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낭메고 떠나다/대한민국 여행

[성남 명소] 수도권 최대 민속 5일장 모란시장


모란역을 나오자 이미 인도를 따라 많은 노점상들이 줄지어 있고 그것을 구경하는 사람들도 북적거렸다. 모란시장은 전국에서 가장 큰 민속장으로 4일과 9일마다 열리는 오일장이다. 1960년대에 대원천을 덮어서 만들어졌다. 울긋불긋 천막들이 줄지어 있는 350미터의 긴 시장을 중심으로 골목골목 오일장이 아니어도 여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장이 서지 않는 평소에는 공영주차장으로 사용된다. 평일에 열리는 시장임에도 사람들도 북적거렸다. 전통시장의 연령층이 원래 높다보니 평일과 주말의 차이가 그나마 적은 것 같다. 모란시장이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은 것은 1980년대부터라고 한다. 수도권에 자리잡은 5일장에다가 당시에는 고추 시세를 모란시장에서 결정할 정도로 많은 상인이 몰려있었다. 지금은 전국 개고기 유통의 30%를 차지하고 있어서 사람들에게 그 이미지가 강하게 부각되어있는 것 같다. 맛집들이 같은 분야별로 골목을 이루듯이 모란시장은 야채, 가금류, 잡곡, 약초, 생선 등 13개 품목으로 나뉘어서 함께 모여있다.



운영       : 4일과 9일 장이 열리고 그 외에는 주차장으로 이용

영업시간 : 9시 ~ 19시 

대표전화 : 031-721-9905

위치       : 분당선 모란역 5번출구

홈페이지 : http://www.moranjang.org/ (활발히 운영되지 않음)



시장은 사진 찍기 좋은 곳이지만 관광지가 아닌 생활터전인 그곳에서 카메라를 들이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시장 구경을 하는 동안은 사진을 잘 못 찍다가 시장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옆 건물 옥상에 올라 사진을 찍었다. 밑에서는 보이지 않던 시장 전체가 한 눈에 들어왔다. 많은 전통시장들이 대형마트에 밀려서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을 도입하고 있다. 그런데 그 모습은 흡사 대형마트들의 서비스를 따라하는 것에 불과해보일 때가 많다. 그것에 비해 모란장은 아직까지 그 명성만으로 시장에 활기가 넘치는 모습니다. 50년 남짓 된 시장이지만 마치 조선시대에도 시장은 이런 모습이었을 것만 같은 풍경이다. 모란시장에는 시장과 함께 역사를 함께하는 기름골목이 있다. 40개가 넘는 기름집이 아직도 튼튼한 단골들 덕에 계속 장사를 하고 있다. 공장에서 나온 기름을 마트에서 사먹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깨를 가져다가 기름을 짜먹는 모습이 정겹게 느껴진다.



 모란장에는 굉장히 많은 동물을 볼 수 있다. 개, 닭, 오리, 토끼 등 왠만한 것들은 다 볼 수 있다. 애완용으로 판매되는 것도 있지만 대개는 식용으로 판매되기에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특히 동글동글 눈망울을 반짝이는 개들은 바라보는 것만으로 죄를 짓는 느낌이다. 전국의 개고기 30%를 차지하고 시장이기에 이런 모습은 모란장의 상징적인 모습 중 하나로 남아있을 것이다. 그리고 젊은이들의 발길을 찾게 하는데 걸림돌이 되게 하는 요인 중 하나가 될 거라는 것도 분명해보인다. 젊은이들 뿐 아니라 아이를 가진 부모가 아이 손을 잡고 그 길을 지나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보니 할아버지, 어저씨들이 몰려있는 곳이 보였다. 약장사처럼 현란한 언변으로 공구를 팔고 있는 것을 구경하고 계셨다. 장에 오면 이런 구경을 할 수 있어 좋다. 신기하다. ㅎ 야바위로 사람들을 불러모아 맞추면 물건을 공짜로 주겠다는 분들도 계셨다. 손님을 끌기위한 그들의 모습에 호응하듯 그런 곳을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그리고 다가오는 겨울, 아니 벌써 한발짝 들어선 겨울 대비 두꺼운 옷들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시장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먹거리다. 모란시장을 대표하는 음식은 손칼국수다. 수십개의 음식점들이 천막아래 옹기종이 모여있는데 점심시간에는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다행히 난 혼자이기에 딱 한자리 남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다 4개 정도 되지만 모든 사람은 손칼국수를 먹고 있다. 칼국수에 다대기와 매운고추를 양껏 넣어서 칼칼하게 먹는 것이 모란장 칼국수의 특징. 시장 구경 온 사람들 뿐 아니라 근처 회사에 근무하는 분들도 점심을 먹기 위해 많이 찾는 것 같다. 면발이 쫄깃쫄깃하고 국물도 맛있어서 대만족. 4천원으로 든든한 점심을 먹었다. 칼국수가 대표 음식이지만 없는 것 없이 다 있다. 해산물에서 고기, 파전까지. 그리고 여기에 술도 빠져서는 안되겠지. 점심부터 안주거리들과 함께 거하게 드시는 어르신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성남 일일여행을 계획한다면 단언컨대 모란장이 서는 날에 맞춰서 가야한다. 성남여행에서 모란시장을 뺀다면 절반을 잃는 것이다. 골목골목 시장구경을 하다보면 반나절이 금새 지나가버린다. 북적이는 시장을 느끼고 싶다면 모란장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