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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를 바라보다

[뮤지컬] 웰컴 투 마이 월드 - 심플한 무대와 깔끔한 볼거리

뮤지컬 웰컴 투 마이 월드

 

 심플한 무대와 깔끔한 볼거리, Welcome to my world

 

  뮤지컬 <웰컴 투 마이 월드>는 프로모션이 잘 되고 있는 것인지 종종 웹상에서 포스터와 사진을 보았기 때문에 익숙했다. 하지만 이 뮤지컬이 공연되는 곳이 명동 해치홀이라니... 명동에 이런 극장이 있었나? 명동엔 얼마전에 다시 문을 연 명동예술극장과 창고극장 밖에 없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었다. 알아보니 지난 4월에 문을 열고 제대로 된 공연을 하는 것은 이 작품이 처음인 셈이었다. 명동 한가운데 겉모습이 좀 있어보이는 M-플라자 5층에 공연장이 있었다. 더구나 서울문화교류 관광정보센터 안에 위치해 있었다.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가서 여기에 이런 것도 있었네 하고 공연장을 찾으려는데 유리문 안쪽에 <웰컴 투 마이 월드> 창구가 보였다. 외국인들을 겨냥한 작품들을 공연하기 위한 것이었을까? 공연장은 건물의 겉모습과는 달리 소박했다. 대학로의 소극장보다는 규모가 큰 편이었지만 결코 아름다운 극장 정도의 대학로 극장보다 좋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자리를 찾아 앉았을 때 앞자리와 높낮이 차이가 적어 시야 확보가 되지 않을 것이 굉장히 엄려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공연이 시작되고 배우들이 서서 연기하고 오른쪽 가장 끝자리여서 뒷사람 눈치 안보고 꽂꽂이 허리를 피고 공연을 피고 보니 잘 보였다.   

 

무대는 굉장히 소박하다. 아니, 텅 비어 있다. 때때로 의자 하나만 놓여져 있을 뿐이다. 무대 전체에서 문이 설치되어 있어 한번에 배우들이 등장과 퇴장을 할 수 있는 구조였다. 무대장치가 전혀 없다면 그 텅빈 공간은 온전히 배우들이 채워야 몫으로 남는다. 솔직히 난 이 공연 전날 <잭 더 리퍼>를 보고 왔고 배우들의 역량이 그들과 많은 차이를 보임이 너무나 느껴졌다. 몇몇 장면에서 웅얼거리는 듯 대사를 내뱉어 대사가 잘 들리지 않기도 했다. 그렇다고 모든 배우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확실히 그들이 함께 노래하고 군무를 출 때가 좋긴했다. 

 

 

 극의 구성도 마음에 들었다. 남형사의 상상과 용의자들의 회상등이 잘 어우러졌다. 위트있는 장면이 주를 이루었고 멋있어 보이려고 노력하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이 없어 좋았다. 어쩌면 노렸을지도 모르지만 그 모습이 자연스러웠기에 그냥 멋져보였다. 바닥에 도연의 시체가 놓여져 있는 그림에 모든 장면이 귀결되는 것도 극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든 요소였던 것 같다.  

 옷을 찢고 가죽과 망사로 이루어진 옷을 입고 나온 장면은 말 그대로 충격  무엇보다 적지 않은 나이로 보이는 데도 과감한 장면을 소화해 낸 여형사분께 박수를... 전체적으로 3번의 다른 옷을 입는 것 같다. 일반 승무원 복, 파란색 비닐(?)옷, 가죽옷은 모두 배우들에게 잘 어울려 텅빈 무대와 배우들의 부족한 0.5%를 채워주었다. 

 

 

 근데... 왜 극 후반에 여형사와 남형사의 로맨스를 넣으려고 했을까. 너무 언밸런스한 장면이었다. 대극장 아닌 작은 공연장에 봐서 더 좋았던 공연이었던 것 같다. 배우들의 땀방울까지 볼 수 있는 공연장에서 이 정도 뮤지컬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만족스럽다. ^^ 대극장은 아무리 공연이 좋아도 땀방울은 커녕 얼굴이 잘 안보이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