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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를 바라보다

[연극] 경남 창녕군 길곡면 - 이것이 끝이 아닐...

연극 경남 창녕군 길곡면

 영원히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 는 없다

 

 내가 이 연극을 본 시간은 아침 11시!! 모닝 연극으로 단 돈 1만원에 공연되어졌다. 그래서인지 객석은 가득채워졌다. 앞으로도 이런 다양한 시간대에 저렴하게 공연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보통 밤 8시에 이루어지는 공연을 보지 못하는 사람도 많으니까 다양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를 위해서 말이다.

 

누구나 왜 제목이 <경남 창녕군 길곡면>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리고 포스터 속 인물 두명이 저 곳에 살고 있겠구나 생각하게 되지만 전혀 아니올시다였다. <경남 창녕군 길곡면>은 그들과 같은 입장에 처해져 있지만 다른 결말에 처해진 부부의 이야기가 담긴 신문 속 기사의 지원지다. 결국 자신들에게만 닥친 일처럼 보이지만 '경남 창녕군 길곡면'에도 '서울 종로 안국동'에도, '강원 인제군 원통리'에서도 그들과 같은 상황에 맞닿뜨린 부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연극의 제목은 <경남 창녕군 길곡면>이 아닌 '경기 고양 주엽동'이어도 무관하다.

 

  연극이 배우들의 예술이라고 하지만 <경남 창녕군 길곡면>에서의 배우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2인극이기 때문이다. 결혼 3년차인 그들의 생활공간이 집에서 거의 모든 극이 진행되며 어쩌면 옆집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켜보는 기분이므로 특별할 것이 없고 얼핏 지루할 것도 같지만 우리의 삶이 매일 반복됨에도 그리 지루하지만은 않듯이 연극은 지루함에 빠지지 않는다. <경남 창녕군 길곡면>은 암전이 없다. 연극에서 암전이 없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고 큰 함정에 빠질 수 있는 일이지만 암전이 없을 뿐 암전의 역할을 하는 부분이 삽입된다. 극은 암전대신 째깍째깍 소시를 넣고 두 배우는 그 순간 정색을 하고(?) 물건 배치를 다시하거나 무대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온다. 

 

  훨씬 큰 무대를 사용할 수 있지만 천장과 바닥에 방을 한정 짓는 테두리를 쳐 둠으로써 전체 무대의 절반도 사용하지 않는 느낌이다. 하지만 왜 무대 전체를 사용하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을 들지 않는다. 아마 무대 전체를 사용했다면 가난한 부부의 이야기와 맞지 않을테고 텅빈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이런 몇몇부분에서 연출이 뛰어난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돈이 없어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야기는... 슬프다. 하지만 그 순간 누군가 돈을 주어 아이를 낳았다고 치자. 그럼 그 후엔? 돈이 없어 좋은 옷을 입힐 수 없고, 돈이 없어 보육원을 보낼 수 없고, 돈이 없어 학원을 보낼 수 없고, 돈어 없어 병원에 갈 수 없고, 돈이 없어 대학에 갈 수 없고, 돈이 없어............... 세상엔 돈이 없어 할 수 없는 일이 많다. 아니 돈이 없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남자가 말하듯이 아이를 낳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다.

 

 

 돈이 없어 일어나는 일들을 모두 해결 할 수는 없다. 아이가 태어나고 성장하고 성인이 될 때까지만을 문제로 둔다면 공동 육아 보육이 낳은 걸까? 어차피 돈 많은 사람들이야 그렇게 하지 않을 테니 이건 또 다른 계급을 형성하는 일이려나?

남자와 여자는 행복했다. 비록 일이 힘들지만 유머러스한 아내와 성실한 남편은 알콩달콩 살아가고 있었다. 근데 아내의 임신과 함께 그들의 매일같이 싸운다. 마치 금단의 사과를 뱉어 문 후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처럼 그들도 그 전처럼 돌아갈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