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와일드씽

 무엇을 실험하고 보여주고자 했는가?

 

 혜화역 1,2번 출구쪽에는 전세계에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을만큼 많은 공연장들이 모여있다. 그리고 그 반대편 혜화동 로터리 방향과 성균관대쪽에도 몇몇 극장들이 있는데 그 극장들에서 공연되어지는 극들이 평범하지 않고 실험적인 느낌이 들어서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편이다. (물론 공연장은 훨씬 열악한 곳이 많다.) 그래서 Wild Thing에 굉장히 기대를 많이 하고 갔다. 심지어 이들은 '소리이미지극'이라는 듣도보고 못한 장르를 내세우고 포스터 위에는 "201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실험적 예술 및 다양성증진지원 선정작"이라고 당당히 밝히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공연은 실망이었다. 지난해 공연 이미지 스틸을 보면 올해와는 달랐던 모양이다. 이 극을 실험극으로 볼 수 있을까도 의문이다. 개인적으로 실험극에는 굉장히 관대한 편이다. 상투적인 극을 만들 때보다 실험극을 만들 때 더 즐겁겠지만 실험적이기에 관객을 끌고 가기 힘들 수 있기에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함을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와일드씽은 많이 부족하다. 실험극이 아닌 아동극이라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영화 <나디아 연대기>와 <괴물이 사는 나라>를 어설프게 따온 학예회용 연극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애매모호한 그림자극과 이제 더이상 신선하지 않은 극 중 악기사용, 리듬이 없는 발굴림과 멋지지도 않고 상징을 담고 있지도 않은 긴 몸짓등으로는 결코 성인 관객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차라리 공연시간을 낮시간으로 옮기고 아동들을 위한 극으로 가는 것이 어떨까? 초반 무대 전환에 상당히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도 개선해야 할 점이다.

 

 공연진행도 미숙했다. 8시가 지나서야 공연이 첫공연이라는 핑계로 10분정도 늦게 시작된다는 통보를 했고 결국 공연은 8시 20분에 시작되었다. 기다리는 동안도 극장안에서는 연습과 함께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관객들을 기다리게 하면서 그들은 무엇이 그리 즐거웠을까? 공연시간이 지나서야 공연시작이 늦을 거라는 걸 알리는 건 뭘까? 더 재밌는 상황도 있었다. 연극 와일드씽은 일주일전 조기예매했으면 1만 2천원에 볼 수 있다. 정상가는 2만원이다. 인터파크에서 예매를 했다는 사람이 티켓팅을 했다. 그 사람이 잠깐 나간사이 현장구매를 하려는 사람이 있었다. (심지어 예매자가 나간 이유는 티켓팅하는 곳에 컴퓨터가 없어 예매상태를 확인하지도 못해서였다.) 티켓팅을 해 주는 사람은 아는분 소개로 왔냐고 물었지만 그 분은 관계자도 아닌 그냥 순수관객이라고 했는데 1만원의 티켓가격이 책정되었다. 극장에서 가장 재밌는 장면이었다. 예매자가 현장구매자보다 더 비싼 비용을 치뤄야하는 것 말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의 후원으로 티켓을 팔아 수익을 낼 생각을 하지 않는 걸까? 마치 예매사이트를 이용한 티켓구매와 현장판매를 예상치 못한 듯 행동하는 모습에 놀랐다. 연극에는 티켓도 존재하지 않았다. 팜플렛을 한 장씩 주었을 뿐이다. 프로그램도 아닌 한장짜리 팜플렛말이다. 팜플렛에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으로 돈을 더 들이지 않고 쉽게 티켓역할을 하게 만들수도 있었을 텐데 정성이 부족한 것 같다. 극에 나오는 소품들에서도 단지 정성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여기저기서 느껴졌다.

 50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안타깝게도 와일드씽이 보여준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나마 짧은 시간이었기에 관객의 인내는 한계에 다다르지 않았을 뿐이다.

Posted by 가나다라마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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