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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대한민국 여행

[성남 명소] 봉국사,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천년사찰


봉국사가 처음 세워진 것은 1028년 고려때 였다. 물론 지금 남아 있는 건물들이 천년간 이어져 오고 잇는 것은 아니다. 그 뒤 폐허가 되었다가 1395년에 다시 지어졌고 지금의 이름을 가진 것은 1674년 조선의 18대왕 현종의 명에 의해서다.  한국 전쟁 때 폐허가 된 후 1958년 다시 지어졌다. 1977년 삼층석탑을 세우면서 그 안에 태국에서 부처의 진신사리를 가져와 봉안했다. 진신사리는 수정함에 넣고 그 수정함을 금함, 자기, 대리석함에 겹겹히 넣었다. 현종 때 봉국사라는 이름을 가지고 크게 지어진 것은 명혜공주와 명선공주의 명복을 빌기 위해서였다. 1673년 마마가 유행하면서 명혜공주와 명선공주가 석달 사이로 죽게된다. 명혜공주와 명선공주는 고작 9살, 14살이었다. 현종은 서출없이 왕후에게서 1남 3녀를 두고 있었는데 그 중 두 딸이 어린나이에 죽고 만 것이다. 두 딸의 죽음 이후 부마 작위 철회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결혼을 앞두고 작위까지 내려진 상황에서 두 딸이 죽었기에 작위를 철회할 것인지 말 것인지가 문제였다. 부마라는 작위는 왕의 사위라는 큰 직책이었지만 정치에 참여할 수 없었고 더 큰 문제는 이미 공주들이 죽은 상황에서 다시 결혼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그들의 작위는 철회되었다.



천왕문 아래에는 사천왕이 자리하고 있다. 유난히 온순하게(?) 생긴 사천왕이 유리 안에 자리잡고 있었다. 오래된 것이어서 보호를 위해서 그런걸까? 유리 안에 들어가 있어서 사진 찍기에는 좋지 않다. 사천왕은 본래 귀신들의 왕이었는데 부처에게 귀의해서 부처와 불법을 보호하는 신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사찰에 들어갈 때 항상 사천왕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천왕문 위에는 커다란 범종이 자리 잡고 있다. 종에 2531년 9월 3이라는 글이 이 범종의 제작연도를 알려준다. 올해가 석가 탄생 2576년이니 45년 전쯤 만들어진 종인가 보다. 범종에 그려진 두 인물은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하프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을 공후라 부르는데 이런 형태의 모습을 비천상이라 한다. 선덕대왕신종을 비롯해 많은 사찰의 벽화와 범종에 비천상이 그려져 있다. 비천상은 천인상이라고도 하는데 악기를 연주하며 하늘을 날아다니는 천인(하늘 사람)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불교에서만 타나나는 것이 아니라 인도와 중국에서도 그 모습이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는 4세기경 불교의 도입과 함께 비천상이 벽화에 나타난다.



쌀쌀하고 먼지 많은 날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없다. 한적한 모습이 좋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다. 봉국사는 영장산 아래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어 뒤로는 산이지만 앞에는 일반 주택가들이다. 규모가 큰 편은 아닌데 많은 땅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봉국사 앞에 있는 넓은 주차장도 봉국사 것인 듯. 아기자기하고 예쁜 절이다. 사찰에 얽힌 이야기도 있다보니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대광명전 앞으로 기단 양쪽에 사자을 닮은 돌짐승이 서 있다. 해태상인가? 



오른쪽에 있는 석탑이 부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삼층석탑이다. 옆에 있는 석등도 그 때 함께 지어졌다. 뒤에 보이는 화려한 건물인 대광명전이 유명하다고만 알고 있었서 저 석탑 앞에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으니 경건한 마음으로 참배해 달라'는 안내문구를 보고는 이곳에 부처의 사리가 있다는 것 처음 알게 되었다. 스리랑카에서 부처의 치아가 모셔져 있는 불치사를 간 적이 있다. 화려하기를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진신사리를 모신 또 다른 사원도 마찬가지였다. 유리관을 만들고 그 주위의 금빛으로 빛나는 장식들과 수 많은 사람들...... 그런데 봉국사의 진신사리는 그저 스쳐지나가면 모를 작은 탑이다. 어떻게 이럴까? 우리가 불교국가가 아니어서? 우리나라에 진신사리는 이곳 뿐인지 찾아보니 꽤 많다. 그리고 그곳들의 사진을 찾아보니 그곳도 그리 화려하지 않다. 그저 문화가 다른 것인가보다. 그래도 2500년전 부처의 진짜 사리인데 굉장히 소박하게 보관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된다. 물론 의외로 부처의 사리가 굉장히 많아보이지만 말이다.



봉국사에서 부처의 진신사리보다 더 유명한 것이 대광명전인 것 같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101호로 지붕이 몸체보다 커서 그리 큰 크기가 아님에도 패기(?)가 느껴진다. 창살한 화려한 꽃무늬가 인상적이다. 측면과 정면의 꽃문양이 다르다. 대광명전의 내부에는 3개의 불상이 모셔져 있는데 중앙에 가장 큰 것이 자비의 부처 아미타불이다. 좌우로 자비의 보살 관음보살, 지옥의 중생을 구제해준다는 지장보살이 자리잡고 있다. 이 대광명전은 조선 후기의 조선 후기의 불전 형식을 잘 간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