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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대한민국 여행

[인천서구 노을노리 블로그 공모전] 가까이 있어 놓치고 있던 인천서구의 매력



 2014년도 어느덧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올 한해 뭘 하고 살았는지 모르겠지만 12월 31일에는 일몰을 보기 위해 어딘가로 떠나게 될 것은 분명하다. 개인적으로 일출을 보는 것보다는 일몰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낮동안 여행을 다니다가 일몰을 본 후 따뜻한 저녁을 먹고 야경을 보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출의 경우는 그 자리를 지켜야하고 해가 뜬 후에 여행을 다니기에는 이미 피곤한 경우가 많다. 올해 마지막 일몰을 볼 장소로 어디가 좋을지 묻는 사람들에게 나는 주저없이 인천서구의 정서진을 꼽는다. 우리는 흔히 가까이 있어서 놓치는 것이 많은 것 같다. 정서진에서는 일몰과 함께 영종대교 기념관, 휴게소에서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구경거리를 볼 수 있다. 정서진이 있는 인천 서구에는 가볼만한 곳도 많다. 정서진에서 일몰을 보기 전 종일 인천 서구를 둘러볼 수 있다. 가깝기에 길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다양한 즐길거리를 만끽할 수 있다. 검단선사박물관, 녹청자박물관에서 역사를 배우고 국립생물자원관, 청라사업소 환경생태공원에서 자연을 만나게 된다. 경인아라뱃길과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는 멋진 사진을 찍고 산책을 할 수도 있다. 심지어 배를 타고 세어도에 다녀올 수도 있다. 세어도의 경우 요즘 가까운 캠핑 장소로 뜨고 있어서 잠시 들어갔다 나오기 보다는 1박 2일 캠핑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인천 서구의 매력적인 장소들을 모두 소개하면 좋겠지만 이 포스팅에서는 국립생물자원관, 녹청자박물관,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정서진을 소개하고자 한다.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은 지난 여름 우리를 뜨겁게 했던 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렸던 곳이다.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겠지만 상암월드컵경기장이 사람들의 나들이 장소가 되고 있는 것처럼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도 나들 이 하기 좋은 곳이다. 빛, 바람, 춤을 모티브로 한 경기장은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주변에서 사진을 찍기에도 좋다. 정서진으로 향하기 길목에 자리잡고 있고 근처에 녹청자박물관이 있어서 이래저래 인천 서구를 여행하면서 잠깐 들르기에 좋다. 






 조형물로 이루어진 포토존이나 바닥에 누워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독특한 바닥 벽화가 있다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더 즐거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주소 : 인천광역시 서구 봉수대로 806




 인천서구녹청자박물관

녹청자박물관은1970년 인천서구 경서동 녹청자도요지가 국가사적 211호로 지정되면서 이를 조사 연구하기 위해서 2002년 만들어졌다. 국내 유일의 녹청자 전문박물관으로 단순한 전시에서 벗어나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있다. 크게 역사전시실, 기획전시실, 도예교실, 카페테리아, 야외체험마당으로 나뉘어져 있다. 역사전시실에는 도자기의 태동부터 근대까지의 흐름과 시대별 대표 도자기들을 볼 수 있고 녹청자 및 청자유물이 전시되어 있으며 경서동 녹청자요지 실제 가마의 내부 바닥 모습을 재현해 녹청자 가마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조고 있다. 또한 디오라마를 통해 도자기의 제작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주소 : 인천 서구 도요지로 54

문의 : 032-560-2932

홈페이지 : www.nokcheongja.or.kr 

관람시간 : 오전 9시 ~ 오후 6시

관람료 : 무료

휴관일 : 월요일, 공휴일 다음날, 1월 1일, 설과 추석연휴

대중교통 : 42, 42-2, 77-1, 770, 591, 595번 버스 이용 [인천국제 골프장 입구] 하차





 기획전시실에는 2004년부터 시작한 '대한민국 현대도예공모전' 수상작품과 인천지역 도예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역사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는 고려시대의 도자기와 현대의 도자기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대도예란 '이 시대의 도자예술'이라고 간단히 정의할 수 있으나 '현대'와 '도예'를 보는 시각과 입장에 따라 '현대도예'의 개념이 달라지고 복잡한 해석이나 범위가 성립될 수 있다. 오늘날의 '전통도예'는 현대도예에 포함되어야하며 '제품도자'는 예술성 문제로 제외되어야 하고 '조형도자'만이 예술이기 때문에 현대도예에 해당한다고 하는 것 등 다양한 주장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우수한 문화유산인 고려청자를 비롯하여 조선의 분청사기와 백자 등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하여 이를 재현 복원 답습 하며 발굴하는 것은 '전통도예'로 구분하고 이를 제외한 현대의 다양한 도자예술 활동을 '현대도예'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그러므로 '현대도예'란 '흙을 재료로 창작하고 번조 과정을 거쳐 현대성을 표현하는 예술'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박물관 2층에는 도예교실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전문가의 지도를 통해 직접 도자기를 만들어 볼 수 있는 도자기 일일 체험과 평생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정규교육과정으로 운영된다. 정규과정은 수시모집하는데 교육에 따라 일주일에 2번 혹은 4번 오후 2시에서 5시에 이루어진다. 월 4회는 5만원이고 8회는 8만원으로 저렴해서 집만 가깝다면 다니고 싶었다.


