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낭메고 떠나다/대한민국 여행

대전 원도심에서 감성 100% 채우는 길




감성 0%

반복되는 일상을 살다보면 채워지지 않는 허기 같은 것이 찾아 올 때가 있죠. 그럴 때 전 그 허기를 채우러 영화나 공연을 보기도 하고 평소 잘 가지 않는 미술관과 전시회를 찾기도 한답니다. 그러고나면 그 헛헛했던 마음이 뭔가 단단해지는 게 느껴지더라구요. 결국은 마음의 문제였던거죠. 텅빈 마음을 채워주는 데는 예술 작품이 필요한 것 같아요. 대전 원도심에서는 이 헛헛한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줄 장소들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대전 원도심에서 감성 100% 채우는 길을 걸었는데요. 여러분께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문득 떠나고 싶을 때, 헛헛한 마음을 달래고 싶을 때, 한시간의 기차 여행 후 대전역에 도착해서 거리를 배회하고 나면 집으로 돌아갈 때는 저처럼 단단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길은 혼자여도 좋고 친구나 연인과 함께여도 좋을 길입니다.







감성충전 13%

대전 원도심을 걷다보면 거리 곳곳에서 미술 작품을 만나게 됩니다. 사실 도시에서 만나게 되는 공공예술은 의외로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 어려운 작품들이 많죠. 그런데 대전 원도심에서 만나는 거리의 작품들은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들더라구요. 포스팅의 사진들을 보시면 왜 제가 이런 말을 하시는 지 이해가 되실 것 같네요. ^^







감성충전 30%

대전 원도심에는 대전아트시네마 ( http://cafe.naver.com/artcinema/ ) 있습니다. 현재는 다비치 안경으로 운영되고 있는 구 산업은행 대전지점 근처에 자리하고 있는데 미리 위치를 파악해 두지 않았다면 모르고 지나칠 뻔 했네요. 요즘은 어딜가나 영화관이 전부 멀티플렉스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비가 작거나 독립영화, 예술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죠. 그래서 감성 100% 채우는 길에 대전아트시네마를 포함했습니다. 전 여기서 홍상수 감독의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의 것을 보았습니다. 홍상수 감독은 워낙 유명해서 멀티플렉스에서도 개봉했는데 저희 동네에서는 단 1주일만에 내려서 그 때 못 봤더니 볼 수가 없더라구요. 







대전아트시네마에서는 오후 1시부터 상영을 하는데 매일 5회정도 상영은 합니다. 놀랍게도 5회 상영이 모두 다른 작품이더라구요. 요즘 호평을 받고 있는 딜쿠샤도 하고 있어서 그것도 보고 싶더라구요. 단관이고 3층으로 올라가면 여기가 영화관 로비가 맞나 싶은 분위기인데 자리도 많이 비어있어서 편하게 봤어요. 워낙 독립영화 볼기회가 없다보니 종일 이곳에 앉아 영화를 보고 싶은 생각도 들더라구요. ^^







감성충전 48%

대전시립미술관 대전창작센터는 건물이 독특한데요. 이 건물 또한 근대문화유산입니다. 옛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청지원이었거든요. 개인적으로 대전 원도심에 올 때면 빼먹지 않고 오게 되는 곳이기도 해요. 전시실은 크지 않지만 항상 특색있는 전시를 하고 있어서 오래시간 시선과 마음이 머물게 되더라구요.

 






지금은 [우주극장 그림자들의 몽타주]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 기획은 기초과학연구원의 아트 인 사이언스라는이름으로 열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초과학연구원이 예술가 몇명이 만든 단체인가 했어요. 문학계에서도 최근에 후장사실주의를 표명하고 문학지를 내는 작가들도 있으니까요. 근데 이 전시회의 설명을 꼼꼼히 읽어보니 과학과 예술의 융합이라네요. 작품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낸 것은 예술가들이지만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실제 기초과학연구원의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담겼다고 해요.










