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설계도 이인화

 지옥설계도의 저자 이인화 작가와의 만남

 

우리에게 밀리언셀러 <영원한 제국>의 작가로 알려져 있는 이인화 작가님이 8년만에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그리고 운 좋게도 이번에 새로나온 <지옥 설계도>를 펴낸 해냄에서 주최하는 이인화 작가님과의 만남이라는 자리에 가게 되었다.

오후 7시에 홍대 앞 살롱 드 팩토리에서 행사가 시작되었다.

처음 가보는 곳인데다 눈이 많이 와서 교통대란이 일어났던 날이기에 일찍 출발했는데 카페에 들어갈 때는 거의 7시가 다 된 시간이었다.

살롱 드 팩토리 앞에서 카페를 못 찾고 뱅뱅 돌았기 때문이다.

 

 

이인화 작가님의 신간 <지옥설계도>는 놀랍게도(?) 판타지 소설이다.

내가 우리나라 판타지 소설을 읽어보았던 것이 언제던가 이영도의 <피를 마시는 새>를 읽은 후 처음이니 꽤 오랜만이다.

카페에는 스무명 정도의 사람이 있었다. 한쪽 벽면이 책으로 가득하고 반대쪽에는 고양이 두 마리가 도도하게 앉아있는 카페였다.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준비해주어서 간단하게 요기를 할 수 있었다.

이런 좋은 자리에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좋은데 출판사에서 많은 배려를 해주었다.

 

 

지옥설계도는 이인화 작가님이 무려 8년만에 책을 내는 소설이기에 과거의 작품과 연속성을 가지고 생각을 떠올리기 힘들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단순히 떠오르는 이미지는 애국주의적이다 보수적이다 극단적이다는 이런 선입견들이 있었다.

작은 느낌 정도를 받았겠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잊고 단편적인 느낌이 시간이 지나며 깊게 파여서 기억된 듯 하다.

어쩌면 내 기억 속에 이인화 작가님은 김진명 작가와 같은 카테고리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근데 실제로 만난 이인화 작가는 전혀 달랐다.

난 도대체 어떤 책을 읽고 이인화 작가님에게 이런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을까?

(사실 난 포스팅을 할 때 그냥 이름만 달랑 쓰는데 실제로 만나고 오니 '작가님'을 붙이게 되네...;;;)  

 

 

이인화 작가님 등장!!!

책에 사용된 이미지보다 실물이 훨씬 낫다. 사람 좋아보이는 첫인상은 진짜 사람이 좋구나라는 결론으로 나를 집으로 돌아가게 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셔서 그런 것인지 이야기를 하는 소설가이기에 그런 것인지 말씀도 정말 잘 하신다.

행사는 옆에 해냄에서 나온 직원(이 맞겠지?)이 이인화 작가님 옆에 앉아 진행을 돕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이인화 작가님의 이력을 보면 너무 화려해서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소설가의 모습과는 괴리감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서울대 국문과에서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밟고 스물 여덟살에 대학 강단에 섰다.

그 후 89편의 문학평론을 쓰고 18편의 소설을 내면서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의 다수의 책을 냈다.
연구논문도 51편에 달하며 공연과 영화, 게임 시나리오를 쓰고 게임을 개발하고 시나리오 저작도구 <스토리 헬퍼>까지 개발 중이다.

게다가 그는 지금 대학 교수이며 대학의 미디어센터장이기도 하다. 이 이력만 보면 아... 이 사람 워커홀릭이 분명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된다.

그런데 내게 '일'로 보였던 이인화 작가님의 이력에 있던 수 많은 것은 사실 그에게는 '즐거운 행위'였다.

 

 

마흔 전에는 어쩌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조금은 감당해야 할 지도 몰라요.

근데 마흔부터는 확실히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전 제가 하고 싶은 일만 해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너무 좋고 이렇게 8년만에 독자분들을 만나는 것도 좋구요.

 

연구년에는 하루에 16시간씩 게임을 했다는 이인화 작가는 이 즐거운 놀이로부터 <지옥설계도>까지 게임에 푹 빠져 있는 듯 보였다.

게임은 확실히 지금 크고 확실한 문화산업이다. 근데 이걸 쉽게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기득권층이 즐기지 못하기 때문에 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취급하지만 곧 젊은이들이 새로운 기득권을 차지하게 되면 게임의 산업적 측면 뿐 아니라 인식에 대한 것도 달라질 것이다. 게임과 같은 소설(?)이라는 묘한 느낌의 <지옥설계도>는 판타지 추리소설이다.

판타지라는 것이 베르나르 같은 판타지가 아니라 무협지와 함께 청소년들이 많이 읽는 소설이라는 인식이 있는 판타지 소설이어서 놀랐다.

우리에게 문학은 순수문학이니까. 해냄이라는 출판사는 내게 조정래 작가의 소설책이 나오는 출판사라는 인식이 있어서 더 그랬다.

<지옥설계도>는 왠지 황금가지에서 나와야 할 것 같은 소설 같았다. 단지 이 소설의 작가가 이인화였기에 해냄에서 나온 것만 같았다.

 

 

 

이인화 작가님의 <지옥 설계도>가 쓰여진 과정에는 '스토리 헬퍼'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1300편의 영화 데이터베이스를 기초로 해서 이야기의 전개가 나올 수 있는 모든 사례를 보여준다고 한다.

