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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미얀마 여행기

만달레이 우베인다리를 걷다

 

 

우베인 다리에 갈 때 보통 자전거를 타고 가지는 않는다. 그런 정보를 들어보지 못했다. 근데 지도에서보니 자전거를 타면 1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같았다. 가는 길에 시장과 마하무니 파고다도 들르고 돈도 아낄겸 아침에 빌린 자전거로 우베인 다리로 향했다. 애매한 순간이 오면 거리의 사람들에게 물으면 된다. 물론 그들은 영어를 못하니까 싱긋 웃으며 가고자 하는 장소와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면 된다. 그러면 동의나 부정 중 하나의 정보를 얻게 된다. 자전거를 타고 1시간 가까이 되었을 때 호수가 나타났다. 따웅떠만 호수에 도착한 것이다. 정말 큰 호수다. 이제 호수를 왼쪽에 끼고 우베인 다리로 달리기만 하면 된다.

 

 

미얀마 특유의 '배 위에 서서 한 발로 노젓기'로 작은 배 하나가 호수가로 향하고 있다. 그는 수백마리의 오리를 모는 사내다. 자전거를 타면 차를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그만큼 많은 시간을 보내기에 한정된 시간을 가지고 있다면 새로운 것을 볼 시간이 부족해질 수도 있겠지만.

 

 

 

 

우베인 다리에 가까워지면서 굉장히 많은 차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한적하던 호수가에 이게 왠일일까. 단지 다리하나 보자고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을까? 외국인들에게는 익히 알려져 있지만 미얀마인들에게도 이곳이 관광명소인지는 몰랐다. 그리고 또 놀라운 건 우리나라 학원차들. ㅋㅋ

 

 

 

건기에 가면 물이 없어서 땅으로 내려가 옆에서 다리를 찍을 수 있다. 해질녘 다리를 정면으로 놓고 찍은 멋진 사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런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난 우기에 미얀마여행을 갔다. 정확히는 우기와 건기사이. 우기동안 물을 쏟아부을때로 부어서 불어난 물이 그득할 때. 우베인 다리 입구는 그야말로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너무 달라서 깜짝 놀랐다. 사람들의 사진을 볼 때는 좀 더 정적인 모습을 기대했었고 <미얀마 산책>이라는 책을 읽었을 때는 나병환자들과 구걸하는 사람들이 많을까봐 걱정도 했었다. 근데... 전~혀. 물론 큰 걱정 안해도 된다. 다리를 1/3 정도 지나가면 걸을만 하다. 많은 미얀마 사람들은 초입에서 깔짝대다가 간다. 아무래도 이 다리가 메인 여행코스일리 없으니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듯 하다.

 

 

우베인 다리는 1851년 아마라푸라시의 시장인 우베인이 마하간디옹 수도원의 스님들이 건너 마을에 탁발을 편하게 하러다니라고 만든 것이다. 만든 사람의 이름을 딴 다리인 것이다. 1.2킬로미터로 1086개의 티크나무 기둥으로 이루어져있고 일부분은 나무가 아닌 부분도 있다. 과거에 이 티크나무 기둥은 궁전에서 사용되었던 것이라고 한다.

 

 

 

 

우기여서 옆에서 다리를 찍는 방법은 있다. 배를 타면 된다. 노를 젓는 작은 배를 타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갑자기 엄청난 비가 쏟아지고 그 많던 사람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다. 다리 중간중간 지붕이 있는 곳에 옹기종기 모여 비가 그치기를 기다린다. 미얀마 사람들이 기다리는 걸 보고 오래 내릴비는 아니겠구나 싶어서 나도 기다린다. 해가 질 때까지 비가 내릴까봐 불안불안하다. 자전거 타고 돌아갈 것이 걱정되지만 뚝뚝이를 타고 왔다면 기다리는 기사때문에 더 불편했을 것이다.

 


소년은 매일 이 다리를 오가며 학교에 간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로 바삐 다리를 건너던 사람들과 개는 망중한을 즐긴다.

 

 

흐린날씨에 흑백풍경 속에 칼라풀한 뱃사공 아저씨의 배가 눈에 띈다.

 

 

 

다행히 비가 그치고 사람들은 서둘러 다리를 건넌다. 우베인 다리 절반이 지나면 관광객은 눈에 띄지 않고 건너기 다리의 본래의 용도를 충실히 이용하는 사람들만 눈에 띈다.

 

 

그리고 기다리던 노을빛이 하늘과 다리에 드리워진다. 폭우 때문에 일몰을 보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저 높이 보이는 달마저 감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