔가 자연스럽고 괜찮은 사진은 어떻게 찍는 걸까? 지금보니 얼굴 작고 너무 잘 생긴 소년과 찍었네. 사진을 위해서라도 여행 중에 머리를 좀 잘라줘야겠다. 뭐, 그리 더 나아질 것 같지는 않지만.







인도에서의 식사는 단촐했다. 우습게도 이 단촐한 한끼가 그립다. 뱃살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 그런가? 







잘가온 기차역은 굉장히 작다. 작은 도시니까 당연한데 오고가는 사람과 기차는 꽤 되는 것 같다. 역사 앞에 저 동상은 뭐려나? 기억에 남지 않는 그저 스쳐지나는 도시였는데 퍼레이드에서 공연을 하는 아이들의 표정, 함께 기차를 기다리며 오랜시간 대화를 나눈 한국인, 함께 사진을 찍었던 굉장히 예뻤는데 영어를 전혀 못했던 인도 여자아이들때문에 이 도시가 의외로 오래 기억되고 있다. 뭐 도시이름이 짧고 간단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