 일일도자기 체험 : 20인이상 단체는 화~금(오전 10시 ~12시) - 예약 필수, 개인은 주말과 공휴일 오전 10시~11시와 오후 13~15:30접수 후 오전 10시~12시, 오후 13~16시 교육하게 된다. 체험종류는 물레성형(9천원), 흙가래성형(8천원), 토우만들기(8천원), 판상성형(1만원), 상회도자기(5천원)가 있다.






 박물관 마당에는 가마와 함께 옹기들이 많은데 단국대학교 예술대학장을 지냈던 이부옹 교수가 20년간 수집한 옹기를 2012년 10월 인천광역시 서구에 기증함으로써 조성되었다. 전시된 옹기의 대부분은 인천 서곶 지역에서 생산된 옹기로 서곶 지역 옹기의 특징을 잘 살펴볼 수 있어 학술연구자료로서 그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 이부옹 교수가 기증한 옹기들



 국립생물자원관

국립생물자원관은 국가 생물자원의 효율적인 보전과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아시아 최고의 생물자원 보고이기도 하다. 일반인들을 위한 전시관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는데 규모가 굉장히 크고 볼거리가 다양하다. 방학 중 생물다양성과 생물자원, 기후변화 등 학생과 아이들을 위한 특별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정서진에서 10분거리에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홈페이지 : http://www.nibr.go.kr/

관람시간 : 오전 9시 30분 ~ 오후 5시 (하절기 5시 30분)

관람료 : 무료

주소 : 인천광역시 서구 환경로 42

전화번호 : 032-590-7000

* 관람시간동안 검암역과 국립생물자원관을 오가는 셔틀버스 운행




 로비에 한국표범에 대한 특별 전시물이 설치되어있었다. 우리나라에 표범이 있었나하는 호기심으로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일제강점기 이후 신식화기로 무장한 일본의 경찰과 헌병들은 호랑이나 표범이 나타났다는 제보가 있으면 조직적으로 인원을 동원하여 이를 포획하였다. 명목은 '해수구제'였으나 일제는 호랑이와 표범을 한반도와 대륙을 대표하는 대형 동물로 여겨 이를 포획하는 것에 한반도와 대륙을 정복하고 굴복시킨다는 상징성을 부여하였던 것 같다. 당시 일본의 고위 관리들은 호랑이나 표범의 모피를 탐내 어떻게든 구하려 하였고 일본으로 돌아갈 때 마치 전리품처럼 가져가 자랑하였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일제강점기 해수구제 명목의 남획이 한국표범의 감소에 가장 치명적으로 작용하여 자연적으로 회복하기 힘든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해방 이후 일부 남아 있던 한국표범들도 산촌 주민들이 배고픔을 달래려 멧돼지나 노루 등을 잡기 위해 놓아둔 올무나 덫에 대부분 희생되면서 현재의 상황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자료들을 살펴보고 나니 표범이 정말 보고 싶어졌다. 





 지난 8월 14일부터 내년 5월 31일가지 <하늘의 나그네, 철새> 기획전이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 기획전은 아시아 권역에서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를 주제로 관람객들에게 철새들의 생활과 다양성의 이해를 통해 그 중요성을 전달하기 위해서 기획되었다고 한다. 크지 않은 전시실이었지만 전시물들이 다양하고 알찼다. 게다가 흥미롭기까지 했다.





 인공으로 만든 새의 눈은 의안이라고 한다. 새가 죽게 되면 몸체에서 눈이 가장 먼저 형태와 색깔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표본을 만들 때에는 의안을 사용한다. 의안에서 눈 중앙의 검은색 부분이 동공이며, 동공 주변의 색깔이 있는 부분이 홍채이다. 홍채는 새들마다 고유의 색깔과 무늬를 가지고 있으며 어린새와 어른새의 홍채 색깔도 다른 경우가 많다.

