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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대한민국 여행

지리산 둘레보고 - 이야기길 첫날 : 장수 논개사당과 생가, 도깨비 전시관, 뜬봉샘, 남원 국악의 성지

지리산 둘레보고

 지리산 둘레보고 이야기 따라 가는 길

 

 

2박 3일간 지리산 둘레보고를 여행하게 되었다.

지리산 둘레보고는 지리산 주위의 7개 시군인 남원시, 곡성군, 구례군, 하동군, 산청군, 함양군, 장수군이 함께

지리산 권역을 관광상품화하여 만든 건데 현재 26가지의 코스가 개발되어서 다듬어지고 있는 중이다.

그 중에 내가 2박 3일간 여행하게 될 코스는 <이야기 따라 가는 길>로 설화, 전설 등의 이야기를 간직한 곳을 여행하는 것이다.

지리산 둘레길을 이제 많이 알려지고 제대로 자리를 잡았는데 지리산 둘레보고는 아직 생소하다. 아니 이번 여행을 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논개사당 / 의암공원

 

지리산 둘레보고 이야기길의 첫날.

생각보다 이른 시간 장수군에 도착해서 예정에 없던 논개사당에 들르게 되었다.

논개사당보다는 사당이 있는 의암공원이 가을빛이 가득해서 예뻤다.

 

 

의암은 논개의 호다. 논개가 왜장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끌어안고 떨어진 바위를 의암이라고 했는데 그것을 호로 붙인 것이다.

논개를 사실 기생이 아니라 여염집 여자인데 임진왜란 때 의협심에 관비의 복장을 하고 왜구들 사이로 들어갔다고 한다.

논개의 성이 '주'씨여서 여러 사적지에 주논개라고 되었있다. 성이 붙은 논개는 어색하게 다가온다.

 

 

 황진이와 성춘향에 대한 수 많은 영화와 드라마, 소설들이 있는데 논개에 대한 것은 너무나 없다.

영화를 찾아보니 56년과 73년의 것이 전부다. 드라마는 찾을 수가 없다.

논개에 대한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그려낼 수 있지 않을까?

사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은 이야기를 더욱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된다. 숨겨진 곡절은 창작자의 몫.

단순히 애국심에 그랬다는 건 이천년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그 인물이 매력적이지 않게 만든다.

논개를 더 매력적인 인물로 만들려면 숨겨진 곡절을 만들어 내야한다.

갑자기 흥미가 돌았다. 논개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고 엮어봐야겠다.

길따라 찾는 논개님... ㅎ 앞에 성인 '주'을 붙여도 뒤에 '님'을 붙여도 생경하기만 하네. ㅋ

 

 

 논개사당에는 작은 논개 기념관이 있다.

 

 

 

가을의 의암공원을 정말 예뻤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더 좋았던 듯. 시간만 넉넉했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

 

 

 

장수군의 특산물은 한우와 사과다. 한우와 사과를 가지고 축제도 하는데 지난 축제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빨간 사과와 노란색 황소머리 플라스틱에 사람들의 소원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일찍 물든 낙엽들은 이미 떨어져 거리를 덮었고 코스모스는 바람에 끊임없이 휘날리면서 반짝인다.

 

 

 

 

 논개 사당을 나와 12시에 예약되어있던 점심을 먹으로 갔다. 가는 길에 <사과판매>라고 붙어 있는 가게에 들어서니

장수군답게 한우도 있다.

 

 

 

이 농장은 사과 수확이 끝나고 박스에 옮겨 담고 있었다. 달고 맛있다. 겉에 상처가 난 사과는 좀 더 싸게 판다고.

 

 

 

 

장수 맛집 삼봉가든 

 

 

 

크게 눈에 띄지도 번화하지도 않은 곳에 덩그러니 있는 식당인 삼봉가든은 우리가 자리잡고 점심을 먹기 시작하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사람들이 하나 둘 몰려들면서 자리를 채워나갔다.

알고보니 흑염소 주물럭으로 꽤 유명한 집이었다.

 

 

장수를 대표하는 맛집 중 하나인 삼봉가든에서 우리가 먹은 것은 유황오리주물럭.

흑염소주물럭이 식당이 내세우고 전라북도가 인정한 대표메뉴인데 오리주물럭을 먹은 것이다. >0< 물론 오리도 맛있었다. ㅋ

 

 

 

가게에 딱 들어서는 순간 삼봉가든은 분명 맛으로 승부하는 곳이 분명하다고 느껴졌다.

