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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미얀마 여행기

미얀마 가는 길

미얀마 여행

 

미얀마 가는 길 

 

기대보다는 걱정이 많은 여행이다.

지난해에는 루트를 짜지 않아도 대충 윤곽만 잡아서 여행을 잘 다녔지만

그때는 모든 상황이 괜찮았다. 금전적인 여유와 어딜가나 인터넷이 어느정도 되었기에 계속 정보를

찾아가면서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미얀마 여행을 준비하면서 인터넷이 되지 않는다는 점, ATM이 없다는 점과 생각만큼 정보가 정확하게 손에 잡히지 않음을 느꼈다.

이럴 바에는 그냥 태국에서 속 편하게 쉬는 여행을 할까하는 생각이 들더라.

미얀마는 지난해 가택연금 되어있던 아웅산 수 치가 석방되고 정치계로 나오면서 급속한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아니 2010년이 되어가면서 화폐개혁과 함께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물가와 함께 여행 예산을 몇 년 사이에 2배를 높여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지금 가지 않으면 지금의 미얀마는 보지 못할 꺼라는, ATM도 인터넷도 없는 미얀마의 끝물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습게도 미얀마는 열악한 시설에 비해서 태국여행보다 예산을 더 높게 잡아야 한다.

이러니 고민할 수 밖에. 어느 정도 가격이 오른 후에는 안정적이 될 것 같다.

중간에 엄청난 돈을 챙겨먹는 고위간부들이 사라지고, 육로 국경으로 입국이 가능해져서

태국과 인도를 잇는 역할을 한다면 미얀마 여행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 뻔하다.

 

 

지난밤 늦게까지 여행정보를 찾았다. 론리 플래닛을 살 껄 그랬다고 후회를 하며

동네 서점 여기저길 갔지만 론리 영문판은 팔지 않았다. 우리나라 가이드북은 내가 원하는 정보가 없더라.

론리도 없을 지도 모르겠지만 그나마 자세하니.

5시 30분에 잠에서 깼다. 8시 넘어서 가려고 했는데 짐도 다 싸 놓아서 그보다 일찍 집을 나왔다.

마침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3300번 버스가 눈 앞으로 오고 있었다. 7시 30분 버스를 타고 미친듯이 자다가 깨니 8시 30분도 되기전 공항에 도착했다. 11시 출발인데 벌써 도착했네.

그렇지 않아도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17시간 있어야 하는데 인천공항에서도 2시간 반 기다리게 생겼다.

티켓팅을 하고 짐은 하나도 붙이지 않고 다 들고 탔다.

지난해 에어아시아를 타면서 이민 가방 같은 것을 몇 개씩 가지고 타는 사람들을 보고는

이건 뭐 어떻게해도 그냥 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그래서 손톱깍기, 커다란 삼각대, 날면도기 등 12kg이 넘는 짐을 다 가지고 탔다. 역시나 안 걸리더군.

여행을 많이 해서 느는 것은 베짱뿐. 하지만 모기에 대한 베짱은 오만이다.

모기 기피제를 사지 않아서 게이트 앞 약국에서 사는데 50밀리리터인데 1만원이나 한다. 이런.

인천공항은 와이파이 속도가 우리집과 다를 바가 없다. 영화를 다운로드 받으며 인터넷을 하다가 보니 탑승시간이다.

 

 

한 시간 남짓 지나니 창 밖으로 제주도가 보인다. 제주도는 언제나 예쁘다.

 

 

말레이시아 항공 & 말레이시아 공항 이용기 

 

미얀마 가는 비행기는 말레이시아 에어라인이었는데 대한항공과 같이 운영하는 거라고 하더군.

그래서 방송도 한국어로 같이 하고 승무원의 절반도 한국인이다. 큰 비행기였다.

창가 자리에 앉았다. 그래서 결국 통로쪽에 앉은 사람에게 비켜달라고 하기 뭐해서 6시간동안 화장실 한 번 안 갔네...

말레이시아 항공사 꽤 좋다. 가면서 영화 <더 레이디>를 보고 <가비>를 보다가 이어폰 내놓으라고 해서 끝까지 보지는 못했다. 음료도 수시로 준다. 스파게티는 상당히 느끼했다. 이래서 김치를 같이 주었구나 싶더라. 내리기 1시간 전에 샌드위치를 주기에 안 먹고 챙겨두었다.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저녁으로 먹으려고.

