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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미얀마 여행기

우기의 우베인 다리 건너 지는 해도 황홀하다

 

우베인 다리에서 일몰을 보기 위해 외국인들은 이 시간에 서성인다. 다리 건너 마을에 사는 사람들을 발걸음을 재촉한다. 평소에도 무심히 지나다 그 아름다움에 깜짝 놀라고 하는 일몰과 일출이지만 여행 중에는 하루의 일과처럼 일몰을 보기 위해서 그 마을의 일몰 포인트로 향한다. 만달레이의 일몰 포인트는 두 곳이다. 우베인 다리와 만달레이힐.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지금은 물이 가득차 있는 저 땅이 말라 있는 건기 때, 저 곳에 서서 다리 위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찍으면 정말 멋지다. 그렇다고 우기의 우베인다리에서 보는 일몰이 놓쳐도 좋은 수준의 것은 결코 아니다.   

 

 

멍하니 지는 태양 아래의 다리와 사람들, 출렁이는 배를 보고 있자니 문든 이곳에 살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건 철저히 여행자의 마음이다. 노동이 없는 삶은 사실 어느 곳에 가나 살만 할 지 모르겠다. 여행자라고 삶의 불안이 없을 리 없지만 이곳의 내 삶의 터전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니 어떻게 먹고 살지는 지금 보이는 일몰보다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현실로 돌아가 막막해지는 건 나중에 생각할 일이다. 아... 나의 여행관이 그대로 투영되는 것 같다. 도피를 위한 여행. 사실 여행 뿐 아니지. 도피를 위함이 아니었던 것이 있었나......

 

개인적으로 만달레이힐보다는 우베인 다리가 더 멋진 일몰을 볼 수 있는 곳 같다. 하지만 멀다. 만달레이에 머무는 동안 작정하고 사진찍기 위함이 아니라면 2번을 오게 될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고 만달레이힐을 두 번 오를 것 같지도 않다. 가깝기는 한데 산 정상까지 오르는 것이 녹록지 않다.

 

 

 

 

호수 바깥쪽에서 낚시를 하던 마을주민들도 낚시대를 들고 하나둘씩 돌아온다. 그 모습을 모고 잠시 낚시꾼이 되는 건 어떨까하는 상상을 한다. 낚시대를 던져놓고 재밌는 소설책 한권 꺼내 읽다가 물고기가 잡히면 구워먹고 배불리 먹고도 잡히면 시장에 내다 팔고... 아... 정말 생각만으로는 모든 지 쉽게 된다. ㅎ 소설에 한 눈 파는 낚시꾼에게 잡힐 물고기 어디있겠어.

 

 

 

 

 

해가 다 떨어진다고 해도 초조해할 건 없다. 해가 지고도 30분정도는 한 치 앞을 구분할 수는 있을테니. 뭐... 사실 돌아오는 길에 너무 깜깜해져서 좀 무섭더라. ㅋ 차들을 쌩쌩 달리는데 난 그 옆 한구석으로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 우베인 다리를 찾을 때는 물어물어와서 자주 자전거를 멈췄지만 돌아가는 길은 너무나 확실하기에 단 한번도 멈추지 않았다. ㅎ

 

 

안녕, 우베인 브릿지. 다음엔 건기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