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낭메고 떠나다/대한민국 여행

[울주 여행] 가지산 석남사, 담백하고 아름다운 비구니 사찰

 

 

 진하해수욕장에서 하룻밤을 자고 언양으로 향하기 위해서 우선 공업탑으로 향했다. 언양 시내로 바로 가는 버스는 없고 공업탑에서 한 번 환승을 해야했다. 공업탑에서 내가 탄 언양행 버스의 종점이 석남사였다. 석남사도 언양에 있었던 것이다. 울주군 가이드북에서 아름다운 석남사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언양 시내를 지나 석남사까지 가기로 했다. 혼자 하는 여행은 꼭 정해진 루트로 갈 필요가 없이 그때그때 가고 싶은 곳을 바꿀 수 있어서 좋다. 석남사는 가지산 기슭에 자리한 대한불교조계종 제 15교구 통도사의 말사이며, 한때 그 아름다움이 영남 제일이라는 뜻으로 석남사라 하기도 하였다. 석남사는 824년도의국사가 창선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진왜란 시기 소실되었으나 1666년 언양현감 강응이 재건을 시작하였고 그 뒤 1674년, 1803년, 1912년에 각각 증수되었다. 이후 한국전쟁 때 폐허가 되었다. 1957년 비구니 인홍스님이 주지로 부임하면서 사찰의 면모를 일신하여 현재에 이르렀으며 그 때부터 비구니들의 수행처가 되었다.

 

 

 

 

 일주문에서 석남사까지 700미터의 길을 걸어야 한다. 울창한 산림 사이를 걷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이 곳은 야생동식물보호구역이다. 이 일대의 500핵타르에 꿩, 까마귀, 까치, 다람쥐, 너구리, 청설모, 고라니, 토끼 등이 살고 있다고 한다. 20미터의 높이에 수령이 200~300년된 나무들도 보인다.

 

 

 

 

 

 올라가는 길 한 쪽에 스님들의 사리를 모신 부도가 보인다. 한자에 잼병인 나로서는 누구의 사리를 모신 것인 지 알 수가 없다.

 

 

 

 

 일주문에서 석남사에 이르는 길부터 석남사 자체도 아름답다. 이 동네에 산다면 내일같이 산책하러 오고 싶은 곳이다. 아무래도 석남사는 위치 자체가 좋다. 영남알프스의 9개 산 중 가장 큰 1240미터의 가지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데 거대하고 푸른 나무들과 계곡을 끼고 있다. 가지산은 본래 석남산으로 불렀다고 한다. 석남산에 절을 지어서 석남사였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1674년에 석남사를 중건하면서 가지산으로 고쳐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가지는 까치의 옛말이다. 옛날에 이 산에 까치가 많았던 걸까? 석남사 주변에는 쌀바위로 불리는 곳이 있는데 독특한 전설이 있다. 독실한 불교 신도가 오면 쌀이 나왔다는 바위 구멍이다

 

 

 

 

 

 석남사는 국내외에서 가장 큰 규모의 비구니 종립특별선원이다. 신라 때 처음 이 절을 세웠다는 도의국사에 대한 이야기는 꽤 흥미롭다. 도의국사는 중국의 남종선을 우리나라에 전한 신라의 고승인데 39개월동안 배 안에 있다가 태어났다고 한다. 그의 열반 이후 그의 제가인 염거화상, 보조선사 체징, 선각왕사 형미, 가지산문의 진공 운 등 석남사와 연을 함께하고 있다. 현재의 석남사를 만든 것은 인홍 스님이다. 인홍스님은 1908년 태어나 1941년 월정사 정자스님을 은사로 득도한 후 1957년 석남사 주지가 되었다. 그 후 석남사를 지금의 모습으로 하나하나 고쳐나갔다. 대한불교 전국 비구니회 총재이기도 했으며 비구니 승가의 상징적 존재가 되었다. 1997년 입적하였다.

