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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미얀마 여행기

바간에 도착하다

미얀마 바간 여행

미얀마 여행의 시작을 바간에서 시작하다

 

 새벽 4시에 바간에 도착했다. 터미널에 도착하면 우선 근처 카페에 가서 숨을 돌리는 것이 우선이다.

앞에 열려있는 가게에서 티를 주문하고 앉았다. 근데 티라고 나온 것이 짜이다. >0< 얼마만에 마셔보는 짜이란 말인가.

하여간 다른 외국인 커플도 자리 잡고 앉더라. 나이 지긋한 외국인 부부는 바로 뭔 차를 타고 갔다. 좋은 호텔에서 자나? 새벽 4시에 픽업 나온 것?

하여간 호스카(마차)와 오토바이 드라이버들이 들러붙지만 그저 웃으며 노땡스라고 하면 그 뿐.

미얀마 사람들은 확실히 선을 그어서 말하면 더 이상 귀찮게 안한다.

해 뜰 때까지 멍 때리고 있고 싶지 않았고 지금 호텔 체크인해서 하루 숙박료를 더 내고 싶지도 않아서 근처의 쉐지곤 사원으로 향했다.

가게는 모두 닫혀있다.

 

 

사람도 없구 좋다. 새벽에 도착하면 근처 사원으로 가는 게 젤 좋은 것 같다.

게다가 미얀마 사원은 누워서 잘 수도 있지 않은가.

 

 

스윽 돌아보고 자리 잡고 앉으니 한 아저씨가 옆으로 와서 파고다에 절을 하고는 내게 말을 건다.

아저씨가 영어를 곧잘 하신다. 관광 관련쪽 일을 한다고 추측해서 물어보니 Lacquerware를 만들고 파는 가게를 한다고 한다. 근데 난 그게 뭔지 모른다. 바간에 도착한지 한시간 남짓 미얀마에 도착한지도 하루가 안되었으니까.

아저씨의 자부심이 대단한 것 같아서 책에서 본 것 같다고 그냥 둘러대었는데 날이 밝고 가게들이 문을 여니 아저씨가 이야기 했던 것이 무엇인지 단박에 알 수 있었다. 파는 곳이 많다. 미얀마 사람들도 일상적으로 많이 들고 다니고.

나한테 뭔가 팔려고 하나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그냥 대화를 나누고 싶으셨던 듯. 그래 새벽 5시도 안되어서 사원으로 무언가를 팔려고 온 사람은 있을 수 없잖아. ㅎ 미엔틱 아저씨와 다시 만나길 약속했지만 바간에 머무는 동안 다시 보지는 못했다.

 

 

하늘빛이 살짝 파란빛이 도니 쉐지곤 사원이 은근 멋있구나.

쉐지곤 사원은 아노라타 왕과 그의 아들 짠시따에 의해서 1060년부터 25년간 지어졌다.

아노라타왕은 미얀마를 통일한 최초의 왕이다. 다른 사원들과 마찬가지로 쉐지곤도 낫신앙과 융합된 모습을 보인다.

낫 모형들이 있다. 우리나라 사원에 삼신 할머니가 있는 것과 같은 거겠지.

 

 

우리 사진 좀 찍어줘 하는 부부(?). 내가 돈만 많으면 찍는 사람들 다 프린트 해 줄텐데. 미안.

 

 

날이 조금씩 밝아오면서 탁발하는 스님들과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사원에 있는 종은 누구나 칠 수 있다. 3번 치면 된다. 옆에 나무가 놓여져 있다.

모든 종을장치는 것이 가능해서 놀랐다. 꽤 오래되어 보이는 종도 역사적으로 의미있을 것 같은 종도 마찬가지다.

어느 사원에 가나 누구나 칠 수 있게 되어있다.

 

 

 

단지 한끼를 위한 탁발은 아니다. 어차피 넘치면 흘려버린다. 지나가는 동물에게 혹은 새모이로. 수양의 과정.

2천년 동안 이어져온 일이 오늘도 이어진다. 근데 이 아이들은 선택할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을 가진다.

그래... 뭐 7,8살 아이가 학교를 선택해서 가는 게 아니듯이 이 문화권에서는 동자승이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인 거지.

 

 

살짝 머금은 그대의 미소가 좋다. 무엇을 바라보고 있나.

 

 

미얀마에는 비둘기가 참 많다. 모이를 주는 사람들도 많고 파는 사람들도 많다.

 

 

하루에 두끼를 먹는 스님에게 탁발로 받은 곡식 조차 온전히 자신만의 것은 아니었다.

넘치는 것은 비둘기와 지나가는 들짐승들 것이 된다.

 

 

어딜가나 모여 앉아있는 새들을 날려보겠다고 그 안으로 뛰어드는 아이는 있는 법. ㅎ

 

 

새벽녘, 맨발로 탁발을 다닌 동자승들은 받은 쌀을 탈탈 털어 비둘기에 주고는 떠난다.

 

 

 

쉐지곤의 한 구석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날이 밝아졌고. 사원으로 통하는 회랑에 있는 가게들은 문을 열었다.

그리고 이게 아까 아저씨가 이야기했던 Lacquerware라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쉐지곤 파고다의 정문으로 향하는 회랑으로는 걷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옆으로 난 이 회랑으로는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다닌다.

 

 

 

아직도 시간이 일러서 체크인을 하면 하루치 숙박비를 더 내야할 것 같아. 주위를 배회한다.

 

 

 

회랑 옆 이야워디 강 쪽으로 마을이 있고 그 사이에 사원 하나가 보여 들어갔다.

 

 

 

 

아... 작은 사원에 올랐을 뿐인데 벌써 감동이다.

앞으로 바간에서의 날들이 기대된다.

 

  

 작은 마을들이 보이고 작은 파고다들도 보인다. 왼쪽으로는 강이 흐른다.

마을 입구에 서 있던 아이가 나를 발견하고는 손을 흔든다. 안녕, 바간의 소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