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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대한민국 여행

[대청호오백리길] 백골산성의 정상에서 올라 대청호 바라보기



 흥진마을 갈대&억새 힐링 숲길(후기 보기)을 지나 백골산성에 가기 위해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꽤 가파른 길인데 길은 명확히 알 수 있는데 일부 구간은 길이 흐릿 할 정도로 많은 낙엽이 쌓여있다. 백골산성이라는 꽤나 무시무시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치열한 전투가 많아서 백골이 된 병사들이 많아서 일까? 백골산성은 해발 340미터의 백골산 정상부에 퇴뫼식으로 쌓은 석축산성이다. 성벽은 산 정상부에 지형에 따라 축조하였고 성 둘레는 약 400미터다. 성벽은 현재 가파른 지형에 축조된 관계로 완전히 무너져 내린 상태로 원래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형학적으로 볼 때 성의 서쪽으로는 백제의 전략 거점인 계족산성이, 동쪽으로는 신라의 관산성을 끼고 있으며 현재 대전시민의 식수인 대청호가 자리 잡고 있지만 성이 축조될 당시만 해도 신라를 마주보고 금강이 흐르고 있어 육로와 수로를 지키는 주용한 전략적 요충지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 사람의 왕래가 많지 않은 길 같지만 워낙 이정표가 많아서 나 같은 길치도 길을 잃기는 불가능해보인다.



 낙엽이 쌓이고 썩어서 땅이 비옥해지기를 수백년은 반복한 것 같은 산길이었다. 영양분 가득한 땅에서 생각치 못했던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가파르고 낙엽 때문에 조금은 미끄러운 산을 오르다보니 어느새 등뒤로 땀이 흐른다. 자켓을 가방에 구겨넣고 부지런히 오르다보니 어느새 백골산성에 가까워지고 있다. 





 활엽수와 침엽수 모두 많아서 길이 비슷해보여도 묘하게 또 다르다. 방금 전 갈대&억새 힐링숲을 지나온 것과 비슷하다. 갈대와 억새가 비슷하면서도 다른 길의 모습을 보여주듯이 활엽수길과 침엽수길은 나무를 보지 않고 길만 보아도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어찌나 도토리가 많은지 한자리에 서서 주위의 도토리를 주우니 저만큼이나 된다. 이 산에는 다람쥐나 청솔모가 없나? 아니면 도토리가 너무 많아서 굳이 모아두지 않는 걸까? 뭐, 나도 이걸 주워서 어찌할 수 있는 건 아니니 사진만 찍고 다시 떨궈놓고 길을 걷는다. 요즘은 도토리 주워가면 불법이다.





 강살봉, 꾀꼬리봉 등을 지나서 드디어 백골산성 정상부에 도착했다. 하늘과 가깝기 때문일까 순간 밝아진 느낌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백골산성에 대한 안내판이 있고 사방으로 길이 나 있다. 대청호오백리길이 아니어도 등산으로 이곳에 오르는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대청호 방향으로 풍경이 보인다. 흐려. 흐린데도 멋지다. 맑은 날 오면 대박이겠구나. 백골산성 정상부는 다른 곳들과는 달리 쉽게 오게 될 것 같지는 않은데 아쉽다. 





 나의 아쉬움을 달래주려는 지 배 한척이 모델이 되어주겠다며 대청호를 가로지르며 지나간다.






 길이 사방으로 나있지만 대청호오백리길 팻말이 있기 때문에 방향을 잡아서 내려가는데 엄청난 위치에 묘가 하나 있다. 풍경 좋은 곳에 이름 없는 묘의 주인은 누구일까? 접근성이 이렇게 떨어지는 곳에, 하지만 정상부여서 풍경은 엄청난 곳에 만들어진 무덤의 주인이 궁금해졌지만 비석하나 남아있지 않다.





 이제 부지런히 내려간다. 





 그러던 중 전망 좋은 곳이라는 푯말이 있길래 그쪽으로 향한다. 속았다. ㅋㅋㅋ 앞에 나무가 울창해서 아무것도 안 보인다.





겨울에 눈 내리면 대박 썰매장이 될 것 같은 길을 내려간다. 낙엽이 미끄럽지만 옆에 나무 울타리가 되어있어서 내려가는 것이 부담스럽지는 않다.





괜히 이런 사진들도 찍어보고 ㅋ






 평지로 내려오자 등산안내도가 있다. 백골산성에 진짜 산성이 그려져있네. 여기 처음 온 사람이 이 등산안내도 보고 산성을 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올라가면 실망이 클 거 같다. 물론 백골산성에서 내려다보이는 대청호의 아름다움이 그 실망을 상쇄해 주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