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낭메고 떠나다/인디아 여행기

타밀나두주의 오랜 정신적 수도, 마두라이 여행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페리를 타고 인도 튜티코린으로 들어와서 바로 버스터미널로 향했고 마두라이행 버스를 탔다. 인도에 페리가 들어온 시간은 이른 아침이었는데 오후 3시간 조금 넘겨서야 마두라이 버스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두라이 도심으로 들어오기 15분 전쯤 왼쪽으로 한 2~3km 거리에서 미낙시 사원의 거대한 고프람이 보였다. 근데 거기서 버스가 잠깐 정차할 뿐 계속 간다. 버스터미널은 타운과 10km 정도 떨어져있다. 차라리 미낙시가 가까이 보이면 그 때 내려서 오토 릭샤를 타고 가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물론 시간상으로만 나은 것이다. 터미널에 가면 미낙시로 가는 시내버스를 탈 수 있으니 경제적으로는 버스터미널까지 가는 것이 낫다. 버스터미널에서 700번 버스(7루피)를 타고 주위에 앉은 사람들에세 '나 미낙시 사원 가요~'하면 내릴 때 되면 알려준다. 사원 바로 앞에서는 서지 않는다. 내려서 좀 걸어야 했다. 물론 누구에게 물어도 다 아는 곳이기에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었다.






인도에서 처음 겪는 도시가 마두라이여서 그랬는지 여행을 끝내고 사진을 정리하는데 마두라이에서 유난히 사람들 사진을 많이 찍었더라. 스리랑카에서 인도로 넘어갔기 때문에 모든 것을 스리랑카와 비교하게 된다. 인도인들은 스리랑카 사람들에 비해 정말 화려하다. 그리고 호텔방에서 창 밖으로 유심히 사람들을 관찰하다보면 꽤나 다양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삭발이 아닌 짧은 머리의 여인들도 종종 보인다. 이들도 물론 힌두교인으로 보이기에 그저 유행을 따라가는 건가 싶기도 하고 뭔가 이유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특정 종파여서 그런건가? 히잡으로 머리를 가진 이들도 가끔 보인다.





 머리에 꽃장식을 한 여자들이 많아서 인도의 일반적인 모습인 줄 알았는데 마두라이에 특히 많았던 것 같다. 다른 도시에는 별로 없었고 대도시로 가면 거의 볼 수 없다. 여인들은 화려한 사리와 온갖 악세서리를 하는데 남자들은 흰 옷을 입은 경우가 많다. 물론 손에 반지를 여러개끼고 있는 남자들은 눈에 많이 띈다. 미간과 이마에 점은 꼭 찍어야지. 이것을 빈디라고 하는데 산스크리트어로 행운을 뜻한다. 인도에서는 결혼식에서 사제가 신부의 이마에 빈디를 찍어준다. 즉 빈디를 했다는 것은 결혼한 여자를 의미한다.






 사원 옆에서 결혼식 행렬인 듯한 모습을 보았다. 신랑신부가 앞에 걸어가고 하객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뒤를 따라 걷는다. 짜이를 마시지 않고 어찌 인도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단 말인가! 지천에서 짜이를 판다. Tea라고 붙어 있는데 티 달라고 하면 짜이준다. 보통 5루피 정도. 인도에서 사온 티백으로 되어있는 짜이를 집에서 마셔보면 왜 인도에서 마셨던 그 맛이 안 나는지 모르겠다. 현란한 짜이 제조공정(?)이 없어서일까. 인도의 길거리가 아니기 때문일까. 석류를 파는 사람들이 많은데 먹고 싶지만 이게 참 먹기 귀찮은 과일이어서 먹지 않게 된다. 쥬스가게에서 갈아주면 좋은데. 오이도 참 많이 판다. 길거리 간식으로 깍아서 파는 경우도 많다.






