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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를 바라보다

[퍼포먼스] 점프 - Story가 아닌 Performance

퍼포먼스 점프

 

 Story가 아닌 Performance

 

  <점프>는 엄청난 공연이다. 공연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 산업적(?)측면에서 대단하다는 것이다. 종로 한가운데에 9층짜리 전용극장을 가지고 있고, 부산에도 전용극장이 있다. 게다가 여러팀을 동시에 운영해 해외공연을 하고 있으며 본 공연이 시작되기전 3개월간 배우들을 훈련시키는 연습실도 따로 갖추고 있고 그들을 돌보는 닥터도 있다. <점프>가 이렇게 큰 규모로 진행되어질 수 있는 이유는 넌버벌 공연이기 때문이다(단어 수준의 말을 조금 사용하지만 없어도 무방하다). 언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인지 객석을 채운 다수가 외국인이다. 하지만 외국인 개인에게 프로모션을 하려면 상당한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여행사 상품의 자신들의 공연을 넣는 것이다. 그 결과 단체로 공연을 보러온 중국인들이 객석의 반을 채운 듯했다. 단지 염려되었던 것은 배우들의 화려한 무술이 중국인들에게는 길거리 공연으로 많이 보았을 법한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차이니즈니까.

 

이야기는 네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각의 파트가 특색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되풀이 되어지는 수 많은 무술과 몸개그가 <점프>가 보여주는 전부인 듯하다. 공연계가 스타마케팅을 사용하는 방법에서 벗어나 성공한 또 다른 케이스라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점프>는 재밌다. 만약 외국인 친구와 함께 공연을 보러가야 한다면 <점프>가 아닌 대안은 거의 떠오르지 않는다. (가끔 한류스타가 등장하는 뮤지컬에서 일어자막을 제공하거나 국제페스티벌 형식을 띤 공연에서나 영어 자막을 볼 수 있으니까.) 하지만 누군가에게 추천해서 4,5만원의 비용을 내고 보도록 할까? 그건 의문이다. 그 망설임은 이야기가 없다는데 있다. <점프>는 극보다는 퍼포먼스라고 할 수 있는 공연이다. 그래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재밌는 이야기를 기대하고 간 사람에게는 실망일 수 있다. <점프>를 보러 가기 위한 마음가짐은 '개콘'이나 '웃찾사' 공연을 보러 가는 것과 같아야 할 것이다.

 

 

Scene 1. 오늘은 특별한 손님이 오시는 날

Scene 2. 빠질 수 없는 수련시간! 오늘의 고수는 과연 누가 될까?

Scene 3.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Scene 4. 별난 가족의 집에 도둑이 들었다고?

 

 맨 앞자리에 앉았기 때문에 내가 알 수 있는 관객 반응은 소리뿐이었는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많이 들렸다. 문득 <점프>가 가족이 함께 보기에도 괜찮은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이 많지만 어른이 함께 보기에는 다소 지루한 부분이 많아서 정말 아이들을 위한 희생(?)이라는 생각으로 객석에 앉아 있는 부모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점프>는 가족이 함께 보기에 문안한 공연일 것 같다. 오랜 시간 공연되어졌고, 예술적 완성도보다는 관객의 즐거움에 초점이 맞추어진 <점프>이지만 맥이 끊기는 부분을 조금 더 자연스럽게 처리하고 이야기를 좀 더 보완한다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