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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미얀마 여행기

1400미터에 자리잡은 활기찬 도시, 미얀마 따웅지


 인레호수에서 양곤으로 돌아가지 않고 따웅지로 향한 건 카메라 때문이었다. 카메라가 고장나고 스마트폰을 전혀 스마트하게 사용하지 않던 난 카메라를 고치거나 똑딱이라고 살 생각으로 인레에서 가깝고 큰 도시인 따웅지로 향한 것이다. 따웅지는 해발 1400미터에 있는 도시지만 인구가 20만이나 되는 미얀마에서 4번째로 큰 도시다. 미얀마가 영국 식민지가 되기 전에는 고산족들이 사는 작은 마을에 불과했는데 식민지 이후  영국의 행정시설들이 들어서면서 개발되기 시작했다. 기후가 온화해서 휴양지로도 알려져 있다. 음... 더운 나라에 산다면 휴양지로 느끼겠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 사람들에게는 휴양지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미얀마인들에게는 태국의 치앙마이 같은 느낌인가보다. 큰 도시답게 소니 매장을 찾았고 카메라를 고치지는 못했지만 똑딱이를 하나 샀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스마트폰으로 찍은 것과 별 차이도 없는데 왜 샀나 싶다. 하여간 영어가 유창한 소니 매장 직원과 사장에게 달러를 내고 카메라를 받았다. 이 큰 도시에서 외국인 여행자는 단 한명도 보지 못했는데 내국인 여행자는 꽤 되는 모양인지 숙박시설이 꽤 많다. 매년 꽤 큰 축제가 열린다고 하는데 그때는 호텔 방이 모두 차고 가격도 크게 오른다고 한다.

 

 


 호텔 방을 잡고 거리를 배회해 보기로 했다. 시장이 여기저기 많고 규모도 상당하다. 시원하게 소나기가 쏟아지고 난 후의 시장 공기가 신선하다. 따웅지는 미얀마어로 '큰 산'이라는 뜻이다. 도시 이름이 '큰 산'이라니 재밌다.



 


 금방 내린 소나기로 거리가 반짝인다. 소나기 때문에 잠시 멈춰 섰던 거리는 서둘러 목적지로 향하는 사람들로 순식간에 다시 활기를 찾았다.



 


 똑딱이 카메라에 특정색깔만 잡아서 찍는 토이기능이 있어서 호텔 옥상에 올라가서 몇 장 찍어보았다. 근데 초점이 잘 안잡히네. 쩝. 요즘은 스마트폰 어플만으로도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지. 물론 스마트폰 카메라는 밤에 찍는데 에로사항이 많지만 그것도 옛날일인 것 같다. 앞으로 열심히 스마트폰 카메라를 활용해서 스킬을 늘려야겠다. 언젠가 스마트폰 하나만 들고 여행을 다닐 수 있도록.



 

 


 소니 카메라는 dslt도 그렇지만 색감이 인상적이다.



 


 큰 건물들이 꽤나 많다. 길도 잘 정비되어있다. 미얀마의 도시를 경험하고 싶다면 그냥 양곤을 돌아다녀도 되지만 따웅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날씨도 선선하고. 가이드북을 가지고 있었다면 주변을 돌아보며 더 즐거웠을텐데. 구글 이미지 검색을 하니 뾰족한 파고다가 즐비한 독특한 장소가 보이네. 따웅지 외곽에 있는건가... 호텔 프론트에라도 물어볼 껄.



 

높지만 평평한 고원 뒤쪽으로 높이 솟은 산이 보인다. 산 위에 사찰도 보인다. 저기에 올라가면 따웅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일거는 생각이들어서 그리로 올라가기로 했다.



 


 사찰이나 산 이름도 모르고 어떻게 가는 지도 모르기에 그냥 눈으로 보면서 직선거리로 향한다. 골목을 지나고 기찻길을 따라 걷기도 하면서 산을 오른다. 도착하고 나니 반대편으로 차를 타고 올라온 사람들도 있네. 찻길이 있나보다. 도시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하다보니 미얀마 여행자들도 눈에 띈다.





아래 사진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다. 똑딱이로 촬영한 것과 차이가 없다. 난 왜 20만원이나 주고 똑딱이를 산 것일까. 아....

그 똑딱이는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

평평한 고원 위는 수 많은 건물들로 도시를 이루고 있는데 그 너머 고원 아래 평지는 푸르른 녹지가 펼쳐져 있다. 왠지 구름이 한껏 낮게 깔려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저 멀리 호수들이 몇 보이는데 인레 호수로 이어지는 건가? 날씨가 더 좋으면 인레호수도 보이려나?



 다시 땅으로 내려와 거리를 배회. 역시 시장 구경이 제일 재밌는 법이다. 다시 시장으로 향한다. 볍씨 위에 깔끔하게 진열되어있는 달걀들은 모두 한쪽이 깨져있다. 내용물을 모두 빼낸 빈 껍질이다.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 지 모르겠다. 최대한 구멍을 작게 낸 것을 보면 달걀 안으로 뭔가를 집어넣어서 만드는 게 있는 모양일 거라고 추측해 볼 뿐이다.



 


 좌판을 깔아놓고 장사하는 이들은 역시나 여인들이다. 가게를 가지고 장사하는 이들은 남자들이 많다. 시장에는 먹을 것이 넘치는 거리의 동물들도 몰려든다. 생고기를 뜯어먹는 개는 조금 섬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