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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대한민국 여행

지리산 산청곶감축제 후기

 

산청 곶감축제를 갔다왔다고 하니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상주 곶감축제가 아니라 산청?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곶감은 상주곶감이고 곶감축제의 대표격도 상주의 것이다. 상주곶감이 전국 곶감 생산의 65%를 차지하고 있으니 산청을 떠올리기 힘든 건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산청 곶감은 지리적 위치에 있어서 곶감을 만들기에 유리하다. 산청의 기온은 곶감 건조시기에 월평균 기온은 높은 편이나 지리산의 영향을 받는 국지풍에 의해 자연동결 건조가 가능하게 된다. 곶감 건조시기에 산청의 상대습도는 낮고 강수일수는 적어 건조가 적당히 이루어지고 곶감 건조 중 곰팡이 발생 등의 품질저하 가능성이 적다. 지리산에 불어오는 차가운 북서풍이 지리산을 넘으면서 부는 푄바람 등의 국지풍, 겨울철 북서계절풍의 복합적인 영향을 받고 있어 곶감 건조의 최적 요건을 갖추어 색택이 좋은 고품질의 곶감을 생산할 수 있다. 산청 곶감의 주산지인 산청지역은 환경오염물질 배출시설이 적고 위생적으로 곶감을 건조할 수 있는 환경이다.

 

 

단 이틀간의 지리산산청곶감축제에는 산청 사람들이 전부 모인것처럼 북적였다. 어쩌면 좁은 행사장 때문에 축제가 더 성황인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를 가져왔는지도 모르겠다. 부대행사는 별로 없고 정말 곶감에 초점을 맞추어서 곶감을 생산하는 사람과 사고자 하는 사람들의 축제장이었다. 곶감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여러가지 기계를 판매하고 곶감이 들어간 식품의 시식회와 곶감 시식회가 있었다. 비슷한 듯 다른 다양한 가격대의 곶감이 판매되었다.

 

 

산청곶감 제조과정은 11월 초 중순경 잘 익은 감을 수확하여 껍질을 얇게 벗긴 후 꼭지부분에 연결고리를 만들어 건조막에 달아 놓아 45일 동안 자연통풍으로 건조시켜 지는데 이때 밤과 낮의 일교차에 따라 품질이 좌우된다. 건조시킨 곶감을 건조막에서 내려 7일 정도 햇빛에 건조 시키면서 도넛형태로 만들어가면 말랑말랑하고 선홍빛을 띤 곶감이 된다. 이때 반드시 건조막에 곶감을 말려야 한다. 건조막은 좋은 상품이 나오도록 돕는다. 비와 서리를 피할 수 있고 수분과 곰팡이, 색깔을 조절할 수 있으며 겨울철 바람으로 인한 흙먼지를 막아 위생적인 곶감을 생산할 수 있는 기능과 역할을 한다.

 

 

곶감 풍평회장에는 뛰어난 데코레이션으로 고급상품으로 판매하기 좋은 곶감으로 수상한 곶감들이 전시되어있었다. 눈이 가고 손이 가게되는 곶감들이 가득했다. 역시 보기 좋은 것에 지갑을 열게된다. 하지만 실상 유기농감과 곶감의 경우에는 시각적으로 좋아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렇게 보기좋은 곶감만 찾다보면 정작 친환경적인 곶감은 사라지게 되는 아이러니를 겪게 된다.

 

 

 

 

소원띠 달기나무에 달려있는 나무에 풉하게 된다. 동생과 친하게 지내는 것은 네 손에 달려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ㅋㅋ 산청곶감은 고종시를 이용해서 곶감을 만든다. 고종시라는 이름은 고종황제에게 진상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즉 왕이 먹던 것을 우리는 쉽게 먹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의 왕의 것보다 나은 경우가 태반이니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서 왕이 되어봤자일지도. 산청에서는 고려시대부터 곶감을 만들었다고 하니 역사가 상당하다. 지난 2010년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선물하여 호평을 받았다고... 그렇게 자랑을 하네. ㅎ

 

 

 

곶감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산청곶감 특별판매장이다. 판매자마자 곶감 시식을 제공하고 있어서 한바퀴 돌면서 한조각씩만 먹어도 배부르다. =ㅁ=

 


 

<지리산 산청곶감 맛있게 먹는 법>이 벽에 붙어있었는데 참 간단하다.
1. 구입 후 바로 냉장보관
2. 냉장고에서 꺼내서 3-5분 후에 먹는다

 

 

 

모든 축제에는 그 지방 유지들이 나와서 개회식을 하기 마련. 산청곶감축제에도 군수를 비롯해서 여러 사람이 나오더라. 하이라이트는 풍등날리기였다. 얼마전 정동진에서도 봤는데 여기서도 보네. 요즘 이게 유행인가보다. 풍등은 밤에 날려야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낮에 날리면 풍등 속 불보다는 알록달록한 풍등의 색지가 더 눈에 띈다. 근데 그것도 나름 예쁘다.

 

 

 

 

중앙무대에서는 즉석경매와 노래자랑, 공연등이 펼쳐졌는데... 뭐... 그리 매력적인 것은 없었다. 

 

 

 

곶감축제장 밖으로 나오니 그곳에도 장이 서 있었다. 벽화들도 이곳이 곶감으로 유명한 산청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어린이 곶감만들기 체험이 11-12시, 13-16시에 이루어지고 있었다.축제장이면 어딜가나 있는 엿장수지만 산청곶감을 넣은 독특한 엿을 팔고 있어서 눈길이 갔다.