시간이 지날수록 과학의 진보 속도는 점점 빨라지는 것 같아요. 사람의 노력 뿐 아니라 AI의 노력도 더해지고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우주는 여전히 엄청난 미지의 세계이기에 언제나 우리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이겠죠.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달만 해도 50년전 인류가 발을 디딘 후 지금껏 그리 나아간 것 같지 않죠. 여전히 저 같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문든 밤 하늘을 바라보았을 때 둥근, 찌그러진, 하얀, 노란 예쁜 달일 뿐인 것 같아요. 달을 소재로 한 작품도 많았는데 이런 작품들을 보고 있다보니 저도 달과 관련된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고 싶어지더라구요. 







감성충전 72%

대전 원도심으로 향하기 전 지도를 보고 미술관, 극장 등 갈 곳들의 위치를 먼저 확인 했는데요. 그 외에 딱 미리 한 일이 있는데 바로 대전 국제 포토저널리즘전 티켓을 예매한 것입니다. 물론 현장 구매도 가능한다. 소셜커머스에서 사면 20% 정도 저렴하더라구요. 2017년 1월 20일까지 옛 충남도청(현재 근현대사 전시관 및 도지사실 전시관)에서 열리고 있으니까 시간되시면 들려보세요.







요즘은 사진을 잘 찍으시는 분들이 많아서 블로그들을 보면 정말 예쁘고 멋진 사진들을 많이 보게 되죠. 근데 포토저널리즘은 다르더라구요. 이름 그대로 저널로서 사진들이어서 정말 강렬하고 인상적인 사진들이 많았습니다. 이미지만으로도 감정적인 동요가 커지는데 사진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 마음이 정말 낮게 가라앉습니다. 사진전이 열리는 옛 충남도청에도 한국전쟁 당시의 총탄 자국이 있는데요. 섹션 1은 한국전쟁에 참상을 담은 데이비드 더글라스 던컨 100주년 기념 사진전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땅에서 벌어진 전쟁의 기록이어서 작가가 담은 연합군들 뒤편 풍경에도 시선이 많이가더라구요.







전시실 내 사진촬영은 안되고 복도에서만 가능했습니다. 섹션2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이었는데 IS 점령지를 비롯해서 세계 곳곳의 계속되고 있는 전쟁의 모습을 담고 있었습니다. 한국전쟁이 흑백의 사진이었다면 섹션2의 사진들은 지금도 진행형인 너무나 생생한 사진들이어서 답답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폐허가 된 도시와 서로를 향한 총부리, 그 사이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너무나 생생하게 담겨져 있었습니다. 그런 전쟁터만을 찾아다니는 사진기자들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울부짖는 사람들에게 렌즈를 들이미는 이들의 마음은 어떨까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물론 이들이 이런 잔인한 상황을 전세계에 알려야만 이 문제를 해결해야한다는 공감대와 함께 움직임이 일어나겠지만 막상 그 현장에 있는 사람에게 들이미어지는 카메라 렌즈는 조금 잔인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네요.









감성충전 81%

재작년에 대전 원도심에 있는 근대문화유산들을 둘러보고 포스팅 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가보지 않은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옛 충남지사 공관인데요. 제가 안 갔다기보다는 그때는 개방을 하고 있지 않아서 못 갔었어요. 작년 가을부터 개방되었는데 전 기회가 없어서 못 가보다가 예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감성 100% 채우는 이번 여행에서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공관은 1932년 지어졌고 2012년까지 도지사 공관으로 사용되었다고 하네요. 건물도 인상적이지만 뒷편의 정원도 예쁘더라구요. 


