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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대한민국 여행

[우하하횡성한우시장 맛집] 수지식당, 뜨끈한 소머리곰탕 한그릇


새벽같이 일어나 가려했던 횡성! 하지만 늦잠을 자는 바람에 일어나자마자 허겁지겁 버스를 타러 가야했다. 이미 점심 때가 한참 지난 후에 횡성에 도착해서 우선 우하하 횡성 한우 시장에 들어가 밥을 먹기로 했다. 횡성에 왔기에 횡성 한우 구이를 먹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아무래도 혼자 여행을 다니면 고기 구워먹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혼자가 아니어도 한우 구이는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최선의 메뉴를 생각하다가 이 쌀쌀한 날씨에도 너무 잘 어울리는 소머리국밥으로 메뉴를 선정하고 시장 안을 배회했다. 어렵지 않게 소머리국밥을 파는 집을 여럿보았는데 수지식당은 국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곰탕을 판매하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작은 가게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곧 주인 아주머니가 배달을 마치고 돌아오셨다. 시골 장터의 느낌은 정말 다르다. 가게를 비워두고 배달을 다녀도 되는 것이다. 이상하게 웃음짓게 되는 부분이었다.



위치       :  우하하횡성한우시장 서문으로 들어가면 바로 왼쪽 풍년청과 다음집이 수지식당이다.

전화번호 :  033-345-5533


소머리곰탕 6천원, 육회(250g) 2만원, 술국 1만원

소머리수육 대 27,000원 / 소  2만원

두부전골 5천원, 간 천엽 1만원

백세주 7천원, 맥주 4천원, 소주 3천원, 막걸리 3천원


* 국내산 한우, 배추, 고추가루, 쌀 사용.



가게는 굉장히 작다. 신발을 벗고 앉는 테이블이 2개 있고 신고 먹을 수 있는 식탁이 2개가 있다. 내가 여기저기 사진을 찍자 방송국에서 나왔냐고 물으신다. ㅎ 요즘은 어딜가나 DSLR로 사진 찍는 사람이 많아서 이런 이야기 듣는 것도 참 오랜만인 것 같다. 우하하횡성한우시장 정말 정이 가는 시장이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 소머리곰탕과 밥과 간단한 반찬이 나왔다. 기호에 따라서 양념과 소금을 더 넣어먹을 수 있도록 시원하지만 밍숭맹숭한 곰탕이 나왔다. 적당히 소금과 양념장을 넣자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곰탕 완성!! 소뼈와 고기를 넣고 푹 고아서 내 놓은 곰탕이 추위로 얼어있던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었다.



깍두기가 살짝 익어서 굉장히 맛있었고 다른 반찬은 평범했다. 사실 곰탕에서 시원한 국물과 밥, 그리고 맛있는 깍두기가 갖추어져있으니 완벽한 편인셈이다. 소머리곰탕은 지난 20세기와 현재의 시골장터에서만 서민들의 든든한 먹거리인 것이 아니다. 무려 신라시대부터 서민들이 사랑했던 음식이 곰탕이다. 물론 당시에는 일년에 한두번 먹을까말까 했겠지만 말이다.  농경사회였기에 서민들에게 언제나 소가 귀했는데 어쩌다 소를 잡게되면 고기는 물론 뼈까지 소중했다. 그래서 뼈와 고기를 푹 고아서 진한 국물을 만들었다. 곰탕의 곰은 bear가 아니라 오랫동안 끊여서 국물을 낸다는 의미인 '고음'에서 온 것이다.



한참 후후 불어가며 열심히 먹고 있는데 가게로 전화가 온다. '술국이요? 네' 하더니 아주머니 술국과 막걸리를 챙겨 배달을 가신다. 거의 오후 3시가 가까워져오는 시간에도 주문 전화가 오는 수지식당이 어찌 우하하횡성한우시장의 맛집이 아닐 수 있을까? 



횡성 시장에서 소머리국밥을 먹을 수 있는 다른 식당 중 눈에 띄는 곳이 제일식당이었다. 횡성맛집선정이라는 현수막도 그렇고 방송에도 나갔다고 하니 다음에 오면 횡성제일식당에서 소머리국밥을 먹어보고 수지식당과 비교해봐야겠다. 제일식당은 수지식당을 지난 후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바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