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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사이를 지나

위키리크스 : 권력에 속지 않을 권리 - 위키리크스 이해하기


 위키리크스 이해하기

 

 이 시대 폭로의 아이콘 위키리크스에 관한 책이다. 위키리크스에 대한 책은 지난 해 여러권 나왔다. 그 중 <위키리크스 권력에 속지 않을 권리>가 제일 유명하기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독일의 두 기자에 의해 쓰여진 <위키리크스>는 기본적으로 위키리크스에 열린 마음을 가진 상태에서 객관적인 내용을 전하고자 한다. 물론 이 두 기자는 오랫동안 위키리크스를 관찰해 왔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에 주관적이 견해도 상당히 들어있다.  

 <위키리크스>에는 그 동안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문서의 내용들이 대략적으로 드러나 있다. 그 중 미국의 방첩법에 대한 언급이 있다. 그것은 우리의 국가보안법을 떠올리게 한다. 오래 전 만들어졌고 법의 적용에 있어 명확하지 않게 적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서 많은 문제와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를 낫고 있다는 점까지 말이다. '워싱턴은 국가에 코드가 알려지지 않은 이메일 암호화를 법으로 금하고 긴급히 암호제작 소프트웨어의 해외 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1 상식적으로 이런 게 가능한가 싶은 것들이 미국에서 당연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어느나라나 힘 있는 자들이 어느 정도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언론 장악력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미국은 다양한 의견에 대한 어느 정도의 언론의 자유라는 것이 존재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모두 국가의 통제 아래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었나보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문서에서 드러난 미국의 유엔 사찰과 기후협정을 무산 시키려는 시도 또한 충격적이었다. 우스운 것은 이러한 불법적인 행위들이 드러났음에도 그 누구 하나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힘 있는 자들은 벌은 받지 않는다. 세상은 정말 부조리하다. 모든 것이 드러났다고 생각되지 않기에 또 다른 숨겨진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지면서도 밝혀내면 뭐하나 그냥 잠깐 이슈가 되었다가 아무 조치도 없이 사라질텐데 하는 회의적인 생각도 든다.

 

 

 아무것도 계속 비밀에 부쳐질 수 없으며 모든 것이 대중에게 공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 적어도 위키리크스 사람들은 그렇게 확신한다. 권력자들이 시민들에 의해 통제된다면 더 나은 정치가 출현할 수 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인터넷이다. 인터넷은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가로막는 장벽을 낮추기 때문이다. 이것이 2.0 버전의 견제와 균형(Checks and Banlances) 이념이다. 몇 가지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원칙은 매우 간단하고 또 효과적이다.2

 

 

 위키리크스가 줄리언 어산지에 의한 주도되고 있기 때문인지 <위키리크스>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줄리언 어산지에 대한 과거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 책의 초반부에 이 부분을 읽고 있자면 마치 한 인물의 전기문을 읽고 있는 것 같다. 위키리크스라는 조직에 대한 기대감과 이상적인 모습일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이 조직이 어산지에 의해 독단적으로 돌아가고 있고 체계적이지 못한 모습에 실망스럽기도 했다. 줄리언 어산지의 열정과 사명감은 놀랍지만 그의 쇼맨십과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점, 같은 행위에 대해서 자신은 옳고 타인은 그르다고 하는 점등 때문에 그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하기도 했다.  

 

 <위키리크스>는 독일의 기자들에 의해 쓰여서 위키리크스가 독일과 관련되어 폭로한 내용도 상당 부분 할애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과연 독일 자국 내 독자가 아닌 사람들이 이 부분을 심각하게 생각할 지 관심을 가질지는 의문이다. 사실 난 이 부분이 꽤 지루했고 왜 이리 비중 있게 이야기 하는 지 모르겠더라. 위키리크스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위키리크스와 어산지에게 가해지는 제재들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권력과 자본에 의해 한 몸둥이처럼 움직이는 조직들에 깜짝 놀라게 된다.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위키리크스의 폭로에 대해서 긴가민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제재는 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네트워크 중립성'에 생각을 정리해 볼 필요 또한 느끼게 된다.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모든 사람의 의무이자 권리이다. 모든 것이 국가와 자본에 의해 통제된 세상에서 살고 싶은 사람은 권력과 자본을 가진 극소수의 사람들 뿐이다.

  1. 59쪽
  2. 1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