관람시간 : (화~토, 국/공휴일) 10:00 ~ 17:00, (일요일) 14:00~17:00

휴관 : 월요일, 일요일(~13:30까지), 1월 1일, 설날과 추석 당일 및 전후일

12~13시는 중식시간이며 관람객은 운영 마감 10분전까지 퇴관 준수

기타문의 : 042-270-6300~2 (도시재생과 문화재생담당)







감성을 꽉 채우는 길이었기에 가방에서 스케치북을 꺼내 공관 스케치를 했는데요. 춥네요. 그래서 기와를 그리려고 짙은 파란색 물감으로 한줄씩 그리다가 다시 가방에 넘었습니다. 내년 봄에 근대문화유산 건물들을 다시 한바퀴 돌면서 그림을 그리려구요. 최근에야 수채화 그리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서 이제 여행 다닐 때 그림을 그리려고 하는 편이거든요. 올 겨울 집에서 그림 연습 많이 해서 내년에는 그림을 그리기 위한 대전 원도심 여행을 떠날 계획입니다. ㅎ







감성충전 99%

위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대전 원도심에는 갤러리와 공연장이 참 많습니다. 골목을 누비며 갤러리에 들어가 그림 구경을 하는 즐거움 정말 크더라구요. 이안갤러리는 작품을 판매하고 있기도 했구요. 곧 새로운 기획전시도 한다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을 들러보세요. 사실 서울에서도 대학로를 벗어나면 소극장이 많지 않은데요. 여행을 하다보면 소극장이 정말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근데 대전 원도심에는 소극장이 꽤 많이 눈에 띕니다. 소극장에서는 대극장과는 다른 정서가 있죠. 좋아하는 극단과 공연장을 만들어두면 공연보러가고 싶을 때 고민할 필요 없이 바로 갈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대전 원도심에서는 소극장 고도가 좋은 작품을 많이 공연하더라구요. 꾸준히 새로운 작품이 무대에 오르기도 하구요.



▼ 이안갤러리






대전평생학습관 한 자리에 정명희미술관이 자리잡고 있어서 잠시 올라가 보았습니다. 12월 중순까지 기획전이 열리고 있는데요. 정명희 화백이 40년간 그린 1396점을 기증하므로서 생긴 미술관이라고 하네요. 







문화공간 주차는 몇년전부터 이 동네에서  가장 활발한 전시공간인 것 같아요. 2016년 하반기 전시 일정이 거의 주단위로 적혀있는 안내판이 외부에 붙어있더라구요. 내부에는 관람객들이 꽤 있어서 사진을 찍지 못 했는데요. 정용민 작가의 개인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갤러리에 들어가서 작품구경을 하고 다니다가 으릉정이거리를 지나가는데 마침 2016 대전 게임콘텐츠페어를 하고 있었습니다.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부스들이 많아서 몸치로서 허우적거리면서 몇 가지 게임을 직접 해 보기도 했네요. ㅎ 으릉정이거리에는 스카이로드가 있고 많은 즐길거리가 많아서 밤이 화려하죠. 이 거리만 오면 원도심이 가지고 있는 오래되고 서서히 축소되어가는 느낌은 전혀 느낄 수 없죠. 







감성충전 100%

감성을 99% 채우고 돌아서 대전에서 집으로 돌아갈 때면 꼭 들르는 성심당에 들러 빵을 한 상자 샀습니다. 여기서 꿀팁 하나 알려드리자면 옛 충남도청에서 포토저널리즘전을 보고 나오는데 길 건너에 상품권 판매하는 가게가 있더라구요. 거기 창에 성심당상품권 12% 할인이라고 붙어있기에 저도 거기서 만원짜리 상품권 하나 사서 성심당으로 향했어요. 성심당 상품권이 있는 지 처음 알았네요. 저처럼 옛 충남도청과 성심당에 모두 들르시는 분들께는 좋은 팁이죠?









대전 원도심으로 떠나 본 감성 100% 채우는 길 어떠셨나요? 포스팅을 보다보니 데이트 코스 같기도 하죠. 사이사이에 맛집과 카페를 넣으면 데이트 코스 완성입니다. ㅎ 예쁜 카페와 맛있는 가게들도 많으니까 다양한 데이트도 즐길 수 있는 곳이 대전 원도심 같아요. 아, 사진 다시보니 튀소구마 먹고 싶어지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