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낭메고 떠나다/차이나 여행기

핑야오로 가는 길 위에서 타이위안 여행 하기


중국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타이위안(太原 태원)핑야오를 가기 위해서 거쳐가는 곳이다. 핑야오가 유명한 관광지지만 도시 자체만으로는 작기 때문에 핑야오로 바로 가는 기차나 버스가 없는 곳이 많다. 그래서 핑야오 근처의 가장 큰 도시인 타이위안까지 가서 기차나 버스를 갈아타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밤새 지난에서 기차를 타고와서 아침에 타이위안역에 도착했다. 바로 핑야오로 가는 것보다 타이위안을 둘러보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기차역 앞에 있는 버스 정거장으로 향했다. 영조사 쌍탑(永祚寺 雙塔 )을 보기 위해 기차역 건너에서 버스(1위엔)를 탔다. 행선지의 한자명만 알면 이제 시내버스를 타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시내버스가 1,2위엔 하기 때문에 시내에서 이동은 무조건 버스를 이용하고 하게 된다. 영조사로 가는 버스는 대개 융쭤사(영조사)가 종점이다.



영조사 앞에 시장이 있어서 구경하고 아침을 먹기로 했다. 중국 사람들이 아침(11위엔)으로 많이 먹는 빵과 국물을 시켰다. 아... 너무 느끼하고 비리다. 먹다가 구토가 올라오는 것을 참아야 할 정도였다. 결국 안에 면에 좀 들어있어서 그거 건저먹고 나왔다. 아무래도 이 집의 재료가 일반적인 것과는 달리 좀 하드코어인가 보다. 위생상태도 별로고. 느글거리고 울렁거리는 속을 달래려 슈퍼에서 환타(3위엔)를 사먹고 영조사로 향했다. 



운영시간 08:30am - 5:30pm. 입장료 30위엔.

영조사는 쌍둥이탑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명나라 때 한개의 탑만 세워졌다가 후에 탑 한개가 더 새워져 쌍탑이 되었다. 탑은 13층으로 지어졌고 높이가 55미터에 이르러서 절 바깥에서 잘 보인다.  먼저 만들어진 탑 안에 계단이 있어서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탑 정상에서는 타이위안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절 내부는 지난 며칠간 본 수 많은 건물들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서 끌리지 않았다. 쌍탑을 보고 싶어서 온 건데 건물 밖에서도 볼 수 있었기에 굳이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지 않았다. 게다가 뿌연 날씨 때문에 탑에 오른다고 해서 무언가 보일 것 같지도 않았다. 그래도 이대로 핑야오가 가는 건 아쉬워서 박물관으로 향하기로 했다. 우선 영조사에 타고 왔던 버스를 타고 기차역으로 갔다. 기차역에서는 타이위안 곳곳으로 향하는 시내버스를 탈 수 있다. 



중국의 박물관들은 무료다. 물론 사설 박물관은 아니겠지만 국가에서 운영하는 박물관이 진짜 많은 유물이 있고 시설도 좋다. 산시 박물관은 2004년에 개관했는데 건물 외관에서부터 엄청난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 산시 문화관과 긴거리를 두고 마주보고 있어서 그 길을 걸어가야만 했다. 혹 다른 길로 가면 박물관 코 앞에 버스 정류장에 있는 지는 알 수 없다. 기차역에서도 꽤 떨어져 있다. 20분이상 버스를 탄 것 같다. 하지만 꽤 만족할만한 곳이다. 우선 왠만하면 입장료가 몇만원씩 하는 중국에서 무료이지 않은가!!

입장 : 화요일~일요일. 9am - 5pm.



오래된 유물이 굉장히 잘 보관되고 전시되어있으며 영어 캡션이 달려있어서 좋긴한데 스토리가 없다. 간단하게 연대와 발굴 장소 정도만 적혀 있는 경우가 많다. 중국어가 되지 않으니 흥미로운 유적들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을 검색해 보기도 힘드니 그저 상상할 수 밖에 없달까...

아래 유물은 사각의 돌로 만들어진 관으로 남북조시대(420~589)의 북위 것이다. 산시성 진중의 위서현에서 발굴되었다. 관 바깥쪽에 새겨진 그림들이 흥미롭다. 서커스를 하는 사람들이 그려져 있다. 죽은 사람이 저승에 가는 동안 즐겁게 가라는 것일까? 죽음과는 많이 상반되는 그림에 이걸 만들고 이 안에 묻힌 사람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



왼쪽에서부터 1,2,3,4. 

1. 서주시대(BC 1100 ~ BC 771)에 4명의 사람이 아래를 받치고 위에 새 모양이 있는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통이다. 산시성 곡옥 북조 진후묘지에서 발굴되었다. 

3. 춘추 전국시대 것으로 타이위안에 있는 자오장관의 무덤에서 발굴되었다.

이런 것이 기원전에 만들어졌다는 것에 항상 놀라움을 느낀다.




테마와 시기별로 나뉘어진 전시장 내부는 마치 동굴에 들어와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마치 그 유물들이 땅에 파 묻혀있고 내가 그 땅 속으로 들어와 있는 것 같다. 중국은 박물관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것은 춘추전국 시대 마차로 타이유안에 있는 자오장관의 무덤에서 발굴했다.


왼쪽의 것은 명나라 때 만들어진 금박되어진 청동 관세음보살이고 아래에 있는 것은 시각을 알리거나 호출을 할 때 사용되던 종으로 춘추시대( 770 BC ~ 476 BC)에 만들어졌다. 곡옥의 진후묘에서 발굴되었다. 각각의 유물에 얽힌 스토리와 당시 사람들이 이걸 어떻게 썼는지 그림으로 그려져 있으며 더 재밌는 관람이 될 것 같다.


성복전투를 재현해 놓은 그림과 마네킹이다. 성복전투는 기원전 632년에 춘추 전국시대에 진을 중심으로 한 송, 진, 제 연합군과 초나라를 중심으로 한 채, 정, 허, 진(다른 진나라 陳) 연합군이 싸움으로 결국 진의 연합군이 승리한 전투다. 성복전투는 중국의 고대전투 중 손꼽히는 전투로 꼽힌다. 재현된 모습에서 볼 수 있지만 전차 각 진영의 전차 수백대가 이용된 전투다. 자세한 전투 내용은 링크로.



타이위안의 여행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 굉장한 것들이 아니기에 그저 스쳐지나가도 될 도시가 될 수 있다. 그래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실망스러운 것은 아니니 여유가 있다면 잠시 둘러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