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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차이나 여행기

샤허 앞산, 샤허 사람들의 소풍 가는 길


샤허 앞산은 뒤산에 올라서 본 라브랑스에 비해서 다소 심심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완만한 산새와 잔디밭이 있고 도로 바로 앞에 자리잡고 있어서 샤허 사람들은 물론 여행자들도 이 언덕에 많이 오른다. 뒷산보다 앞산에 많은 사람들이 오른다. 그곳에 앉아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여럿볼 수 있다. 라브랑스의 쇄불절에 탱화가 걸리는 거대한 액자(?)가 가 앞산의 산비탈에 놓여져 있다. 쇄불절에는 거대한 탱화를 지고 이 산을 오르는 티베트 승려들과 이 탱화를 만져 은혜를 입고자 하는 수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도 바로 이곳이다. 그러니 샤허 사람들과 여행객들에게도 뒷산보다는 앞산이 더 친숙한 것이다. 하지만 풍경은 뒷산이 갑이다.



따뜻한 햇살 받으며 돗자리 깔아놓고 소풍가기에 좋은 샤허 앞산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올라 있었다. 남미의 인디언이라고 해도 믿을 만한 모습을 한 티베트 아줌마와 망중한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에 나도 벌러덩 풀밭에 누워버린다. 근데 가을 햇살이 따갑다. 3천미터 고도의 햇살은 사람을 괴롭힌다.



산자락 한 곳에 자리를 잡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여럿보인다. 중국에는 그림 그리는 것을 취미로 한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13억 중 1만분의 1만 그림 그리는 것을 취미로 한다고 해도 13만명이니 어쩔 수 없으려나? 사진 찍는 사람들이 좋은 풍경을 찾아다니듯이 그들도 그림 그리기 좋은 소재를 찾아서 전국을 여행하는 것 같다. 중국의 시골풍경이 멋진 곳마다 이렇게 그림 그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다양한 전통악기로 연주를 하고 촬영을 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물론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이 앞산보다 뒷산 풍경이 더 멋지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아니면 그러한 생각은 나만 가진 것일까? 그들에게 뒷산에도 한번 올라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사실 수백년간 이 앞산의 주인은 양떼들과 그들을 모는 목동들이었을 것이다. 



앞산에서 보이는 라브랑스의 모습은 정면이 잘 보이는 편이다. 뒷산은 높이와 경사도가 심해서 윗부분이 많이 보이지만 앞산은 산이 낮고 거리가 떨어져 있는 편이어서 옆에서 건물 전체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도 하다. 이 모습의 라브랑스를 그려내는 사람들의 그림솜씨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나도 그림을 그리고 싶어졌다. 그들처럼 커다란 종이와 각종 도구를 들고 다니지는 못하지만 작은 드로잉북 하나 들고 펜이나  색연필을 몇개만 가지고 다니면서 여행을 다니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게다가 그런 그림은 현지인들과 소통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림 그리는 것을 구경하러 모이는 사람들과 한두 마디 대화를 주고받으며 소통하는 계기가 되고 그것이 인연으로 여행이 더 즐거워 질 수도 있다.



라브랑스 옆쪽으로 산으로 가려졌다. 마을도 보인다. 이쪽 방향으로 티베트 마을과는 분리되어있는 한족과 후이족 마을도 있을 것이다. 하늘은 어쩌면 이리도 새파란지... 중국에서는 물론 보지 못한 하늘이고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새파란 하늘을 보기가 힘들다. 티베트는 하늘색만으로도 감동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