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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영화처럼

우는 남자, 화려한 액션이 인상적인 영화

 

 

 영화 아저씨 이정범 감독이 4년만에 돌아왔다. 그것도 사람들이 기대하는 딱 그런 영화를 가지고 돌아왔다. 영화 우는 남자는 아저씨 2편 같은 느낌을 줄 만큼 남자 주인공 곤의 액션으로 가득차 있다. 600만명이 영화관에서 아저씨를 봤고 영화 속 원빈은 아직도 우리의 기억 속에 생생하게 기억될만큼 인상 깊었다. 아저씨의 ost를 만들었던 매드소울차일드가 한번 더 참가했다. 영화만큼이나 ost가 오랫동안 기억되었기에 우는 남자 ost에 대한 기대도 컸다. 우는 남자를 보고 난 다음에 든 첫번째 생각은 강하다였다. 영화 속에 이어지는 장면들이 강했다. 낭자하는 피들과 잔인함은 시원한 액션을 볼 때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를 넘어선 면이 있었다. 넘친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방향이라면 이정범 감독의 다음 영화는 하드고어 영화가 될 것만 같다. 약간의 잔인함만 감수한다면 우는 남자는 가슴을 뻥 뚫어주는 시원함을 제공해준다. 볼만한 액션영화인 것은 틀림 없는 것이다. 아마 이것이 이 영화의 최대 매력이 아닐까.

 

 He is Gone.

그의 이름은 곤이다. 참 재밌는 이름이다. 이름에서 결말을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한국에서와는 다른 삶을 꿈꾸며 엄마와 단 둘이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그 곳에서의 삶은 더 비참했다. 뜨거운 사막을 달리는 차 안에서 엄마는 곤을 버리고 죽었다. 한국에서 엄마와의 마지막 기억도 뜨거운 목욕탕이다. 우는 남자는 차가운 느낌을 가진 영화다. 곤의 냉정함과 슬픔, 모경의 절망이 내려앉아 있는데다가 영화의 톤도 그렇다. 단지 곤의 엄마를 떠올리면 뜨거움이 느껴지는 것 같다. 그 뜨거움이 싫어서 그는 더 차가워진걸까? 사람을 죽이는 일에 염증을 느껴가던 곤, 조직의 명령에 의해 마지막 일을 처리하던 중 어린 아이를 죽이게 된다. 보이지 않는 문 밖의 소녀에게 총알을 날린 것이다. 내일은 언제나 문 밖에 있고 문을 열었을 때 무엇이 있을 지 알 수가 없다. 곤은 보이지 않는 자신의 미래에 총알을 날려버린 것이다. 곤의 내일은 여기서 결정되어 버린다.

 

 

 

 

 모경.

성공한 커리어우먼이며 더 큰 성공을 바라는 능력있는 인물이다. 남편과 헤어지고 딸보다는 일이 중요해 보이는 그녀는 본래 꽤 냉정한 사람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냉정하다기보다는 강한 사람이다. 전남편과 아이의 죽음을 통보 받고도 여전히 회사에 출근하고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돌본다. 모경이라는 단어는 국어사전에서 저녁때의 경치(모경 暮景)이라는 의미로 나와있다. 그녀는 저녁의 경치 같은 사람인 것이다. 저녁의 경치는 쓸쓸하다. 점점 더 어두워져 가고 모두가 잠든다. 밤이 지나면 아침이 돌아오겠지만 그녀에게는 아침이 돌아오지 않는다. 모경에게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있다. 그녀는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녀의 죽음은 모경의 죽음을 불러올 것이다. 술에 취한 모경은 이미 자살 시도를 한 적도 있다. 전 남편과 딸이 살해 당하고 피가 낭자하는 장소의 한 가운데서 허우적거리며 살아남았다. 그녀는 이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죽은 자보다 살아남은 자가 더 힘들다. 

 

 

 

 

 곤의 엄마는 그를 남겨두고 죽었다. 곤은 죽은 엄마를 bitch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것은 슬픔을 분노로 치환했을 뿐이다. 곤이 모경의 모습에 자신의 엄마를 투영했다고 생각했다. 이 경우에는 엄마가 죽지 않고 딸이 죽은 것이니까 어쩌면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은 분노를 했지만 곤도 사실 모경처럼 오열하고 싶었던 것이다. 근데 결국 곤은 모경에게 그의 엄마가 곤에게 한 것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주고 만 것이지 않을까? 살아남은 자는 죽은 자의 삶까지 지고 살아가야 하니까. 모경은 혼자 남겨져 전화기 저 너머, 무전기 저 너머에서 들려왔던 남자를 bitch라 부를 것이다.

 

 

 

 

 배우 장동건과 김민희의 연기력은 이제 누구나 인정하고 감독 이정범의 연출 또한 흥행으로 보답 받았다. 그들이 함께 영화이기에 기대가 컸다. 가장 만족스러운 것은 물론 이 영화가 중점을 둔 액션이었다. 두 배우의 연기는 물론 조연배우들의 연기도 나무랄 때 없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하는 점과 함께 이야기에 있어서 유러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곤의 엄마에 관한 부분이다. 자연스럽게 영화에 녹아들지 않고 걸리적거린다. 과장하면 억지스럽다고 느껴질만큼. 그래서 우는 남자라는 제목과 마지막 장면도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매드소울차이드 음악은 엔딩에서만 나왔던가? 아저씨와 달리 인상적이게 기억되지도 않는다. 그들의 음악은 꽤나 매력적인데도 그 매력을 이용하지 못한 것 같다.

 

 

 

 

 타겟과 킬러

킬러와 타겟을 다룬 영화는 참 많다. 두 남녀 주인공의 모습에 로맨스가 펼쳐질려나 기대하기도 했는데 그런 것은 전혀 아니었다. 자신의 삶에 환멸을 느껴 변화를 원했던 곤에게 마침 그 변화의 방아쇠는 밝은 미래가 아닌 끔찍한 현실로 다가왔다. 타인에 대한 폭력은 언제나 자신에 대한 폭력으로 바뀔 수 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도 힘들지 않을까? 곤은 어쩌면 영원히 자신이 킬러로서 살아야함을 깨닫고는 스스로의 끝을 위해서 한국으로 돌아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시작했던 곳에서 끝을 내기 위해서. 그 과정에 우연히 모경이 있었을 뿐인지도 모른다. 그 끝을 모경이 도왔을 뿐이다. 그렇다면 모경은? 그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까. 그런 것 따위 곤은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조차 사랑하지 않기에 남겨진 사람의 삶 따위 걱정하지 않으니까. 모경의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를 잃었던 어린 자신을 보았을 것이다. 남겨진 자는 언제나 저렇다... 그것을 알면서도 곤은 갔고 모경은 남겨졌다. 모경을 남겨두고. 이 영화에서 피가 낭자하는 장면들보다 더 잔인한 것이 이 사실이다. 차라리 다음 영화에서 우는 여자를 만들어서 모경이 킬러가 되어 미국과 홍콩에 있는 조직을 쓸어버리는 것으로.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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