내부가 휑하거든. 인테리어 따위 ㅋㅋ

 

 

 

토란 반찬과 전라도 소수에 그려진 춘향이.

우리 논개 누나도 열심히 분발하면 소주병에 그려질 날이 올꺼야. ㅎ

 

 

 

오리주물럭 4인분.

오리고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오리고기가 비린내가 난다고 싫어한다.

근데 대부분의 고기에서는 특유의 냄새가 있다. 그래서 요리를 할 때 그걸 얼마나 잘 잡는냐가 중요하다.

삼봉가든의 오리주물럭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유명한가보다.

오리고기를 종종 먹지만 오리구이나 진흙구이로만 먹어보았지 주물럭으로는 처음 먹어본다.

오리고기는 지방이 많은 편이어서 부드럽다. 그런데도 돼지고기보다 느끼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아서 좋아한다.

주물럭이다보니 양념맛도 굉장히 중요한데 강하지 않고 고기와 잘 어울려져서 맛있다.

 

 

오리 주물럭이 보글보글 끓으면서 식욕을 자극한다.

 

 

 

 

고기를 다 먹고 나면 밥과 반찬으로 볶음밥을 만들어준다.

근데 사실 고기만 다 먹어도 배불러서 볶음밥까지 먹기 힘들다. =ㅁ=

 

 

 

 

 

논개사당 / 도깨비 전시관 

 

 

논개의 남편 최경희는 왜에게 패하자 자살한다.
그래서 논개는 왜국을 끌어안고 죽음을 선택했다.
논개가 태어난 곳이 이 곳 주촌마을이다.
이곳은 원래 마을이 있던 것이 아니라 저수지가 만들어지면서 논개의 생가가 물에 잠시고 난 후
이곳에 만들어 진 것이다.

 

 

아직 공사중이다. 휑~하다.

 

 

 

그나마 가을이어서 다행이다. 가을 단풍이 예쁘다.

 

 

논개 생가에는 도깨비전시관과 아가씨를 부탁해 촬영장소가 함께 조성되어있다.

이곳에 온 것도 논개 생가보다는 도깨비 전시관을 보기 위해서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신비한 존재에 대한 호기심이 크다.

그리고 그것은 새로운 이야기와 환상을 만들어낸다.

도깨비라는 존재는 신비한 존재이면서도 동양적이다.

그래서 매력적이면서도 산업적으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큰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장수에는 예로부터 도깨비가 많이 출몰한다는 산이 있어서 도깨비 전시관을 만들었다고 한다.

 

 

 도깨비 전시관에 들어서는 순간 파악되는 분위기는 아이들, 특히 꼬마들을 위해서 만들어졌구나 하는 것이었다.

일본의 도깨비축제 같은 무시무시함은 없고 아기자기하다.

 

  

 

그렇지 않아도 작고 충분한 이야기가 담겨있지 않은 전시관에 도깨비와 관련없는 장수군의 전설에 대한 전시관도 있다.

도깨비가 나오는 이야기도 있기는 하다만. 도깨비는 정말 좋은 소재인데... 도깨비라는 것 때문에 흥미가 돌았지만 아쉬운 점이 많았다.

 

  

 

아이들을 위한 도깨비 체험프로그램들.

 

 

  

 

장수군의 로고는 참 마음에 든다. 장수만세라는 촌스런 문구도 왠지 정감있고 독특한 맛이 있다.

 

 

 

<아가씨를 부탁해> 촬영장인데 지붕이 독특하게 생겼다. 산에 둘러쌓인 마을인 참 예쁘다.

시간이 없어서 위에서만 휘익 보고 고고~ 함께 하는 여행은 시간을 내가 컨트롤하는 게 아니라 불편하긴 하다.

그래도 미리 짜여진 루트대로 움직이면 확실히 많이 볼 수 있다. 많이 보는 게 장땡은 아니지만.

주민들이 사는 집도 있고 세트장으로 남아있는 집도 있다고 한다. 얼핏 이 드라마를 본 것 같은데 이 장소는 전혀 기억에 남지 않네.

 

 

  

 

 이렇게 휑하다고 해도 날씨만 따뜻하면 돗자리과 도시락 싸와서 소풍하기 좋을 것 같았다.

사람이 없고 넓어서 그렇게 느꼈는지도. 근데 여기서 돗자리 깔고 도시락 먹어도 되나?

