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낭메고 떠나다/미얀마 여행기

미얀마 양곤 순환열차, 양곤 사람들을 엿볼 수 있는 돌고 도는 1달러 기차



 미얀마 양곤을 여행하는 사람들이라면 양곤에서 할 일 리스트를 만들 때 양곤 순환열차를 넣을 것이다. 시간적 여유가 되지 않는다면 패스하게 되겠지만 시간 여유가 많은 배낭여행자들이라면 양곤 순환열차는 놓치면 아쉬운 일이다. 양곤 중앙역 7번 플랫폼에서 순환열차 티켓을 사면 양곤을 도는 38개역, 46km 순환 기차를 탈 수 있다. 내가 탈 때만 해도 외국인은 1달러를 내야했지만 미얀마의 개방이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최근에는 외국인 요금이 폐지되어서 미얀마인과 똑같은 300짯이라고 한다. 1짯은 1원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단돈 300원이면 되는 셈이다. 기차는 굉장히 느려서 양곤 중앙역에서 시작해서 다시 양곤 중앙역으로 돌아오는데 약 3시간 정도가 걸린다.





 미얀마 양곤 순화열차 노선 (반대로 가는 경우도 있다. 어차피 순환이기에 중간에 내릴 것이 아니라면 상관없이 타면 된다.)

Yangon - Pagoda Road - Lanmadaw - Pyay Road - Shan Road - Ahlone Road - Panhlaing Road - Kyeemyindine - Hanthawaddy - Hanthawaddy - Hletan - Kamayut - Thirimyaing - Okkyin - Thamaing - Thamaing Myothit - Gyogon - Insein - Ywama - Phawkan - Aungsan Myot - Danyingon - Golf Course - Kyaikkale - Mingaladon Bazaar - Mingaladon - Weibargi - Oakkalapa - Pa Ywet Sate Kon - Kyauk Ye Dwin - Tadaglale - Yegu - Paryame - Kanbe - Bauktaw - Tamwe - Myittanyunt - Mahlwagon - Pazundaung - Yangon 





 순환열차를 타는 외국인도 꽤 되기 때문에 티켓을 판매하는 직원이 반갑게 맞이한다. 사실 뭔가 콩고물이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친절하게 내게 안내와 설명을 해 주던 직원이 지난 닷새간 매일 와서 순환열차를 타던 한국인이 있었다고 이야기하면서 한국 담배를 한갑 주더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물론 내게 달라거나 그런 말은 없었지만 은근한 눈빛 ㅋ 난 담배를 피지 않는다고 말하니 실망한 눈빛이란... ㅎ 





 버스에는 많은 짐을 실고 타기 힘들기도 하고 기차가 지나가는 길에 큰 시장도 자리하고 있어서 많은 짐을 들고 타는 사람들이 꽤 된다. 의자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지하철처럼 마주보는 형태다. 그래서 우리나라 2호선 지하철을 비교하는 경우다 많다. 순환 지하철이니까. 하지만 외국인이 서울과 사람들 구경한다고 2호선 지하철을 한바퀴 돌지는 안잖아. 창 밖 풍경이 없으니. 대신 뭔가를 파는 사람이 등장하는 것은 똑같다. 단지 양곤 순환열차는 내가 본 이들은 모두 먹을 것을 파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귤, 두부 등 참 다양한 것을 소스를 뿌려서 준다. 한 사람이 왔다가면 곧 다른 사람이 나타난다. 입이 심심할 새가 없다.






 기차 속 풍경도 재밌고 창 밖의 모습도 색다르기 때문에 재밌다. 하지만 그것도 한시간이지 3시간에 걸친 기차여행이 혼자라면 절반 정도 갔을 때 조금 지루해 질 수도 있다. 그리고 조금 덥기도 하다. 창과 문이 모두 오픈되어있는 상태에서 천장에 선풍기가 돌아가는 기차다. 아~ 덥다... 하는데 다행히 비가 쏟아진다. 비가 많이 내리면 창에 달리 가림막을 내릴 수 있다. 대개는 바람이 불면서 내리면 한쪽만 비가 들이치고 반대쪽은 안 들어오기에 열어두는 형태인데 만약 양쪽으로 다 비가 들이치는 오락가락 비라서 가림막을 다 내리면 기차 내부는 완전 깜깜해지고 만다.





 각 역사마다 무언가를 파는 사람들 기차를 기다리는 지 머무르는 사람들이 상당하다. 만달레이 가는 기차라도 기다리는 지 꽤 오랜시간 기다린 폼이 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띈다.





 미얀마는 어딜가나 출판물을 많이 판다. 이 모습도 디지털 기계의 보급이 빨라지면 하나씩 사라지겠지?





외국인 여행자가 아니라면 순환열차를 말 그대로 탄 정거장에서 타서 한바퀴 돌아서 같은 정거장에 내리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옆자리, 앞자리 사람은 계속 변해간다. 옆에 앉은 꼬마와 사진을 찍으며 놀다보니 옆에 앉아있던 꼬마의 엄마가 내게 귤을 사줬다. ㅋ 깐 귤을 파는데 여기에도 뭔가 가루 같은 향신료를 뿌려 먹는다.





 비가 그치고 기차 안 온도가 서서히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손과 팔을 창 밖으로 툭 내놓고 가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기차가 워낙 느려서 뭔가 위험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양곤 순환열차의 배차간격이 짧다면 시장에 내려서 구경하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별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엄청난 짐을 들고 탄 많은 이들이 이 역에서 내린다. 아마 늦은 오후에는 반대로 많은 장사꾼들이 엄청난 짐을 들고 탈 것이다. 상당히 큰 시장이 기차역과 붙어있다. 아니, 기차역 자체가 시장인 것처럼 보인다.





 잠시 정차하는 동안 맞은 편에 서 있는 기차에 탄 사람들을 구경한다. 저 기차는 반대로 도는 순환열차일까? 기차의 낡은 외관에서 기차가 느릴 것이라는 것이 느껴지는 것 같다.







 3시간 남짓 양곤 순환열차를 타면 참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양곤의 거리를 걸어도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지만 기차에서는 딱히 할 일이 없기 때문에 사람을 관찰하는 일에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