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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미야자키 여행

미야자키, 해질녘 아오시마와 아오시마 신사

아오시마1.5킬로미터의 둘레를 가진 작은 섬이다. 섬 안에는 아오시마신사가 있는데 이 신사와 섬을 둘러싼 도깨비 빨래판으로 유명하다. 도깨비 빨래판은 파도에 의한 침식착용으로 거대한 빨래판이 줄지어 있는 모습인데 미야자키 해안 곳곳에 분포하고 있으며 일본의 천연기념물이다. 아침에 가야 썰물로 인해서 물이 빠진 아오시마를 볼 수 있고 오후에 가면 섬 주위의 도깨비 빨래판은 온전하게 보기가 어렵다. 도심에서 먼 오비마을부터 갔다가 올라오는 마지막에 들렸기에 일몰 때야 되서야 아오시마에 가게 되었다. 높은 파도로 도깨비 빨래판은 드문드문 보였지만 노을빛으로 물든 섬의 또 다른 모습을 보았다. 


  


산멧세 니치난에서 버스를 타고 아오시마 버스 정류장에 내렸다. 가는 동안 아오시마 중학교등 정류장에 아오시마가 들어가는 정거장들이 있어서 헷갈렸지만 정확히 아오시마(靑島) 정거장에 내리면 된다. 육교를 건너 기념품 가게들 사이로 난 길을 가면 아오시마섬이 나오는데 왼쪽으로 아열대 식물원도 보인다. 바다 저 멀리 미야자키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쉐라톤 호텔이 보인다.



아오시마는 아오시마신사의 소유로 과거에는 굉장히 신성한 섬으로 여겨져서 타지역 사람은 아예 섬에 들어갈 수 없었고 1년에 한번 열리는 축제에만 출입이 가능했다. 하지만 1737년부터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해져서 유명 관광지가 되었다. 신사를 제외한 부분은 아열대 식물로 가득한데 그 중 대부분은 4300그루의 빈랑나무가 차이하고 있다. 이 중에는 3백년이 넘는 나무들도 있다. 아오시마 신사는 천신 히코호호데미노미코토(彦火火出見命), 해신 도요타마히메노미코토(豊玉姫命), 시오쯔쯔오오가미(塩筒大神) 이렇게 삼신을 모시고 있다. 인연과 안전의 신으로서 모셔지고 있다. 그래서 사랑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고 한다.



아무리 열대나무가 자라는 미야자키지만 10월말 해질녘에는 긴팔을 챙겨입게 된다. 근데 꼬마들이 홀딱 벗고 바닷 속에서 놀고 있었다. 도깨비 빨래판들로 인해 수심이 얕지만 말 그대로 돌들이 이어져 있어서 뛰어놀기에는 위험하다. 도깨비 빨래판신생대 3기(약 1500 ~ 3천만년전)에 바닥 속에 쌓여있던 사암층과 이암층이 융기한 후 파도 때문에 침식되어서 만들어졌다. 아오시마부터 그 아래로 미야자키의 해변을 따라 8km정도 펼쳐져 있다. 도깨비 빨래판을 보기 가장 좋은 곳은 아오시마와 호리키리토케 언덕인데 썰물때(오전)에 가야만 잘 볼 수 있다.



 


머리를 자르고 갈 걸 그랬어. 오랜만에 혼자가는 여행이 아니어서 내 사진이 여러장 생겼는데 당최 맘에 안드네. ㅠ




 


태국에서 보던 툭툭이가 한 대 서 있다. 굉장히 작은 섬이고 들어가고 나가는 길이 길지 않다 교통수단이 전혀 필요치 않다. 그저 남국의 휴양지 느낌을 낼 수 있다. 택시를 생각한다면 이것도 꽤나 비싸지 않을까 싶다.



신사는 우리나라의 절처럼 당연히 입장료를 받지 않는데 들어가서 돈을 내고 소원을 비는 것들이 굉장히 많다. 아오시마 신사 뿐 아니라 미야자키 신사, 우도신궁 또한 마찬가지였다. 무당옷(?)을 입고 신사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런 것들을 하루 종일 만드는 것 같다.






소원은 결국 욕망이다. 신성한 곳은 결국 수백년간 세상 사람들의 욕망으로 가득한 곳이다. 그 바람과 간절함이 정말 어떤 형태를 만들어 낼 지도 모르겠다. 


 




선멧세 니치난에서 아오시마로 오는 마지막 버스를 타고 왔기에 이미 해질녘이었다. 다행히 아오시마에서 미야자키 시내로 가는 버스는 늦은 밤까지 자주 있었지만 해가 떨어지고 난 뒤에 아오시마는 그저 어둠 뿐 일 것 같아 일몰과 함께 아오시마에서 나왔다.



시월에 수영하는 아이들을 보면서도 느꼈는데 일본의 부모들은 아이를 강하게 키우는 것 같다. 꼬마 아이가 저렇게 한 발 잘못 디디면 바다로 빠질 수도 있는 난간을 걸어가도 부모는 그저 옆에서 함께 걸을 뿐 제재하지 않는다.



섬의 바깥쪽으로 나 있는 산책로.



안녕, 아오시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