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무대를 바라보다

[연극] 기막힌 스캔들 - 나는 코미디 연극이다

연극 기막힌 스캔들

 

 나는 코미디 연극이다

 

 연극 <기막힌 스캔들>은 포스터와 제목을 보면 얼핏 로맨틱 코메디물로 보여진다. 하지만 막상 연극을 보면 알게 되지만 ‘코메디가 9할 이다’. 뭔가 달콤한 로맨틱 연극을 기대했다면 낄낄거리며 웃은 뒤 극장을 나오며 ‘응?!’ 할 지도 모르겠다. 관객에게 웃음을 주기 위한 장치로의 의도가 다분한 무수한 장면들이 때론 과연 이 연극이 뭘 말하고 싶은 걸까 하는 의문도 들지만 그 의문은 채 1분도 되지 않아 웃음으로 변한다. 그러니 가볍게 웃을 연극 한 편을 원한다면 완성도라는 면에서는 부족함이 보이지만 <기막힌 스캔들>은 꽤 괜찮은 연극인 것이다. 

 

 극장에 들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무래도 무대다. 깔끔한 거실을 보이는 무대는 실상 농장을 개조해서 만든 전원주택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손님들 방은 돼지와 사슴 방을 개조한 것으로 이 두 동물은 벽에도 장식되어져 있다. 그래서 돼지방에 들락거리는 요리사, 돼지방을 쓰게 되는 우진의 친구, 사슴방을 쓰는 우진의 애인이 동물들에 의해 상징성을 갖는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그저 농장을 개조했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한 의도 외에는 없어보인다. 돼지는 부와 복을 상징하며 종종 더럽고 부정한 동물을 의미한다. 사슴은 모든 문화권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기막힌 스캔들>의 무대는 농장을 개조했다는 설정이 무색하게 너무 세련되었다. 그래서 이런 동물의 이미지가 아니었으면 도시와 떨어진 전원에 위치해 있고 농장을 개조했다는 설정이 무색해 질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어쨌든 중요한 건...  돼지와 사슴은 집 안에 들어놓아서는 안되는 동물들이라는 거다. 우진과 우진의 아내만이 돼지와 사슴방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들은 이 집에 거주자이며 나머지 인물들은 이 집에 들어와서는 안되는 존재들이었던 거다. 배우들이 자신과 상대배우의 연기가 웃긴지 웃음을 터뜨리는 부분은 조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조금 웃음을 터뜨리고 웃음을 참기 위해 고개를 돌리는 모습은 관객에게도 웃음을 퍼지게 할 수 있지만 그게 조금 지나치면 관객은 '재네 지들끼리 뭐하는 거냐'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우진의 친구와 우진, 우진의 아내와 요리사가 오해 속에서 모인 가운데 우진의 애인이 등장하는 장면은 앞으로의 극 전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면이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황하는 두 남자와 묘한(?) 걸음걸이로 집으로 들어오는 우진의 애인

 

 

 <기막힌 스캔들>은 지난해까지 <보잉보잉 2탄>으로 무대에 올랐던 작품이다. 같은 작가가 쓴 작품이어서 그의 전작이 <보잉보잉>으로 이 작품이 2탄으로 올랐던 것이다. 다른 극단에 의해서 <누가 누구?>라는 제목으로 공연되기도 했으니 이 작품은 한국에서는 세가지의 이름을 가진 셈이다. 이 작품의 원제는 Don't dress for dinner이니 세가지 이름 모두 원작에 충실하지는 않다. 포스터만으로 보면 <누가 누구?>가 가장 가깝다. 극단 파도소리는 아마도 '섹시'에 초점을 맞췄었나 보다. 하지만 극단 i-company는 '코메디'에 초점을 맞췄다.

 

 

홈페이지 : http://club.cyworld.com/super-scand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