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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차이나 여행기

랑무스 사원, 금빛 지붕을 얹고 있는 간쑤 랑무스

 

랑무스에는 두개의 사원이 있다. 이 두 개의 사원 이름이 랑무스다. 이 지역의 이름도 사원의 이름에서 온 것이다. 랑무스는 마을 가운데를 흐르는 백룡강의 원류가 되는 작은 개울로 쓰촨성과 간쑤성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래서 쓰촨성에 있는 사원을 쓰촨 랑무스, 간쑤성 쪽에 있는 사원을 간쑤 랑무스라고 한다. 간쑤 랑무스는 산비탈 경사면에 지어져 있고 지붕이 금빛이다. 반면 쓰촨은 은빛이다. 랑무스에 도착해서 게스트하우스는 짐을 던져두고 바로 간쑤 랑무스(Serti gompa라고도 한다)로 향했다. 랑무스 시내의 대공사장만큼은 아니지만 랑무스 사원 내부도 흙길을 모두 돌로 까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입구에서 티베트 스님이 티켓(30위엔)을 끊어주었다.

 

 

랑무스 사원은 1784년 세워졌다가 문화대혁명 때 대부분 파괴되었다. 그 후 1980년대에 들어서 다시 세워졌다. 랑무스 사원을 둘러보기 가장 좋은 시간은 아침 시간(오전 7-8시, 10시 30분-13시)과 늦은 오후 시간(18-20시)이다. 산비탈에 세워져서 랑무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기도 하다. 티베트 사원 같은 경우 들어가고 싶은데 들어가도 되나 하는 불안감이 항상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럴 때 차라리 돈을 받고 입장권을 파는 곳이면 마음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 
 


허쭤에서 랑무스에 다다르면서 하늘의 구름이 많아지더니 결국 랑무스에서는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맞을만한 비여서 비를 맞으며 간쑤 랑무스를 둘러보았다. 많지 않지만 지난 며칠간 티베트 사원을 줄곧 보아왔기에 사원만을 두고 본다면 인상적이지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랑무스는 정말 멋진 풍경을 가지고 있다. 그 풍경 속에 어우러진 사원은 아름다웠다. 청두에서 머물렀던 숙소만큼 저렴하면서도 좋은 숙소가 있었다면 다른 도시들에 머무는 시간을 줄여 오랫동안 머물렀을 지도 모르겠다.



사원 한쪽에 줄지어 있는 너와집과 같은 집들은 승려들이 머무는 집들이다. 나무 조각들을 올려두고 바람에 그것이 날아가지 않도록 돌을 촘촘히 올려놓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하늘은 점점 더 어두워져 가고 비도 새차져서 사원 골목골목 다니기는 힘들었다. 나중에 간수 랑무스에 대한 자료를 찾다보니 아래 사진에 보이는 길로 쭉 들어가서 저 집들을 걸치고 찍은 랑무스의 풍경이 정말 멋져보였다. 랑무스에서는 놓친 장면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아쉽다. 





빗줄기가 조금 거세져서 사원 처마 아래로 들어가 비가 조금 잦아들기를 기다렸다. 오체투지를 하던 순례자들도 처마 아래로 들어와 잠시 비를 피했다. 이 와중에도 비를 맞으며 사원을 도는 이들도 있다. 처마 아래, 사원 입구에도 화려한 장식들이 가득하다. 주판으로 보이는 물건들도 보이고 화려한 탱화도 있다. 용의 형상이 어떤 것은 입을 벌리고 있고 어떤 것을 입을 다물기 있기도 하다.



왼쪽에 보이는 거대한 바위산이 랑무스의 랜드마크 같은 존재다. 랑무스 어디에서나 잘 보이는데 햇빛의 색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인다. 마을과 함께 다양한 위치에서 담을 수 있고 어디서 찍어서 랑무스를 더 멋진 곳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닭벼슬을 닮았다고 하는데 어떻게 봐야 닮은 지는 모르겠고 황스야(레드스톤 마운틴)으로 불린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서자 어디서 비를 피하고 있었는지 까마귀떼가 나타나 사원 위를 배회한다. 사원 처마에 북박힌 황금빛 용은 늠름하고 화려하지만 깍깍 거리며 날아다니는 새까만 까마귀만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