 

 

 

 

 뜬봉샘 생태공원

 

 

 

뜬봉샘은 금강의 발원지이다.

그 뜬봉샘 아래 쪽에 뜬봉샘 생태공원을 만들어 놓았다.

아, 돈 좀 들였겠구나 싶게 깔끔하게 조성되어있다.

 

 

 생태공원에는 금강사랑 물체험관이 있는데 이게 좀 골 때린다.

특별한 건 없다. 건물이 깨끗하고 깔끔하지만 건물 안에 특별한 것은 없다.

 

 

입구쪽에는 물과 관련된 것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 같다. 4대강 사업의 느낌도 나고.

 

 

 

어항으로 구색도 갖추었다. 둥근 어항과 그 안의 물고기들은 예쁘더라.

어항이 작다고 하는 분도 있었는데 예쁘기하다. 어항은 맘에 든다.

 

 

물 체험관인데 곤충도 전시되어 있고 화석 생성과정도 있다. 작은 전시 공간에 이것저것 참 잡다하게 넣어두었다.

이런 저닛관은 전국에 수백개 있을 듯하다. 전혀 경쟁력이 없다. 흥미도 떨어지고.

정말 이곳의 이름 그대로 '물'에 집중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차라리 교육적으로 '빗물을 받아서 사용하는 방법'이라던가.

생활 속 물을 아끼는 법을 체험하는 장소라든가. 물을 가지고 하는 실험 등... 쩝... 내 돈 주고 지은 건 아니지만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이것도 도심 한가운데 있다면 경쟁력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

 

 

 

뜬봉샘에서 그 기원에 얽힌 이야기가 하나있다.

이성계가 하늘의 계시를 받기 위해서 이곳에서 백일동안 기도를 했는데 백일 째 되던 날 봉황새가 무지개를 타고 나타났다는 그곳에 가보니 옹달샘이 있어서 그 이름을 봉황새가 떴다는 의미의 뜬봉샘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여기서 내가 빵 터진 이유가 있다. 바로 이 뜬봉샘의 기원을 설명하는 표지판 앞에 거대한 박제된 사슴이 서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 나는 뜬봉샘에 사슴과 얽힌 이야기가 있나보다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건 뭐냐 ㅋㅋㅋ

물체험관에 그것도 뜬봉샘 이야기판 앞에 이 사슴은. 정말 생뚱맞다.

 

 

여름에는 물이 흐르고 뜬봉샘으로 가는 길에 꽃길도 잘 되어있다고 한다.

물이 흐르고 꽃이 피는 계절에 오면 좋을 지도 모르겠다. 뜬봉샘까지 걸어가보고 싶었지만 역시나 시간이 없었다.

 

 

 

 

 

 

 국악의 성지

 

 

장수군에서 돌아보다가 남원으로 넘어왔다. 지리산 둘레보고에 속한 곳 중 유일한 '시'이고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을 곳이 남원일 것 같다.

기반 시설이 가장 잘 되어있을 테니까.

국악의 성지라는 곳에 갔다. 요즘 누가 국악에 관심이 있겠는가.

학교에서도 일주일에 한번 있는 음악시간이고 그것도 한 학기에 한번 할까말까한 국악수업이다.

가끔 티비에서 퓨전국악이 나올 때 오 국악도 괜찮은데 할 뿐이었다. 그래서 지루할 거라고 예상했다.

 

 

근데 의외로 흥미로웠다. 이곳은 동편제가 기원한 곳이다.
서편제는 많이 들어봤는데 동편제는 뭐야 했는데 섬진강을 기준으로 동쪽의 판소리가 동편제고 서쪽의 것이 서편제다.
물론 소리가 다르다.
시기별 판소리에 대한 이야기와 많은 악기들. 관람객에 앞에서서 설명해주고 궁금한 것에 대답해주는 해설사가 있어서 재밌었다.
수백년간 이 땅에 있었던 소리인데 난 정말 아는게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판소리는 짧은 시간도 듣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반면 노동요와 장례를 치를 때 하는 곡소리는 귀에 잘 들린다.
더 감정에 잘 호소한다고 할까 가슴으로 바로 전달된다고 할까.
이것들을 들을 수 있는 이어폰이 설치되어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눕혀서 치던 장구. 삼국시대의 악기로 장구의 초기 형태인 요고. 요고는 예전에 티비에서 다큐멘터리로 보았다.

