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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를 바라보다

[전통공연]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 - 편견을 넘어서게 하는 놀라움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

 

 편견을 넘어서게 하는 놀라움

 

공연이라면 으레 연극과 뮤지컬을 보아왔지만, 계속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않고 공연을 보다보면 문득 뭔가 새로운 것을 보고 싶어진다. 평소 같으면 볼 엄두를 내지 못할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를 보러간 것도 그런 기분에서였다. 평소 이런 공연을 보지 않는 내게는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도...) 전통 공연이 새로운 공연이 되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지역축제나 특별한 날 궁에서 하는 야외 무대가 아닌 실내 공연장에서 전통 공연을 본 적이 없다. 조금은 넉넉한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은 내게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는 놀라움이었다.

 국립극장에 있는 별오름극장에서 단 한번도 공연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공연장을 찾는 데 조금 헤맸다.  가보지 않은 공연장은 저 구석에 있는 건물이었으므로 당연히 저것이 별오름이겠거니 했는데 이정표는 전통예술 어쩌구저쩌구라고 써 있었다. 그래서 다른데 있나하고 돌다가 결국 그 건물 앞에 서서야 별오름극장이라는 푯말을 보았다.  평일 낮 4시 공연이었는데도 불과하고 객석이 가득찼다. 이번에 공연되는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는 국립무용단 기획 공연으로 올해로 10주년이 되어서 더욱 뜻깊은 자리라고 한다. 매년 창작 전통 무용을 선보이는 장으로 많은 호평과 매진사례를 이루었다고 하니 평일 낮임에도 객석을 채울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게다가 해설을 해 주는 분이 계셨기 때문에 더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었다. 공연장은 아담한 사이즈였는데 경사도가 좋아서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 단지 내가 모르고 있던 것이다. 이런 공연들이 이렇게 숨겨진(?) 곳에서 좌석을 가득 채운채 계속 공연되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공연이 진행되고 생각보다 뜨거운 관객들의 반응에 나는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아... 매우 저 분들의 우월한 기럭지와 작은 머리와 포스는 '국.립.무.용.단'원이구나... 국립무용단 기획공연으로 원로라 불리는 분들이 있으니 그 후배들이 우르르 온 것이다. 그들만의 대단한 왕국(?)이 존재하는 듯.. ㄷㄷㄷ

 

 음... 사설이 완전 길었다. 문창숙의 '국수호류 사랑가(연가)' , '이매방류 살풀이', '김백봉류 장고춤'와 백형민의 '양산사찰학춤', '밀양북춤'이 공연되어졌다. 8명의 연주자와 한명의 구음자(?)가 한 쪽에서 공연을 함께 하였다. 사랑가는 흔히 보아오던 형태였는데 원체 공연자들이 나이가 있으신분들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으로 보았던 느낌과는 달랐다. 살풀이춤은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었다. 아마 한동안을 계속 살풀이춤을 즐기기는 힘들 듯하다. 길이도 길다. 장고춤은 굉장히 역동적이고 멋진다. 다시 생각한 것인데 타악기와 역동적인 춤은 그 어떤 이름을 붙이고 공연되어져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장르인 것 같다. 양산사찰학춤은 왠지 평민의 복장으로 해야 할 춤같은데 갓을 쓰고 선비복을 입고 춤을 춤으로써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다.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경축무이기에 그 예를 다하는 것이겠지만 왠지 내게는 선비복이 아닌 다른 옷이 그 춤에 더 잘 맞을 것만 같을 것 같았다. 생각보다 역동적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밀양북춤도 타악기를 이용한 역동성이 엿보였다. 8명의 연주자의 연주와 구음을 해 주는 김지숙씨의 소리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