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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대한민국 여행

바다도 쉬어가는 어느 휴일의 인천연안부두

 

 

휴일의 인천 연안 부두엔 정적이 흘렀다. 바다는 조용했고 배들은 모두 얌전히 닻에 묶여 있었다. 그렇게 움직임 없이 정박해 있는 배들을 보니 쓸쓸해지기까지 했다. 그래. 오늘은 휴일이기 때문일꺼야. 평일의 부두엔 선원들에게 바닷삶의 고됨을 다시 깨닫게 해주기 위해 배들은 황톳빛 바다로 나아갈꺼라고 생각해 본다. 연안부두로 향하는 길 컨테이너박스들이 산적해 있다. 차들이 줄을 서 늘어져있는 공터도 보인다.

 

  

 

  

 

낚시를 금지한다는 푯말이 곳곳에 보이지만 이를 비웃듯이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관리사무소에 있는 사람도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을 보면 휴일에 별 상관하지 않는 걸까?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틈으로 새파란 녀석이 살아움직인다. 너 좀 멋지더라.

회색빛 단단한 녀석 사이에 연약하지만 새파란 생명은 보는 사람들에게 작은 탄성을 짓게 한다.

 

 

  

 

많은 낚싯대가 드리워져 있다. 사람들은 떨어져 있다. 그래서일까. 물고기는 잡히지 않는다. 

관심 받지 못하는데 잡힐 이유가 없다는 걸까. 인천연안부두의 풍경이 익숙해져간다.

 

 

 

 

팽팽해진 낚시줄을 낚아챈 낚시꾼이 콘크리트 바닥에 집어던진 것은 불가사리였다. 미끼를 먹고 있는 그것은 이제 콘크리트 바닥에 놓여졌다.  

촉촉했던 그의 피부는 말라간다. 말라죽는다는 것이 저런 것인가 보다.

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려서 푹신하고 아늑한 바다를 벗어나 뜨거운 햇살에 바싹 말라간다.

 

 

 

불가사리는 또 다시 낚시꾼의 실지렁이를 덥석 물고는 콘크리트 바닥에 뒤집어 누운채 죽어간다.

 

 

평일의 풍경이 어떨 지 궁금하다. 차들이 오가고 배들은 인천연안부두를 떠날까? 

어부들은 잡아온 물고기들을 나르고 큰 소리가 오고갈까?

 

 

저 멀리 보이는 빨간등대는 연오랑등대다. 이름이 참 예쁘다. 연오랑 등대.

연오랑은 신라의 어부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연오랑의 이름을 딴 등대가 여러개 된다.
연오랑은 바다에 나갔다 우연히 일본으로 가게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왕이 된다.
이것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내용으로 일본에 있는 자료에도 천일창이라는 인물이 연오랑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오랑의 아내 세오녀도 훗날 일본으로 건너가 부부는 다시 재회하는데
신라에서는 이 부부가 사라지자 해와 달이 빛을 잃어다고 해서 다시 돌아오기를 요청한다.
하지만 그들은 귀국대신 세초를 보내며 그것으로 제사를 지내라고 한다. 그래서 신라의 해와 달이 다시 빛을 찾았다고 한다.

 

연안부두 바다쉼터다. 

배와 육지를 연결하는 것은 파이프다. 석유인지 가스인지가 저 곳을 지난다. 

프레임 속의 모습은 평온하기만한데 한순간의 실수가 재앙이 되어버릴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