 

 

 

곶감축제장에는 다양한 먹거리가 있었지만 가장 저렴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무료로 배포된 것이 바로 이 떡국식권이기에 나도 떡국을 먹었다. 3천원에 식권이 판매되고 있었는데 이걸 돈주고 팔기에는 민망할 정도였다. 일하시는 분들은 전부 자원봉사자들이라고 한다.

 

 

 

감을 키우고 곶감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사람들에게도 산청 곶감축제는 반가운 자리인데 단순히 판매하는 것 뿐만아니라 정보를 나누고 새로운 것을 적용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곶감을 건조하는 다양한 기기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감을 깎는 기계도 여러종류가 있었다. 이렇게 감은 돌아가기만 하고 칼은 사람이 직접 대야하는 것이 있는 반면

 

 

칼로 깎는 것까지 기계가 직접하는 것도 있다. 위의 것은 밑부분이 깎이지 않고 깎인 감을 손으로 빼야한다는 것이 불편하다. 여러모로 아래것이 편리하겠지만 가격차이가 나겠지. 아래것의 왼쪽 아래보면 꼭지를 따는 기계도 함께 달려있다!!! 대~박. 단감 깎아먹기 귀찮은데 이거 하나 사둘까? ㅋㅋㅋ

 


 산청 곶감축제장에서 가장 맛있던 것이 바로 이거!!! 곶감이 들어간 시루떡이다. 이거 시중에서 팔아도 잘 팔릴 것 같았다. 나눠주기 시작하면서 여기저기서 손이 막~ ㅋㅋ

 

 

 

 

곶감죽과 곶감잼 샌드위치를 무료로 나눠주던 곳. 축제장이 워낙 작아서 오랜시간 머무르기는 심심한 편인데 밖에 나갔다가 다시 오니 요런 것도 하고 있더라. 곶감을 식감이 느껴지는 샌드위치는 달콤하면서도 식감이 살아있어서 좋다.

 

 

 

 

곶감죽은... 음... 독특하다. ㅎ

 

 

 

축제장에는 솟대 만들기 체험, 덕산 바느질 염색교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운영하는 나만의 목걸이 만들기 체험등이 자리잡고 있었다. 1천원을 받거나 무료다.

 

  

 

작년에 산청에 갔을 때(http://aboutchun.com/416)는 지리산 둘레보고 여행을 하는 코스에 들려서 류의태 약수터와 구형왕릉을 돌아봤었다. 구형왕릉이 정말 좋았던 기억이 난다. 지리산 자락에 있는 곳이다보니 아래와 같이 지리산 둘레길이 바로 축제장 옆을 지나고 있더라.

 

강을 따라 난 길에 예쁜 가방들이 줄지어 있길래 처음에는 중고가방을 파는 노점상인줄 알았다. ㅋㅋ 그냥 가방이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좀 더 가보니 연날리기 대회가 열리고 있더라. 연과 얼레를 넣는 통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비장하게 먼산을 바라보는 녀석들 ㅋ

이 싸움에서 진다면 연은 어딘가로 떨어져 회수되지 못한다. 얼레는 이것이 연과의 마지막 만남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심판은 00씨와 ㅁㅁ씨 연 올리세요. 라고 알린다.

두 선수는 연을 충분한 위치에 올린다. 그러면 심판이 호각을 불어 경기의 시작을 알린다.

 

 

얼레를 감고 풀고를 반복하면서 상대의 연이 달린 실을 끊기 위해서 연을 낙하시킨다. 그리고 안타까운 탄식.

 

 

 

 옆에서 벌어지는 연싸움과 자신은 무관하다는 듯 하늘높이 솟아오르는 수십개의 연. 

 

산청 곶감축제장을 떠나서 친환경농산물 국가인증농장으로 선정된 인근농가를 찾았다. 곶감을 친환경으로 키운다고 한다. 이게 굉장히 힘든 일이라고.

 

 

산청곶감은 다른 지역과 달리 도넛 모양을 가지고 있다. 이건 산청곶감만의 차별화된 전통적인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형성하기 위해 2차 건조 시 일주일간 2-3회 도넛 모양으로 만든다. 산청곶감은 육질의 수직방향으로 주무르기를 반복함으로써 독특한 도넛 모양을 만드는 동시에 육질을 연하게 하고 떫은맛을 완전히 없애 단맛을 한층 높여 품질을 더욱 향상시켰다. 주무르는 과정을 통해 감에 들어있는 펙틱과 타닌 세포의 분해를 촉진하고 수분이 자연동결 건조되면서 생기는 빈 공간을 없애 육질을 더욱 차지게 한다. 모양 잡기를 통해 모양과 크기를 균일하게 함으로써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높이고 규격화된 저장과 유통이 가능하며 산청곶감만의 차별화된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이미 앞에서 언급했듯이 친환경으로 감을 키우고 그 감으로 곶감을 만드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그런 친환경 제품을 보기 좋지 않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잘 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유기농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것은 옛날 말이 되어버린 듯 하다. 이 농가도 이마트와 계약하기도 했지만 이마트와 같이 대형 유통점에서 원하는 물량을 영세한데다가 유기농이어서 많은 물량을 생산할 없는 농가가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계약은 파기되고 말았다고.

 

 

 

산청에서 거의 유일하게 유기농 곶감을 만들어내고 있는 이황석씨.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담긴채 햇살과 바람에 말라가는 곶감이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