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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차이나 여행기

중국 태안 대묘, 황제는 태산의 신에게 고개를 숙였다.


타이안(태안)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태산에 오르려던 계획은 아침에 버스를 잘못타면서 무산되었다. 그래서 태안에 도착해 가장 먼저 간 곳이 대묘(dai temple)다. 다행히 유스호스텔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었다. 대묘는 진시황제 때부터 태산을 앞에 두고 태산의 신에게 제사를 올려던 곳이다. 태산이 중국에 있는 수 많은 산들을 생각한다면 그리 높은 산이 아님에도 신성시되는데는 아무래도 이렇게 황제들이 제사를 지내왔던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로 치면 강화의 마니산 같은 느낌이려나? 역시나 수 많은 비석과 건물들로 이루어져있고 해자는 없지만 성벽으로 둘러쌓여있다. 수백년된 유물을 너무 흔하고 그 형태가 비슷해서 감동을 주지는 않는다.



대묘 앞에 작은 사원이 하나 있는데 요참정이다. 요참정은 당나라때 세워져서 많은 황제들이 태산에서 제사를 지내기 전에 먼저 들러서 참배했던 곳이다. 태산제일행궁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대묘가 있는데 왜 또 만들었는지는 모르겠다.


 


사람과 함께 찍지 않으니 사진만으로는 저런 것들의 크기가 가늠이 되지 않는데 중국인만큼 크다! 왼쪽에 있는 향로 같은 것은 안에 큰 엽전 모형이 이쏘 그 사이에 종이 매달려 있는데 동전을 던져 그 종을 울리면 행운이 오는 건인가보다. 수 없이 많은 동전을 던지고 있는 관광객들을 봤다. 맞추기 굉장히 어렵다.


 


요참정을 지나면 대묘로 들어가는 수백년된 돌 문(?)이 나온다. 그 뒤로 성벽에 둘러쌓인 대묘가 나오는데 왼쪽에서 입장료(30위엔)을 내고 들어가면 된다.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동절기 5시)까지 입장할 수 있다. 


 


역시나 수많은 비석이 있고 글들이 새겨져 있다. 비석이 새워진 시대 또한 다양하다. 대묘 안에 있는 모든 안내판에는 한글이 적혀져 있어 많은 한국 사람들이 태산에 오르기 위해 방문하면서 대묘를 찾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들어와서 가이드의 설명을 엿들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내부는 꽤나 한적했다.




순서적으로는 대묘에 갔다가 태산을 오르는 것이 맞는 것이고 나도 그렇게 했지만 태산을 갔다 온 후 지친 심신을 이곳에서 쉬는 곳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비슷비슷하고 취푸에서 공자월드에 푹 빠졌다와서 그런지 식상해지기도 했다. 대묘는 성곽 위에 올라갈 수 있어서 성곽 위로 올라가 걷기 시작했다. 


 



대묘와 그 안에 있는 유물에 대한 설명이 피상적이다. 뭔가 재밌는 이야기가 없다. 나만 모르고 있는 걸까? 가이드가 있었으면 더 재미있었을려나? 뒷편으로는 잘 가꾸어진 분재가 가득한 정원이 나온다. 분재에 관심이 있다면 이것만으로 즐거울 것 같다. 대묘는 북쪽으로도 문이 있어서 그리고 들어오고 나갈수도 있다. 남문으로 들어가 북문으로 나와 계속 올라가면 태산이 나온다.


 


태산의 신이 여자를 지켜주는 신이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인지 왠 여성상들이 있었다. 아... 누가 내게 설명 좀. 그래요. 중국어 설명은 되었구요. 이들이 누구인지 좀 알려주세요. 황제를 따라 태산에 올랐던 사람들인가?




대묘의 가장 크고 핵심 건물인 천황전이다. 1009년 송나라때 지어졌고 겹처마의 무전식 건물이다. <태산신계필회란도>라 불리는 내부 벽을 가득채우는 벽화가 있다. 대묘의 천황전은 자금성 태화전, 취푸 대성전과 함께 중국 3대 고건축물이라고 한다. 오, 이제 자금성만 갔다오면 3개 다 보는거야!!! 베이징이니 멀지 않은 날 보겠지. 더 많고 멋드러진 고건축물과 유물이 많았겠지만 문화대혁명을 버텨내는 것은 쉬운일 이 아니었을 거다. 대묘에는 중국에 5개 밖에 없다는 동으로 만든 정자도 있다. 이 정자에 얽힌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 이게 태산에 있던 건데 명말에 농민 반란을 일으켜 명을 멸망시킨 이자성의 군대가 이것이 금으로 만든 것인 줄 알고 힘들게 가지고 내려왔다고 한다. 근데 알고보니 금은 살짝 도금이 되어있을 뿐이고 안은 돈으로 되어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버리고 갔다는 것이다.


 


천황전 안에 들어가려면 신발에 커버를 씌워야한다. 그걸 옆에서 팔고 있다. 그냥 천황전 입장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들어가면 벽화를 자세히 볼 수 있는데 꽤 어둡다. 실내에서 사진은 찍을 수 없다. 5위엔인가? 굉장히 적은 돈이었던 생각은 나는데 금액은 생각이 안남.



영빈당, 주필정이라 불렸으며 원나라때 세워졌다가 청나라때 다시 지었다. 태산에 유일한 청나라 건륭제의 행궁이다.

진태산각석. 219BC에 새겨진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각석이다. 지금은 10개의 글자만 남아있다.


 


대묘를 보고나서 태안의 시장과 주변을 배회하고 유스호스텔로 돌아갔다. 야경을 보려고 밤에 다시 대묘로 왔다. 특별히 야경이랄 건 없다. 성곽에 이렇게 불이 들어온다. 앞에 작은 공간이 있는데 밤이 되는 사람들이 여기서 춤을 췄다. 근데...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엄청난 규모의 강강술래를 >.< 한 150명 정도가 둥글게 걸으면서 동작을 했다. 장관이었는데 너무 어두워서 찍을 수가 없었다. 플래시를 터트리는 만행을 저지르고 싶은 충동을 참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