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낭메고 떠나다/인디아 여행기

자이살메르 사막투어




 자이살메르 사막투어는 자이살메르에 있는 거의 모든 숙박업체가 제공하는 이 동네 대표 투어다. 직접 운영하지 않아도 연계를 해준다. 처음에는 타이타닉에서 신청했는데 주인이 계속 미루어서 가지를 못했다. 처음부터 예약을 걸어두었는데 첫날은 사람이 없다고 했고 둘쨋날은 왜 내게 루프탑에 오지 않았냐고 올라와서 사람들하고 이야기했으면 좋았을텐데 없어서 취소되었다는 거다. 난 예약을 걸어두었고 하루 종일 게스트하우스에 대기하고 있어야하는 것도 아니고 사실 타이타닉 루프탑은 뷰가 별로여서 난 건너편에 있는 루프탑에서 밥을 먹으며 자이살메르 성을 보고 있었다. 바로 건너편이어서 타이타닉 스탭들과 눈이 마주쳐 살짝 민망하기는 했지만 뭐, 어쩌겠어. 하여간 이래저래 투어가 안되고 심지어 내게 핑계를 대는 일에 진저리치게되는 타이타닉 게스트하우스였다. 그 외에도 타이타닉에서 짜증나는 여러 일이 있었는데 그건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겠다. 


결국 자이살메르에 도착한지 넷째날 이른 아침. 오늘도 사막투어를 못 간다는 통보를 듣고 밖에 나가서 동네를 기웃거리는데 다른 호스텔 앞에 투어를 출발하려는 무리가 보였고 지금 조인할 수 있냐니까 가능하다고 해서 바로 짐을 챙겨 와 느닷업이 출발하게 되었다.  






차를 타고 가서 내려주면 1박 2일 동안 여행자들을 가이드해 줄 낙타 주인들에게 넘겨진다. 호스텔에서 실질적으로 운영하기보다는 낙타를 가지고 있고 사막투어를 해 줄 수 있는 이 동네 사람들 명부를 가지고 있고 소개시켜주는 것 같다.





생각보다 낙타는 컸고, 높았고, 많이 흔들렸다.

낙타는 힘이 굉장히 좋은 동물이었다. 많은 짐과 사람을 등에 이고도 모래 위를 잘도 걸어갔다.

낙타의 다리 등에 날파리, 모기 등이 굉장히 많이 꼬여서 이를 털어내려고 툭툭 움직일 때마다 휘청했다.

함께 투어한 사람이 안티 벌레 스프레이 같은 걸 뿌려주니까 한결 좋아보였다.






함께 투어한 사람들과 이메일을 교환했어야하는데 놓쳤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었지만 내 사진을 받지고 보내주지도 못했다.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 한다는 일본 커플





사막투어인데...

참 이상하지? 초원을 걷고 있어.

그래도 나쁘지 않다.

하늘은 파랗고 땅은 푸르고

나만 낙타 등에 혼자 탔으니까.

햇살이 조금 뜨거울 뿐.








맨 앞에 있는 먼 산 바라보고 있는 낙타가 날 태워 준 녀석이다.

뒤에 물통을 실었기 때문에 다른 낙타는 모두 2명씩 탔는데 나만 혼자타서 편했다.

다리에 새겨진 문장은 낙타의 소유를 구분짓기 위한 것 같다.




뭔가 흔히 생각하는 전형적인 사막이 아닌 곳을 지나 점심을 먹기 위해서 멈췄다.

알고보면 전세계에 있는 사막 중 새하얀 모래로만 이루어진 곳은 얼마 되지 않는다.





낙타 리스펙트.

쉬는 동안 사람은 물론 등에 올려져 있던 짐과 안장까지 모두 내려놓는다.

낙타를 배려하는 모든 것은 투어에 함께하는 현지인들이 낙타 주인이기 때문이다.








낙타를 항상 옆 모습으로만 봐서 그런지 앞모습은 참 낯설다.