 마두라이에는 바이가이강이 흐른다. 굉장히 폭이 넓은 강임에도 물이 거의 없다. 댐이 있음에도 께랄라주에는 댐의 운영을 제대로 안해서 바이가이강에는 언제나 물이 없다고 한다. 그 적은 물로 빨래를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아무리봐도 개인적인 빨래의 양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전문적으로 빨래를 하는 사람들인 듯. 






 빨래를 해서 흙 위나 잔디 위에 펴 놓는다. 흙과 먼지가 묻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여. 빨래가 다 마르고 탁탁 털면~ 끝.







 인도의 공사장에는 항상 커다란 쇠쟁반이 있다. 모래, 벽돌, 반죽한 시멘트 등 모든지 쟁반에 담아서 머리에 이고 나른다. 그래서인지 공사장엔 남녀 구분이 없다. 똑같이 저렇게 머리에 이고 나른다. 빈 벽에는 사방에 포스터가 붙어 있는데 처음엔 뭔지 몰랐다. 근데 지천으로 있다. 거대한 광고판으로 있을 때도 있다. 결혼소식을 알리는 포스터다. 스리랑카에서는 부고를 알리는 작은 종이들이 사방에 붙어있는 걸 봤는데 인도엔 정말 다양한 것들을 주위에 알린다. 전부 힌디 또는 타밀어로 쓰여있어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마두라이는 기원전 5세기부터 11세기까지 판디아 왕국의 수도였고 16세기 중반에는 나약 왕조의 수도였다. 1600년이 넘는 시간동안 남인도의 중심 도시가 되었던 것이다. 게다가 스리 미낙시 사원도 있다. 현재 타밀나두의 주도가 첸나이지만 이곳에 살아온 사람들의 정신적 수도는 마두라이인 셈이다. 첸나이는 영국의 침략이 시작되면서 발달한 도시다. 




 바이가이 강 위의 다리를 건너는데 오토릭샤가 내 옆에 선다. 뭐지? 나 안타!  라고 했는데 사진 찍어달란다. ㅋ 내 카메라로 찍어봤자 내가 댁들한데 보내줄 것도 아닌데. 이메일 주소 알려주면 보내준다니까 없단다. 그 와중에 사진 찍기 싫다고 이상한 몸짓을 하는 한 남자. ㅋ




 거리의 이발사들이 많다. 근데 이 분은 왜 겨드랑이까지 이발사에게 맡기는 걸까. 머리를 삭발한 것을 보면 겨드랑이를 미는 것도 뭔가 종교적 이유가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침에 호텔에서 나오지 미낙시 사원 주면에서 나무를 때서 불을 피우는 사람들이 보였다. 인도에서 버너하고 부탄가스나 팔아볼까?! 이른아침 짜이를 먹기 위함일까? 이렇게 불을 피우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은 장사를 하는 사람들도 아닌데. 아무래도 먼 곳에서 미낙시 사원에 오기 위해 여행을 와서 며칠 머무는 동안 먹는 것을 직접 해결하기 위해서 그런 것인가보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골목을 헤메고 다니다가 우물에서 물을 퍼올리는 아주머니를 보고 카메라를 보이며 찍어도 되냐는 시늉을 하니 쑥스럽게 웃으며 손사레치고 고개를 돌린다. 음... 찍지말라면서 고개는 왜 돌리시지.. 하여간 그래서 초상권보호를 위해 아래만 찍었다?!





 마두라이 시내 버스표로 300루피가 아닌 3루피. 정거장을 비롯해서 생각보다 알파벳과 영어가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보이는바와 같이 광고는 영어다. -_- 그래서 시내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저 방향이 맞으면 대충 타고 가다가 내리는 방식으로 잠깐씩 탔다. 버스의 기사 위에는 탑승 가능 인원이 적혀 있는데 자리에 45명. 서서 45명이라고 적혀있다. 90명 정도는 합법적으로 탈 수 있는 것이다!!!!