▼ 의안, 새알, 맹금류, 철새 연구현장 등



 1층 전시관에서 2층 전시관으로 곶자왈생태관을 통해 올라갈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곶자왈은 제주도 방언으로 바위와 자갈이 요철 지형을 이루며 쌓인 곳에 나무와 덩굴이 엉클어져 숲을 이룬 지역을 말한다. 주로 제주도의 중산간 지역(해발 50~800m)에 분포하고 있다. 곶자왈은 제주도 전체 면적의 6.1%밖에 되지 않지만 제주도 식물의 46%에 해당하는 896종류의 식물이 생육하는 식물다양성의 보고이다. 곶자왈의 식물상과 식생은 습지가 많은 동부지역과 건조한 서부지역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동부지역 곶자왈 내 습지에는 멸종위기 야생식물인 물부추, 순채와 같은 수생식물이 생육하며 특히 한반도 고유식물인 제주고사리삼이 이곳에서 발견되었다. 대표 수종으로는 감탕나무, 동백나무, 종가시나무 등이며 난대림 지표식물인 가는쇠고사리가 지표면을 덮고 있다. 서부지역 곶자왈 대표 수종으로는 개가시나무, 녹나무, 참가시나무 등이며, 자금우, 약난초, 밤일엽 등이 초본층을 형성하고 있다.





 또 하나의 기획전인 <생물학자와 만나요>가 전시중이었다. 내년 2월 28일까지 전시된다. 이 기획전은 어쩌면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일하는 그들 스스로를 소개하는 전시이기도 하다. 국립생물자원관에는 생물학자 63명이 일을 한다. 생물분야가 워낙 광범위하다보니 산과 들을 누비며 식물을 조사하는 사람, 스쿠버 다이빙으로 바다속 생물을 조사하는 사람, 자연의 소리를 채집하는 사람 등 다양한 일을 하는 학자들이 하나씩 소개되어져서 이곳을 보고 나면 어쩌면 아이들이 생물학자를 꿈꿀지도 모르겠다.






상설전시관은 한반도 생물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제1전시실, 생태계 디오라마를 다룬 제2전시실, 생물의 소중함과 생물자원 이용 등을 다룬 제3전시실로 나뉜다. 




 도시의 환경은 동물들이 살아가기에 척박해 보이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생각보다 다양한 동물들이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박새와 참새 등과 같은 작은 새들은 도시의 가로수와 주택가 정원의 나무들을 쉼터로 이용하고 공원의 식수대에서 물을 마시며 건물의 틈이나 사람들이 달아준 새집에 둥지를 틀기도 한다. 까치와 까마귀류, 너구리, 작은 쥐 등의 동물들은 사람들이 남긴 음식물을 먹이로 이용하며 황조롱이와 족제비는 도시에 살고 있는 작은 새와 쥐 등을 잡아먹으며 살아간다. 이처럼 도시에서도 다양한 동물들이 먹이사슬 관계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도시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은 대체로 환경의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들로 쉴 곳과 먹을 것이 있다면 사람들 가까이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다. 도심에 가로수와 작은 공원 등과 같은 녹지대가 많고 이러한 녹지들이 서로 잘 연결 되어 있으며 특히 가까이에 큰 숲이나 산이 있다면 도시에서 보다 더 다양한 동물들을 볼 수 있다.


▼ 도시 속의 동물




모든 전시관이 흥미로운 편이지만 아이들을 위해 재밌게 꾸며진 전시관도 있다. 






 정서진

정서진은 광화문에서 일찍선 동쪽에 강릉 정동진이 위치한 것처럼 일찍선 서쪽에 위치해서 이름 붙여진 곳이다. 일몰이 아름다운 곳으로 매년 마지막날에는 정서진 해넘이 축제가 열린다. 올해도 12월 31일 오후 3시부터 정서진 아라빛섬 광장에서 축제가 열린다. 일몰이 아니어도 경인아라뱃길 홍보관, 여객터미널, 선상체험공원, 아라빛섬, 해넘이전망대, 영종대교 휴게소의 거대한 곰 등 볼거리가 많이 모여있다. 아쉽게도 추운 날씨에 카메라 배터리 2개가 모두 빠르게 소진되어서 배터리를 온 몸으로 녹이며 겨우 몇 장의 사진을 찍어왔을 뿐이다. 올해 마지막 일몰을 정서진에서 보낼 방문객들도 추운날씨 카메라 배터리 방전에 주의해야 멋진 사진을 많이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 정서진 노을종



주소 : 인천광역시 서구 검단5동 정서진

전화번호 : 032-560-5932

홈페이지 : 정서진.com



 요즘 일몰은 오후 5시 10분에서 30분 사이에 볼 수 있는데 붉게 물든 하늘은 해가 지기 전후로 볼 수 있더서 4시 30분부터 6시정도가 정서진에서 일몰을 즐기기 가장 좋은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정서진에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사랑이야기가 있다. 시천동은 고려 때 장모루라고 불리었다. 남부지방에서 고려의 수도 개경으로 가는 길목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하룻밤을 묵었다. 고려말 전라도에서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개경으로 향하던 한 남자가 이곳 장모루촌 여관에 투숙했다. 사내가 묵은 여관의 주인에게는 아름다운 딸이 있었는데 이 사내와 딸은 서로에게 반하고 만다. 그리고...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결론은 조금은 싱거운 이야기지만 매일 이런 일몰을 함께 보고 있으면 한눈에 사랑에 빠지지 않아도 사랑할 판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