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오구

 

 갈 때까지 자~알 놀아보자!!! 부모님과 함께 볼 만 한 공연

 

 <오구>하면 강부자인데 내가 본 <오구>의 주인공은 남미정씨였다. 오구는 이윤택 연희단 거리패 대표에 의해 쓰여져 89년 첫 선을 보였으니 벌써 20년이 넘게 무대 위에 올려지고 있는 셈이다. 외국의 희곡을 가져와 사용하는 무대가 아닌 작품 중 이렇게 오랜 기간 공연되어 지는 작품이 있던가? 게다가 항상 객석을 가득채우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오구> 사랑이 상당한 것 같다. 일찌감치 호암아트홀에 도착했더니 4시 공연이 끝난 시간이어서 배우들이 노래와 춤을 추며 관객들이 가는 길에 마중나와 있었다. <오구>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내가 오구를 알게 된 것은 영화 오구 때문이었다. 영화 오구를 재밌게 봤기 때문에 언젠가 기회가 되면 연극도 봐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오구>는 열린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객석과 무대를 넘나들며 진행되는데, 마당극은 아니기 때문에 자칫 이것이 극을 산만하게 만들 수 있지만 <오구>에서는 이를 적절히 사용해 관객들이 극에 더 몰두하게 만든다. 공연이 시작되는데 관객석의 불이 꺼지지 않아 당황하고 있었다. 이렇게 계속 불이 켜진채로 극이 전개되는 건가 걱정이 되었다. 아무래도 객석의 불이 켜져 있으면 산만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불이 껴졌고 객석의 불은 종종 배우들이 객석으로 내려올 때만 켜졌다.

 

 <오구>에는 몇 개의 갈등을 보인다. 유산문제와 화투장면에서의 시비등인데 이것들이 극의 주를 이루는 기승전결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저 계속 흐르는 시간 속에서의 작은 일상을 보여주는 식으로 스쳐지나갈 뿐이다. <오구>에서 보여주는 사건들은 죽음을 앞 둔 한 노인의 이야기에서 죽음과 그 후라는 전개를 가지지만 그 하나하나를 떼어놓고 보아도 무방한 옴니버스식의 극을 보여주는 것 같다. 무대의 한 구석에는 1장. xxx 같이 그 장면을 설명하는 제목이 붙어 있다. 한시간이 흐른 후 인터미션을 알리는 종(?)이 울렸을 때 마치 극이 끝난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무대는 시골의 대청마루와 마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한 가운데 문이 열리며 저승길이 나타난다. 무대 뒤 편으로 굉장히 넓은 공간에 놀랐다. <오구>의 관객의 나이는 상당히 높았다. 중년과 노년의 관객들이 배우들의 익살과 슬픔에 공감했지만 앞에 앉아 있는 10대 청소년은 몸을 베베 꼬았다. 확실히 <오구>는 젊은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공연이 아니다. 만약 같은 주제로 공연을 만든다면 공연시간은 90분으로 줄이고 빠른 템포로 굿과 저승사자의 모습, 상여 장면들을 보여주어야 할 것 같다. 확실히 소재면에서 다른 공연에서는 볼 수 없는 많은 볼 거리를 제공할 수 연극임에 틀림없다. 단지 그 보여주는 방식이 나이 많은 관객층에 맞추어져서인지, 조금 더 역동적으로 보여주었으면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

 

이 공연을 본 젊은이들은 모두 효녀,효자가 될 거다. 공연을 본 후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이런 생각들 때문에 공연이 매년 무대에 올려질 수 있는 것 같다. 죽음은 슬프지만은 않다. 갈때까지 놀아보자!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잘~ 가세요. 잘가세요..

Posted by 가나다라마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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