 

 

 

 

 엄나무 구유는 길이가 6미터에 이른다. 옛날에 사찰 내의 여러 대중스님들의 공양을 지을 때 쌀을 씻어 담아 두거나 밥을 퍼담아 두던 그릇이다. 약 500년 전에 간월사에서 옮겨 온 것이다. 간월사도 울주군에 있던 절인데 지금은 그 터만 남아있다. 신라시대에 창건되었다고 하니 석남사와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함께 존재했는데 많은 전쟁으로 먼저 소실된 것일까? 그래서 500전 전 이 곳으로 옮겨왔을까? 어떤 사연이 있어서 이곳으로 옮겨졌는지 궁금해진다. 길이가 6미터에 이른다.

 

 석남사 수조(울산광역시 문화재자료 제 4호)와 같은 수조는 나무나 돌로 만들어 물을 받아 두거나 사용하는 통으로 절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 수조는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지는데 재료는 화강암이다. 석남사 수조는 길이 2.7m, 높이 0.9m, 너비 1m, 두께 14cm로 보통의 물통보다 훨씬 크다. 절에서 사용되는 수조는 일반적으로 직사각형이나 이 수조는 모서리의 안과 밖을 둥글게 다듬어 만들어내 형태의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 (좌) 석남사 수조, (우) 엄나무 구유

 

 

석남사 삼층석탑(울산광역시 유형문화재 제5호)은 이층으로 된 기단 위에 세운 삼층 석탑이다. 원래는 대웅전 앞에 있었으나 1973년에 현재 위치로 옮겨 세웠다. 높이 2.5m로 규모는 작으나, 통일신라시대의 일반적 양식을 따르고 있다. 모서리의 각을 줄여 둥글게 처리했다. 상륜부는 보수했는데 노반석, 양화(위로 향한 꽃), 보륜, 보개 등을 갖추고 있다. 뒤쪽 마당으로 삼층 석가 사리탑이 있는데 신라 헌덕왕 16년(1200년전)에 도의국사가 호국의 염원을 빌기 위하여 세운 15층의 대탑으로임진왜란 때 손실된 것을 1973년에 삼층탑으로 복원하고 스리랑카 사타티싸 스님이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다가 석남사 삼층 석가탑 안에 봉안하다.

 

 

 

 

 

 승탑을 보기 위해 올라가는 길에 뒤돌아본 석남사 건물들의 지붕과 새파란 가지산의 나무들의 조화가 예쁘다.

 

 

 

 

 

 울주 석남사 승탑(보물 369호) 석남사는 824년(신라 헌덕왕 16년)에 도의국사가 처음 세웠다고 전한다. 승탑은 이름난 스님들의 유골을 모시기 위해 세운 돌탑을 말한다. 승탑은 높이 3.53m에 이르는 팔각원당형으로 도의국사의 사리탑이라고 전하지만, 자세한 것은 알 수 없다. 1962년 5월에 해체 보수되었는데, 이때 기단 중단석 윗면 중앙에서 직사각형의 사리공이 확인되었다. 하대석에는 사자와 구름무늬가 조각되어 있고, 중대석에 있는 창모양의 안상 속에는 꽃무늬띠를 새겼다. 8판 연꽃대좌 위에 놓은 탑몸돌에는 신장이 새겨져 있다. 통일신라 말기 승탑 양식을 잘 갖추고 있는 뛰어난 작품이다.

 

 

 

 

 

 석남사에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장소가 마련되어있었다.

 

 

 

 

 

 

 

 

  여행정보

 

http://www.seoknamsa.or.kr/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 1064 가지산 석남사
052-264-8900

 

[개인] 어른 1700원, 중고교생 1300원, 초등학생 1천원
[단체] 어른 1500원, 중고교생 1000원, 초등학생 800원
[무료] 상북면민, 65세이상, 조계종전국신도증 소지자, 장애인복지카드 소지자, 국가유공자

 

경부고속도로 언양인터체인지 - 24번 국도를 타고 12.6km - 석남사
경부고속도로 건천인터체인지 - 20번 국도 - 운문댐에서 69번 지방도 - 운문령 - 언양과 밀양을 잇는 24번 국도와 만나 우회전 - 석남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