인도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 비슷한 악기가 있고 악보가 있어서

이것이 무역로 타고 악기는 물론 음악까지 흘러들어왔을 거라고 추측하는 다큐였다.

꽤 흥미롭게 봤었는데 여기서 요고를 보네. 가끔 사극에서 보는 '박'.

 

  

 

이층으로 올라가면 전통 공연을 할 때 입는 옷들이 전시되어 있고 명창들의 기록물이 있다.

 

 

 

국악의 성지 전시관의 뒷쪽으로 오르면 국악선인묘역이 있다.

가장 앞에 있는 큰 무덤은 가묘나 여러 분을 한꺼번에 모아서 만든 건 줄 알았더니 국창... 국창... 누구였지 박초월 선생의 (맞나?) 묘란다.

위치가 정말 좋다. 국악의 성지는 풍경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네. 

 

 

 

독공장이다.
저 곳으로 들어가면 작은 방이 나오는데 그곳에 혼자 들어가 소리를 하는 것이다.
폭포수를 맞으면서 하는 건 아니지만 목에서 굴 속에 들어가 연습하는 거 같아서 뭔가 이 세상의 것 같지 않은 느낌이랄까.

현실에 없는 영화세트장 같은 느낌?

 

 

 

개관 시간 : 오전 9시 - 오후 6시

휴관일 : 매주 월요일, 신정, 설날, 추석

http://gukak.namwon.go.kr/

 

호텔 춘향

 

 

 

지리산 둘레보고 여행의 첫날밤은 남원 춘향테마파크에 있는 춘향가 호텔에 머물게 되었다.
내가 잔 방은 일반실로 춘향가 호텔에서는 가장 작은 방으로 비수기 평일 요금으로 6만원이다.

호텔 춘향가에서 잔 이유는 여기가 지리산 둘레보고 인증 숙소이기 때문이다.

 

 

 

미닫이문 안에 더블침대가 있다.

 

 

인터넷이되는 컴퓨터와 벽걸이 tv, 차를 마실 수 있는 작은 테이블이 있고 뜨끈한 방바닥과 정수기등 맘에 든다.

 

 

창 밖 풍경은 안습이지만 춘향테마파크 안에 있어서 밖으로 나가면 구경할 곳이 많다.

 

 

 

화장실에 족욕하는 것도 있고 해바라기 샤워기와 비데도 있으니 숙소에서 긴 시간 편히 쉬기에도 좋을 듯.

 

  

 

로비와 숙소. 근데 로비 카운터에 사람이 항상 상주하지 않고 뒷방에 들어가있다. 음... 모텔 같네. ㅎ

 

 

 

로비에 덕음산 산책로가 그려져 있는데 덕음산 솔밭길을 걸을 수도 있고 덕음산 전망대 쪽으로도 걸을 수 있다.

전망대 쪽은 오후 7시에서 8시 사이에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룸메가 없었다면 밤 산책이라도 갔을텐데.

 

 

 

 

호텔 앞에서 본 춘향 테마파크 모습. 관람차도 있다. >0< 이 나이 먹도록 관람차를 타 본 적이 없다. 타고 싶다.

 

 

호텔 주변 관광지

광한루원              08:30-20:00     5분거리
춘향테마파크        09:00-22:00     호텔주변
만인의 총                                    7분거리
혼불 문학관           09:00-18:00     20분거리
지리산 뱀사골 탐방 10:00-17:00     40분거리

 

1,2층은 일반 객실이고 3층은 팬션형.

 

http://www.chunhyangga.com/

 

남원맛집 두부마을 

 

 

 

저녁은 호텔 바로 앞에 있는 두부마을로 갔다.

 

 

 

정원도 잘 꾸며져 있고 식당도 운치있다.

 

 

우리가 먹은 건 두부 돌솥 정식(9천원).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맛있는 전라도 밥상이다. 

맑은 비지와  김치 비지, 두부된장찌개, 순두부, 두부부침 등 두부 음식과 돌솥밥이 나온다.

정갈하고 담백해서 좋다. 원래 두부를 좋아라한다.

 

 

저녁이니 동동주 한잔. 아~ 달다. ㅋ

 

  

 

돌솥밥의 밥을 그릇에 덜어놓고 바닥에 누궁지 위로 뜨거운 물을 부어 놓는다.

밥을 다 먹고 뚜껑을 열어 누룽지탕을 후식으로. 밥 먹고 후식이 밥이야.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