낙타의 얼굴을 그려보라고 하면 앞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울 것 같다.






낙타는 사람과 유대관계가 있는 모양이다.

낙타를 묶어둘 줄 알았는데 그냥 자유롭게 두었고 한마리가 터벅터벅 나무로 걸어갔다.

근데 걷는게 좀 이상한데? 라고 생각해서 다리를 보니 앞다리를 묶어두어서 보폭이 엄청 작다.

개 정도의 친밀감은 아니고 말정도 되나보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는데 목동이 있었다.

아니 여기서?

주변에 집 한채 없는데 도대체 왜 여기서 동물들을 키우는 지 신기하다.

바디랭귀지로 대화 했는데 그늘에 서 있었기에 얼굴이 굉장히 어둡게 나와서 속상해했다.

아래사진은 밝기를 조절해서 그나마 좀 보이지만 액정으로 봤을 때는 내 카메라 때문에 미안했다.





버너 따위 없다. 

나무에 불을 붙여 냄비를 올리고 음식을 한다.








모래가 퍼석퍼석 씹히는 맛있는 점심이 완성되었다. ㅎ

하나도 남김없이 먹었다.

다 먹고 고운 모래에 그릇을 박아서 문지르자 깨끗하게 씻겼다.





사막이라는데

심지어 수박도 자라고 있었다. ㅋ

아직 덜 자라서 쓴 맛이 났다. 

무슨 생각으로 먹어봤는 지 모르겠다. 나중에 다 자라면 사막투어를 온 사람이나 근처를 오가는 목동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을 텐데.

어쩌면 그러려고 심어두었는 지도 모르는데...

아무 생각이 없었다.





든든하게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

점점 모래가 많아지면서 그럴싸한 풍경이 더 자주 눈에 띈다.








뜨거운 햇살 위를 걷는 것이니 한번에 많이 가지 않는다.

다시 휴식.

그늘에서 오수를 즐기는 어르신.





그리고 하룻밤을 지낼 곳에 도착했다.

사막투어라고 하면 기대하는 바로 그 풍경 앞에서 자게 된다.

앞 뒤 다 짜르고 여기서만 다양하게 사진을 찍으면 자이살메르인지 북아프리카인지 모를 것 같다.











해가 지고 밤이 되고 일본 커플이 맥주값 주니까 어디선가 시원한 맥주가 배달되었다.

음... 어떻게 온 거지? 알고보니 코 앞까지 차가 들어오는 건가 싶기도 하고... 

밤에는 정말 추웠다.

급하게 조인한 것이어서 그런지 내가 이용할 수 있는 침낭이 없었다.

당연히 빌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낙타 안장 아래있던 거적대기를 대충 덮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영화 미이라에 나오는 곤충 같은 녀석이 사방에 흔적을 남겨놓았다.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발자국들도...

간밤이 무엇이 오고갔을까.










자이살메르성으로 돌아가기 위한 지프를 타러 가기 위해서 일어나서 얼마되지 않아 바로 떠난다.











투어가 끝날 때 가이드들이 팁을 요구한다. 지난밤 이걸 알아서 동행들에게 내가 가지고 있던 베트남 지폐를 나눠주면서 이거 주자고 했다. 어차피 쓸데없이 들고다녔기에 근데 일행 중 하나가 자기는 제대로 팁을 주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이제 투어가 끝나고 팁을 줄 때인데 일본커플과 내가 팁을 주는데 어제 그렇게 자기는 제대로 팁을 주고 싶다고 내게 무안을 주었던 이는 자기는 잔돈이 없다는 말과 함께 그냥 멀뚱거리고 서 있다. 그냥 조금 큰 돈을 주거나 함께 투어한 사람들에게 빌린 후에 숙소에 도착해서 갚으면 될텐데... 그냥 자기 돈 줄 생각은 없는 거겠지. 지난밤 그 정색은 뭐였지? 세상엔 이상한 사람이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