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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스리랑카 여행

평화롭고 때론 활기찼던 바닷가 마을, 마타라



카타라가마에서 마타라로 가는 길에서 내리고 싶은 곳이 많았다. 카타라가마에서 1시간만 가면 함반토파에 도착하는데 바로 바다 옆인데 파도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스리랑카와서 처음보는 바다였기에 그런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마타라는 스리랑카 남쪽 바다와 닿아있는 꽤 큰 도시다. 그래서 외국인들에게는 스리랑카 남부 여행을 할 때 교통의 요지 정도로 여겨질 수 있을 것 같다. 역사적으로 보면 스리랑카의 세왕국 중 하나인 루후나 왕국에 속해있던 곳이다. 얕은 바다에 장대를 세우고 그 위에서 낚시를 하는 전통 낚시를 하는 어부들을 볼 수 있는 미리사 바로 옆에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그 이미지는 스리랑카 여행을 대표하는 이미지여서 처음에는 미리사로 가려고 했는데 이런 어업이 이제는 실제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관광객들이나 사진작가들에게 돈을 받고 연출을 해주는 정도만 남아있다고 해서 미리사로 향하지 않고 마타라로 왔다.







숙소(Mayura beach resort)는 배낭여행자로서의 신분을 망각하고 바닷가에 자리한 꽤 괜찮은 곳을 잡았다. 1200부터 있었는데 바다가 보이는 방은 2100에 세금 210해서 2310루피였다. 그냥 싼 방에서 자려다가 바다 앞에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서 바다가 보이는 방으로 했다. 방이 크고 깨끗하고 좋았다. 침대에 누워서도 바다가 보인다. 낮에는 참 좋았는데 어쩌면 그렇게 모기가 많은지 모기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을 지경이었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 50군데를 물렸다. 창문 하나없는 2천원 짜리 방에서도 꿀잠 잤었는데 10배가 넘는 가격의 방에서 에 잠을 잘 수 없다니!






▼ 발코니에서 보이는 풍경. 침대에 누워서도 보인다!




▼ 해질녘 창밖 풍경도 좋다. 이때까지 좋았지.











바다를 마주 보고 있는 교회가 예쁘다. 교회 앞에 미사 시간이 크게 붙어 있어서 미사를 보고 싶으면 시간에 맞춰가면 된다. 평일 아침은 6시 30분에 미사가 있다. 워낙 여행 정보 없이 그때 그때 잠깐 찾아봐서 몰랐는데 이 동네에 1706년에 독일인에 의해 세워진 교회가 있었다네. 여행 준비 좀 하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뒤늦게 한다.








마타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해안가와 다리로 연결되어있는 작은 섬인 비둘기섬에 자리한 불교사원이다. Paravi Dupatha라고 불리는데 이곳과 연결되는 다리는 2004년 쓰나미에 사라져서 2008년에 다시 세워진, 사람들만 건널 수 있는 작은 다리다. 몇 개의 건물과 부처상이 자리하고 있는데 눈에 띄는 것은 부처의 발바닥이었다. 개인적으로 불교 사원에서는 보지 못했고 자이나교 사원에서는 이런 형태를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근데 이 곳에 있는 건 Adam's Peak에 있는 것의 복제품이라고 한다. 스리랑카 산인데 이름이 왜 저런지는 모르겠다. 이 사원 앞에는 마타라 포트가 있다. 시계탑과 그 옆으로 방어용으로 쌓아놓은 돌벽이 세워져있고 그 옆으로 넓은 잔디밭이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주로 크리켓으로 하는 장소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 해변이나 마을 풍경은 정말 평화롭다. 하지만 파도는 생각보다 거친데 2004년 쓰나미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던 곳이기도 하다.


























마타라의 분위기는 이렇다. 버스터미널 근처인 이곳이 도시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는데 툭툭기사 말로는 내가 지나온 돈드락이라는 곳이 이 근방의 중심지역이란다. 어쩌면 이때 그곳에서 축제를 하고 있었기에 여행자라면 그곳이 지금 여행의 중심이 되어야한다는 의미였을 지도 모르겠다. 마타라는 예쁜 바닷가 마을이었지만 일상을 평화롭게 보내는 느낌이었거든. 하여간 돈드락은 버스를 타고 오면서 봤는데 5km정도 떨어져 있는데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파란 건물과 큰 불상이 있어서 내릴까말까 고민하던 바로 그곳이었다. 그 근처에는 등대도 있다. 






비치와 에머랄드빛 바다를 보려면 바다를 낀 도로를 타고 콜롬보 방향으로 더 가야한다. 갈레(골)부근에 많다. 정확히 갈레는 또 아니다. 그렇다고 마타라 물이 더러운 건 아니지만 작렬하는 태양과 일광욕, 스킨 스쿠버의 분위기는 아니다. 물장구 정도는 가능 하지만 물에 조금만 들어가 서 있어도 파도가 장난 아니다. 스리랑카 어디서나 크리켓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많은 바닷가 지역에서 성곽과 시계탑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스리랑카의 모습으로 꼽을 수 있지 않을까. 또 수 많은 까마귀! 어딜가나 까마귀가 정말 많다. 특히 마타라엔 더 많은 것 같다. 무슨 일인지 바다에 떠다니는 까마귀 시체도 있고 길에 죽어 있는 녀석도 있었다. 







이 동네 자체에 특별한 것이 있지는 않다. 게다가 외국인이 찾는 여행지도 아니다. 마타라에서 43km 거리에 있는 Galle 갈레(골)이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곳이다. 그래서 이 동네에서 외국인을 하나도 보지 못했다. 해변에서도 심지어 차도에서도 스리랑카의 소들은 왜 이리 주인도 없이 혼자 혹은 떼로 잘 돌아다닐까?! 항상 다니던 길을 알아서 다니는 걸까? 풀을 뜯어 먹더니 길을 건너서 어디론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