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피를 찾는 거의 모든 외국인 여행자들은 수로를 따라 유랑하는 보트투어를 한다. 일행이 여럿이라면 대개는 하우스보트를 빌리는 것일 일반적이다. 나 같은 나홀로 여행자라면 하우스보트는 여러가지로 부담스럽기에 께랄라주에서 운영하는 한나절 백워터 크루즈를 이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오전 10시 30분에 알레피에서 출발하는 보트는 오후 6시 30분에 꼴람에 도착한다. 바다 뒤에 길게 뻗어있는 수로를 따라서 가기 때문에 뒤쪽에 있는 물길이라고 해서 백워터 투어라는 이름이 붙은 것 같다. 8시간의 긴 여행이지만 300루피(약 5200원)의 저렴한 비용과 모두가 각자의 일만 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배는 딱 두번 점심식사와 티타임을 위해 정박을 한다. 이 때 밥을 싸왔다면 사 먹을 필요 없지만 굳이 그럴 것 없이 바나나잎에 놓이는 100루피짜리 탈리를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 티타임도 강가의 좋은 리조트에서 이루어진다. 티타임의 고상함과 우아함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거나 저렴한 배삯을 이런 곳에서 커미션으로 충당하는 것인가라는 오해할 지도 모르겠지만 티타임을 가지는 리조트에서 마시는 것은 단돈 10루피(180원)의 짜이다. 사설업체가 아닌 께랄라주에서 하는 것이기에 이정도가 가능한 것 같다. 





 배가 출발할 때 승객은 단 5명뿐이었고 크루도 5명이었다. 비시즌이어서 그런거지 시즌에는 그래도 꽤 사람이 있는 것 같다. 배 크기가 꽤 되기 때문에 크루가 5명인 모양이다. 하지만 그들이 모두 일을 하지는 않더라. 사회주의 정권이어서 공공분야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을 고용하는 것일까? 께랄라주에서 탔던 많은 시내버스에서는 차장이 두명이었다. 작은 버스임에도 앞뒤로 한명씩 서 있었다. 좋은 일자리가 별로 없는 상황이기에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말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보트는 때론 넓고 때론 좁은 수로를 때론 빠르게 때론 천천히 나아간다.




 많은 백워터 투어가 알레피에서 출발하기에 보트가 출발하고 얼마간은 주변으로 하우스보트들이 많이 보인다. 비시즌이어서 영업을 하지 않고 정박해있는 보트들이 즐비하다. 보통 때는 보트 안에서 살고 시즌에만 여행자들을 맞이해도 좋을 것 같다. 펜션 같은 것은 그렇게 운영한다면 여행자가 오면 방을 비워야하지만 이 경우는 배를 운행해야하기 때문에 일년 내내 배에서 생활이 가능할 것 같다. 하우스보트 외벽에 에어콘 실외기가 눈에 들어온다. 대박... 에어콘도 나오는 거냐.. 께랄라주가 바다에 면하고 있는데도 수로가 발달한 이유는 께랄라주 앞의 아라비아해의 파도가 심하기 때문이다. 하우스보트는 보통 쌀을 운송하던 배를 개량해서 운영된다. 지금은 도로와 철도가 발달해서 물자를 나르기 위해서 국제화물도 아닌 국내에서 굳이 느린 배를 이용할 필요가 없어 관광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수로 주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이 백워터 투어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물론 끝없이 이어진 야자수와 수로의 풍경이 사람들을 돋보이게 하는 배경이 되어준다.





 왼쪽 아래 사진으로는 느낄 수 없지만 강 옆으로 펼쳐진 논은 강보다 높이가 낮다!!! 이런 지역을 꽤 긴 시간 지나간다. Kuttanadu 지역으로 풍부한 경작물로 흔히 께랄라의 쌀그룻으로 불린다. 해수면보다 무려 1.5 - 2m나 낮다. 어떻게 이런 상황이 가능한 지 잘 모르겠지만 굉장히 넓은 지역이다. 오른쪽 위 사진은 보트레이스 연습을 하는 마을 주민들의 모습이다. 이 일대가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시즌은 보트레이스가 펼쳐지는 때이다. 레이스연습을 하려는 것인지 긴 레이스용 보트를 꺼내놓고 옷을 맞춰입은 채 서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수로가 곳곳으로 이어져 있기에 교통수단으로 쉽게 이용되는 모습을 보이는데 아무래도 그런 것과 연관되어서 보트 레이스가 생겨난 것이 아닌가 싶다. 삶과 밀접하게 레져가 발달해야만 실제 삶에도 도움이 되니까. 오른쪽 아래 사진처럼 드문드문 안내판도 나온다. 고속도로처럼 지나온 길과 가고 있는 길의 거리가 나오는 것이다. 보면 알겠지만 터미널이라고 적혀있다. ㅎ 어떤 배는 이곳에 정박해서 승객을 태우나보다. 우리의 고속도록처럼 수로가 곳곳으로 파고 들어가 있는 것이다.





 좁은 수로에서는 물가에 위치해 있던 중국식 어망이 넓은 수로로 나오자 수로 한가운데 일렬로 놓여져 있다. 코친에서는 여행자들을 위한 눈요깃에 불과한 것이 되었다면 이곳에서는 수 많은 어망으로 본격적으로 물고기를 잡는 것일까? 마침 꼴람에서 알레피로 향하는 보트가 보인다. 저 보트도 사람이 없는지 2층의 야외 좌석에는 한 사람도 없네. 이슬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이들은 승객이 아니다. 크루다. 한동안 지켜봤지만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건 지 모를 게임을 몰입해서 하고 있다.






 코친에서 봤던 해안의 중국식 어망은 일몰에 보면 인상적이었는데 수로에서 보는 날씨가 안 좋은데도 양쪽으로 굉장히 많이 도열해 있어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수로 주변으로 힌두사원을 전혀 보이지 않고 교회들만 종종 보인다. 힌두교의 나라 인도가 맞는 건지...





 수로가 넓어질수록 본격적으로 물고기를 잡는 어부들이 보인다. 물고기가 꽤나 잡히는 모양인지 굉장히 많은 사람이 동원되었고 물가에서는 잡은 물고기를 컨테이너에 넣어서 옮기고 있었다.






 규모가 있는 고기잡이 배들은 꽤 칼라풀하게 칠해져 있는데 독특하게 뱃머리에 눈동자가 그려져 있다. 배 앞에 있는 위험을 잘 보겠다는 것인지 어떤 의미가 있을 것 같다.





 8시간 동안 보트는 느리지만 꾸준히 나아간다. 심심한 순간도 있고 흥미로운 시간들도 있다. 하지만 몸이 편하고 도시간 이동도 할 수 있는데다가 어디서 이런 수로유람을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백워터 크루즈는 서남인도를 여행한다면 꼭 해볼 만한 일이다. 다음에는 누군가와 함께 하우스보트를 빌려 1박 2일 동안 수로 여행을 하고 싶다.



2011년 9월 15일 : 인도 알라푸자 → 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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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바웃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