 얼핏 봐도 수백킬로그램의 바나나가 실린.... 자전거. 저 많은 자전거를 트럭도 오토릭샤도 아닌 자전거 뒤에 실었다. 저걸 어떻게 끌고 갈 수 있는 지 상상이 안 간다. 땅이 거대하면 그 안에 있는 것들도 큰 걸까? 인도는 어딜가나 소가 많다. 마두라이 거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그냥 대수롭지 않게 소들을 봤는데 소의 크기가 정말 어마어마하다. 옆에 있는 오토릭샤보다 더 크다. 가 온순한 동물이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폰디체리에서 날뛰는 소를 보기도 했지만. 소를 화나게 해서는 안된다. 전 세계 소의 4분의 1이 인도에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난 맥도날드, KFC 등이 키우는 소가 전세계의 소 대부분을 차지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오바였나보다. 왼쪽 아래 보이는 노란 찰흙(?) 같이 보이는 것을 무게로 떼어서 판매하는 곳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되는데 아마도 이것이 사방에소 보게 되는 노란칠의 정체인 것 같다. 얼굴을 노랗게 칠한 사람도 자주보게 된다. 삭발한 어린이나 어른이 머리가득 노랗게 칠하거나 노란 물을 집 앞에 뿌리는 것도 자주 보게 된다. 이 노랑은 어떤 의미일까? 종교적 이유일거라고 생각되는데... 난 왜 이런 걸 아무에게도 묻지 않았을까? 





 거리에서 종종 코끼리를 보기도 하고 엄청나게 소를 보기도 한다. 소의 뿔에 염색을 한 것은 아마도 소의 임자를 구분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거리에는 주인없이 떠도는 듯한 소들이 많이 보인다. 반면 이렇게 묶여있는데다가 뿔에 색도 칠해져서 주인이 명확해 보이는 소들도 보인다. 주인 없는 소들은 왜 데려가지 않을까?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해도 일을 시킬 수 있지 않은가? 막상 인도 여행을 해보니 그리 소를 신성시 하는 것 같지도 않던데? 야채가게에서 배추 훔쳐먹는 소를 때리면서 쫓아내곤 하더만.





 시내버스에서 만난 소년들.jpg

물론 그들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구한 것. 해맑게 웃는 소년들의 모습이 참 좋다. 지금 보니 마두라이에서 찍은 사진 중 베스트 포토인 듯.


 쥬스 가게에서 가게 주인과 함께.jpg

야채가게가 마치 사원 내부 같다. 쥬스를 가져오고는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며 요런 포즈를 취하길래 나도. 사진은 지나가던 사람을 잡아서 찍도록 했다. ㅋ





인도 경찰들은 막대기를 들고다니며 사람들을 위협(?)한다. 사원근처의 노점상을 쫓아내기도 하고 신을 모시고 행진하는 행렬의 진행을 돕기도 한다. 처음 도착한 도시가 마두라이여서 특별한 축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도착한 첫날 밤에만 두번의 행렬을 보았다. 길을 막고 앞뒤로 경찰차가 선 행렬은 마두라이에서 뿐이었지만 밤낮 가리지 않고 인도의 곳곳에서 보게된다. 인도 여행을 하는동안 이틀에 한번은 축제를 보는 것 같다. 축제 인플레이션 국가다. 시바가 최고의 신이라고 하지만 내가 가장 많이 본 신은 가네샤다.





 스리랑카에서도 어딜가나 영화포스터를 볼 수 있었다. 근데 전국에 단 한개의 영화만을 개봉하는지 어딜가나 같은 영화포스터였다. 하지만 인도는 달랐다. 볼리우드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을만큼 다양한 영화포스터가 붙어있었고 어딜가나 영화관을 볼 수 있었고 수시로 개봉되는 수 많은 영화만큼 영화포스터도 빠르게 변해갔다. 왼쪽 아래 있는 영화는 인도판 아이엠샘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영화 하늘에서 보내준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