아무래도 영화를 기초로 했기에 시나리오 제작기법으로도 불리고 다양한 이야기를 시뮬레이션 해 볼 수 있어서 시뮬레이션 창작기법으로 부를 수도 있다.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이 프로그램을 이인화 작가님이 만들고 계시다고 한다.

물론 이것이 모든 이야기를 써 주는 건 아니라고 한다. 스토리 헬퍼는 이름 그대로 이야기 쓰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다.

만약 2천매의 이야기를 써야 할 경우 2만매 정도는 습작을 해 나가야 하는데 이것을 1만 5천매 정도의 습작만으로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스토리 헬퍼라는 것이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이야기가 얼마나 상투적인지 보여주는데 예를 들어 내가 친구의 연인을 사랑해서 친구를 배신하고 그 사람과 도망을 갔다는 내용을 입력하면 이와 유사한 영화들의 데이터베이스와 함께 얼마나 유사한 지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이야기를 만들려는 사람이 최대한 이 상투성을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스토리 헬퍼라는 것이다.

이인화 작가님 또한 유사성인 거의 50퍼센트 정도로 내려오도록 계속 접근을 해서 독자가 예상하기 힘든 스토리 전개가 가능하게 했다고 한다.

이 스토리 헬퍼 프로그램은 내년 3월에 무료로 공개된다고 한다.

 

 

아래 사진은 이인화 작가님이 독자들의 질문을 듣고 계신 모습이다.

질문은 네다섯개 정도였던 것 같은데 그에 대한 답은 위에 이미 어느정도 언급했다. 정말 재밌고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았다.

 

 

내가 진부해졌나? 새롭고 싶은데 내가 맞나?

새로운 스토리를 쓰고 싶어서 많이 고민했구요. 새로운 스토리를 썼다고 자부하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

이상문학상을 받은 단편 소설이 있는데 그 소설 이후에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더 리더>가 나왔어요. (그 때 출판되었을 때는 <책 읽어주는 남자>)  

전 <더 리더> 같은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이상문학상을 받았던 그 소설은 좀 갈팡질팡 하다가 끝났다.

<더 리더>를 읽고 전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정말 깊이 느꼈어요.

.....

작은 러브스토리 안에 시대의 고민을 모두 넣었어요. 제 이야기에는 그게 안되었어요.

한 시대의 문제를 어떻게 개인의 이야기에 담을까를 정말 깊이 고민했어요.

문장을 잘 쓰는 건 어렵지 않아요. 스토리텔링이 정말 중요하고 어렵죠.

<지옥설계도>는 스토리텔링에 집중한 소설이예요. 문장은 별로예요. 지난 소설에는 정말 문장에 신경썼어요.

<지독설계도>는 스토리만큼은 자부합니다.

 

 

<이인화 작가와의 만남>의 모습은 이런 모습이다.

출판사 직원 분 질문은 하며 진행을 좀 했지만 대체로 이렇게 멍 때리신다. ㅋㅋ

책 출판에서 기자간담회, 언론 자료등 같은 이야기를 굉장히 많은 읽고 들었을테니 이해해요. ㅎ

 

 

나이가 먹을수록 SF와 판타지에 빠져들고 있어요. ㅎ

....

<지옥설계도>의 김호라는 주인공은 저와 굉장히 닮았어요.

 

 사실 책소개에서 줄거리를 아는 것이 책을 읽고 싶어지는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점이 있지만

직접 책을 읽게 되면 어느 정도 윤곽을 안 상태에서 보는 것이여서 재미를 반감시키기도 한다.

그러니 이미 읽어보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줄거리를 읽지 않기를 권함.

(보도자료 인물소개에 누가 범인인지 다 써놔서 책 읽을 때 완전 슬펐다. ㅠ 보도자료 괜히 읽었어 ㅠ.ㅠ)

 

 

 

 

<지옥설계도>를 들어올리며 전 종이책이 참 좋아요. 라고 말하면서 쑥쓰럽게 웃으시는 이인화 작가님.

정말 열정적인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바로 이런 그의 열정이 <지옥설계도>에 그대로 담겨있다.

 

 

 

정말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더 오래 이야기를 듣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어서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이인화 작가님이 <지옥설계도>에 싸인을 해주셨다. 거기에 명함도 주시더라. 대학에서는 본명을 쓰신다고.

'이인화'라는 이름은 본명이 아니었던 거지. 류철균 교수님 vs 이인화 작가님. 두 얼굴의 사나이 ㅋㅋ

 

 

 

 

꼼꼼하고 열심히 써 주신다. 함께 사진도 찍어주시구. ㅎ

지옥설계도의 가장 큰 장점은 가독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소설이 가져야 할 가장 큰 덕목이 잘 읽혀야하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지옥설계도는 따뜻한 방 구석에 누워 읽을만한 추천도서로 권해 줄만하다.

 

 

친절하게 웃으면서 사진도 찍어주시구. 그럼 저희 이만 갈께요~ ^^

이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님이신데... 이인화 작가님 수업 듣고 싶어서 이대에 등록하고 싶어지더라. ㅋ

 

 

 

작가와의 만남이 있었던 살롱 드 팩토리에는 귀여운 고양이 두마리가 있었다.

한 마리는 매우 도도했고 한마리는 약간 귀염성이 있더라. 도도한 고양이들 같으니라구 ㅋ 그래도 데리고 가고 싶더라. 핡핡 =ㅁ=

  

 

 

Posted by 가나다라마ma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