 

 

 

담요나 챙길걸 그랬나보다. 여행다니면서 이거 은근히 필요하고 좋은데 말이다.

기내식이 나온 후 얼마 되지 않아 창문을 모두 닫고 불을 끈다. 귀찮으니까 자라는 거지.

한 낮인데도 불을 끄니 모두 잘 잔다.

 

 

말레이시아 시간으로 오후 4시 40분에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다.

나는 다음날 10시 비행기로 양곤에 가니 무려 17시간을 기다려야한다.

이 정도 시간이면 밖에 나갔다와도 되는데 그냥 공항에서 버티기로 한다.

그냥 나갈까하는 생각도 든다. 미얀마를 가지 말고 그냥 나가서 말레이시아 여행하고 싱가폴도 갔다가 태국도 갔다가 하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 다 버스타고 다닐 수 있으니까.

투어인포메이션 가서 지도한장 얻으면 다 다닐 수 있으니까. 그게 심적으로 신체적으로 편하긴 할 것 같더라.

근데 그러면 굉장히 찜찜하겠지.

 

 

막상 미얀마에 가면 아무렇지도 않을 거다. 태양 아래 카메라를 메고 걷는 것은 즐거움일 거다.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은 실제보다 항상 크다.

10개월만의 여행이어서인지 한 살 더 먹어서인지 걱정이 많네.

많은 시간이 남다보니 티켓에 게이트가 적혀있지 않다.

쿠알라룸푸르 공항의 와이파이는 무척느리다. 라디오를 들을 수 없고 다운로드도 안된다.

그저 느리게 서치만 하는 정도. 그것도 3시간으로 제한되어있다.

 

  

 

작년에 말레이시아에서 산 어댑터가 참 쓸모있다.

3개의 납작한 어탭터를 꽃고 다리를 뻗을 수 있는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한다.

어탭터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나의 어탭터는 만인의 것으로 변모. 난 노트북만 꽂았는데 ㅋ

 

 

아무래도 평소에 쓰지 않는 카메라를 가지고 와서 불편하다.

줌이 많이 되지 않는 것이 가장 불편하다. 확실히 평소 쓰던 것보다는 좋은 카메라인데

촬영음을 없앨 수가 없다. 물론 렌즈를 바꾸어 끼우면 줌이 되지만 그것도 없다.

있어도 매번 바로바로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터.

 

 

내가 내린 터미널에는 다리를 뻗고 앉을 수 있는 철제 의자가 많았다.

어댑터도 옆에 있어서 그곳에 앉고 기대고 옆으로 쭈그려 눕고 하면서 밤을 보냈다.

등을 세워져 있으니 편할 리 없었다. 대기시간이 길다보니 티켓에는 탑승구도 적혀있지 않은 상태.

아침되어 탑승구가 나와서 보니 인천공항처럼 경전철 같은 것을 타고 다른 터미널로 이동.

거기가서보니 편하게 누워서 잘 수 있는 의자들이 많네. 쳇.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노숙을 하려면 G 게이트 쪽으로 가서 해야했어.

 

 

 

사람도 없고 시간도 많으니 공항에서 사진 놀이.

 

 

 

 

  

 

 

내가 어제 탔고 오늘 또 탈 말레이시아 항공. 하지만 대세는 에어아시아.

 

 

이 쪽 게이트의 짐 체크벨트 구멍이 작아보여서 내 짐이 못 지나가고 구멍에 걸리지는 않을까 걱정했음. ㅋ

 

 

그래. 내가 비행기 사이에 있는 사람인 거지. 근데 너무 오래 서 있는구나.

 

 

 

찰칵하는 소리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정면샷 ㅋ 나와 함께 양곤에 갈 사람들.

 

 

이제 항공권을 꺼내고

 

 

비행기를 탄다. 타면서 입국신고서도 준다. 밥이 또 나와서 다행이다.

밤새 어제 탄 비행기에서 받아서 킵해둔 샌드위치를 먹은 것이 고작이어서 맛있게 먹었다.

어제 보다만 가비를 마져 봤다. 말레이시아 항공 좋구나. =ㅁ=

 

 

 

창 밖을 보니 비행기가 사람이 아니무니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ㅋㅋㅋ

 

 

말레이시아의 굽이굽이 강물.

 

 

그리고... 미얀마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