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오셀로

 

 오케스트라와 함께해 감동이 될 뻔 했던 무대, 오셀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매년 수차례 무대에 오르내린다. 그는 37편의 희곡을 썼는데 지난 400여년간 그의 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사랑은 지속되고 있다. 2010년의 한국에서도 말이다. 그의 작품에는 어떤 매력이 있어서 이토록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는 걸까. 유명한 작품이지만 사실 난 어떤 내용인 지도 몰랐다. 분명 셰익스피어에 대한 수업을 들었고 레포트도 썼었던 것 같은데 모두 잊어버렸다. 팜플렛에도 셰익스피어에 대한 내용이 3페이지에 걸쳐 나와있다. 정말 친절하다고 생각했다. 근데 우습게도 정작 셰익스피어에 대한 설명보다 중요한 내용들이 누락된 것 같아 아쉬운 프로그램이었다. 셰익스피어 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 공연이지 않은가. 배우들의 전작에 대한 설명, 무대디자인, 의상에 대한 이야기, 수 없이 반복되는 셰익스피어 작품에서 극단 후암의 공연만의 차별점, 오케스트라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들 해 주었으면 좋을 것 같다. 

 

 

 공연장에 들어섰다. 무대 바로 앞에 40명의 오케스트라단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굉장히 멋져 보였다. 지휘자의 지휘봉 끝은 마법의 지팡이처럼 형광불(?)이 휘리릭 ㅋ. 지휘자가 보는 악보의 불빛만이 관객을 향하고 있고 연주자들의 악보 불빛은 관객에게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었다. 오케스트라단의 음악이 울려퍼진다. 그리고 배우가 등장한다. 순간 매우 감정이 고조되었다. 정말 멋진 공연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배우의 대사 중에는 연주 소리가 작아진다. 처음에는 대사가 너무 작게 들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계속 음악이 연주되면 대사를 듣는데 불편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건 기우였다. 내 예상과는 달리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적었다. 전체 극에서 오케스트라의 연주보다 피아노 솔로가 더 많이 연주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파티를 하는 장면, 여러 효과음과 무대 전환 등에서 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아닌 것을 사용했는 지 모르겠다. 이 공연을 위해 작곡된 음악 2곡(?)만을 사용해야 했던 걸까? 다른 음악을 사용해서 저작권료를 내더라도 더 충분히 오케스트라를 이용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관객의 감정을 크게 고조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무대는 깔끔하고 적당하게 꾸며진 것 같다. 가운데 계단과 좌우 여섯 칸의 이동 공간.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은 배우들의 이동 공간을 확보해 주기 위한 것으로 보였던 판 앞에 데스데모나의 얼굴과 오셀로의 얼굴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처음 왼쪽 판 하나에 데스데모나의 얼굴이 나타났을 때는 뭔가 상징성이나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굳이 저런 사진을 써야 했을까하는 생각은 들었다. 그 사진은 데스데모나가 아닌 서지유(데스데모나 분)씨의 프로필사진 같은 뽀샤시 사진이었다. 데스데모나의 사진이여야 하지 않았을까... 두번째, 세번째 판에 서지유씨의 사진이 나타나면서 오셀로의 마음속에 데스데모나에 대한 의심과 분노의 크기와 비례해서, 그의 머리 속 가득 그녀에 대한 생각으로 이상한 광기로 사로잡혀가는 것을 표현하려나 보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시점이라는 것이 맞지 않았고, 마지막에 나타난 사진은 오셀로의 얼굴이었다. 음...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몇몇 배우들의... 음... 뭐랄까. 발성이 부족하달까. 그런 부분이 있었다. 웅얼거리는 소리처럼 들리는 대사들. 감정이 폭발이 발성의 부족때문에 충분히 표현되지 않는 것. 로디비코가 캐시어의 대사가 하나 남았는데 모르고 말해서 말이 겹치는 부분, 배우의 가발이 떨어지기도 했다. 굉장히 많은 배우가 등장한다. 많은 배우들의 등장이 극을 산만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많은 배우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장면에서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더 웅장하고 간지나는 장면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 봤다. 왠지 주요배우들이 아닌 배우들을 그냥 얼굴내밀기식으로 내미는 것같은 느낌이랄까... 음... 아니다. 그냥. 좀 더 멋지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거다.

사실 재밌게 봤다. 단지 조금만 더, 이런부분을 더 신경 썼다면 정말 멋진, 기립박수를 받을 수 있는 공연을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서 이렇게 주저리주저리하고 있는 거다. 추천~!

 

 

오셀로 증후군 - 부인 또는 남편이 상대방의 정조를 의심하는 망상성 장애의 하나

Posted by 가나다라마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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