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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차이나 여행기

랑무스 트래킹, 검은 호랑이 선녀 만나러 가는 길


랑무스는 사원과 마을이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지만 그 사원과 마을을 더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것은 랑무스를 둘러싼 산들 때문이다. 그리고 산을 보면 우리는 오르고 싶어하지 않은가! 랑무스는 트래킹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랑무스 주도로에 여행사들이 몇 개 있는데 그곳에서 트래킹을 신청하면 가이드와 밥 등을 해결해준다. 당일 트래킹에서 며칠을 산에서 지새는 트래킹까지 다양하고 걷는 것과 말을 타는 것 중에 고를 수도 있다. 당연히 혼자 가는 것보다는 여럿이 갈 때 두당 금액이 저렴해진다. 단 한달의 중국비자가 찍힌 여권을 가지고 있는 난 가고 싶은 도시가 굉장히 많았다. 그래서 랑무스에 오래 머물 수가 없었다. 다시 칭다오로 향하는 길에 너무나 많은 도시들이 놓여져 있었다. 중국 비자가 한달이라는 건 정말 말이 안된다. 인도처럼 적어도 싱글비자 3개월, 멀티플 비자 6개월짜리는 줘야 제대로 된 중국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궁시렁은 여기서 그만두고 그래서 난 그냥 혼자 반나절 정도 혼자만의 트래킹을 하기로 했다. 가이드나 도시락 따위 필요없는 트래킹이어서 가볍게 오르다가 내려왔다.



랑무스에서는 어느 방향으로 가도 트래킹이 가능하다. 그 중 내 눈에 띈 곳은 쓰촨 랑무스 사원을 지나서 남서쪽에 보이는 협곡(?). Namo 협곡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2~3시간의 트래킹을 할 수 있다. 들어간 길로 다시 나온다. 협곡에는 작은 동굴이 몇 개 있다. 협곡에 들어서기 전 협곡 앞에는 호랑이 동상이 하나 서 있다. 랑무스라는 지명은 랑무스라는 사원에서 왔지만 랑무스 사원의 그 랑무스는 티베트어로 <호랑이 굴에 사는 선녀>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티베트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검은 호랑이 선녀를 숭배했다고 한다. 그리고 바로 이 지역인 호랑이 굴에 사는 선녀가 사는 지역이다. 이 전설 속의 인물에 얽힌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데 찾을 수가 없네. 티베트어를 할 줄 안다면 동네 꼬마나 지나가는 라마승에게 물을 수 있을텐데 아쉽다.




마셔도 될 것 같은 맑은 물이 졸졸 흐른다. 



이 협곡에 있는 몇 개의 동굴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아무래도 호랑이 동굴이다. 아주 오래전에는 호랑이가 살아서 호랑이 동굴로 불렸겠지만 이 동굴이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것은 아무래도 이곳에 검은 호랑이 선녀가 살았다고 해서가 아닐까? 사람들이 오가는 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왼쪽으로 가파른 흙길을 올라가야 있다. 막상 올라가보면 아무것도 없다. 그저 작은 동굴이 하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 곳에 얽힌 이야기가 있어서인지 밧줄도 놓여있다. 




길은 좁아졌다가 넓어졌다를 반복하다. 마을에서 보았을 때는 그저 멋있는 산자락이었는데 그 협곡을 지나가려니 삐죽하고 돌들이 너브러져 있어 위협적이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보다 조금 앞에 가던 중국인 몇명은 물이 보이지 않게 될 때쯤 돌아가고 나는 조금 더 걸어 들어갔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랑무스는 어느 방향으로도 트래킹이 가능해서 오랫동안 이곳에 머물먼서 오늘은 동쪽으로 내일은 서쪽으로... 이렇게 한 계절을 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물론 오래 머무른다면 승려들의 하루를 스토킹(?)해서 친한 승려 한명쯤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불끈 의욕을 불태우게 만드는 트래킹 코스 지도. 하지만 난 돌아가야 한다. 그림으로 보니까 여기저기 막 쉽게 다닐 수 있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13.8km를 간 다음에 18km를 더 가야하는 길이다. 그것도 산 길이니 하루만에 갔다올 수는 없는 거리!!


 

 랑무스 동네에 있는 여행사에서 말트래킹을 하면 하루에 250위엔 정도라고 한다. 이 비용에는 가이드와 음식이 포함되어있다. 1박 2일 이상의 코스는 곱하기 2,3만 하면된다. 그러면 침낭 등도 포함된다. 랑무스에서 청두로 향한다면 송판을 지나게 되는데 송판도 말트래킹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