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낭메고 떠나다/제주도 여행기

태흥2리 어촌관리 공동체 음식점에서 제주토속음식 겡이죽과 보말국을 먹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곳이다. 태흥 2리 어촌관리공동체 음식점. 이름 그대로 이곳 마을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식당이다. 마을에 사는 해녀 분들이 직접 해산물을 잡아서 요일별로 돌아가며 식당에서 음식을 만들어서 판매 한다. 이건 이 공동체 음식점의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장점은 신선한 재료와 마을에서 직접 운영하는 식당이라는 점에서 착한여행, 공정여행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제주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진짜 제주음식을 맛 볼 수 있다는 점도 있다. 단점은 9명 정도 되는 마을분이 돌아가면서 운영을 하다보니 맛이 일정치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싶을 때, 제주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들른다면 좋을 것 같다. 우리도 아침에 간단히 죽을 먹기 위해서 이곳에 들렀는데 양이 상당해서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겡이죽 7천원전복죽 1만원, 성게칼국수 6천원, 보말국 7천원해삼물회 1만원, 소라물회 8천원

오분작이죽 1만원, 해물 모듬 2만 5천원, 해삼 1사라 3만원


064-764-1255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해안로 509 (태흥리 375-3)

     


죽과 함께 먹을 수 있는 간단한 밑반찬들이 나오는데 상추절임이 유난히 맛있었다. 아직 2월인데 제주에는 봄이 일찍 다가왔는지 쑥빈대떡이 나왔다. 향긋한 쑥 향기나는 빈대떡이 허기진 빈속에 들어가 이제 곧 난생 처음 먹어보는 겡이죽을 먹을 준비를 하라고 귀뜸해 준다.


 


겡이죽에 사용되는 작은 게다.


 

겡이죽은 게죽이다. 깅이죽, 갱이죽이라고도 푸르는데 제주에서는 작은 게를 겡이라고 부른다. 게로 죽을 만든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못했는데 그걸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작은 돌게나 방게를 이용하는데 방게의 경우 돌게보다 작고 껍질이 약하고 튀겼을 경우 씹어 먹을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 껍질까지 갈아서 만드는 죽이라고 해서 모래처럼 씹히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도 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맛있다. 독특하지 않고 문안한 죽맛이다. 알려진대로 게껍질에는 키토산과 칼슘이 많아서 건강에도 좋을 것 같다. 실제로 예전부터 해녀들이 다리가 아플 때 즐겨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그래서 의외로 고급음식으로 생각되었다고 한다. 흔한 게를 이용하지만 이 게를 곱게 갈아서 만드는 과정이 힘들어서 였을까?


양이 상당해서 여자의 경우 한 그릇을 2명이서 나눠 먹어도 될 것 같았다.

물론 죽이라는 것이 금방 배가 꺼지긴 하지만 제주 여행 중 군것질 거리는 차고 넘치니까...


 

이건 보말국이다. 얼핏보면 그냥 미역국처럼 보인다. 보말국은 고둥국이다. 고둥을 제주 말로 보말이라고 한다. 이것 역시 제주 향토음식이다.미역국에 고둥 넣은 게 다잖아라고 할 지도 모르겠지만 먼저 보말 삶은 물과 볶은 보말을 넣은 곳에 미역을 넣는다. 선후를 따지자면 보말이 먼저니까. ㅎ 특히한 건 메밀가루나 밀가루를 풀어서 넣는다는 것이다. 음... 특이한 거 맞나? 음식을 안하니 모르겠다. 숙취에 좋다고 하니 전날 술을 마셨다면 고고~ 얼큰하거나 한 게 아니라 간과 위에 좋고 해독작용을 한다고 한다.
 

 


제주는 외따로 떨어져있는 섬답게 다른 지방에는 없는 토속음식들이 많은 것 같다. 그것들은 독특하면서도 저렴한 편이다. 다음에는 이 음식들만 먹으러 다니는 제주여행을 해도 즐거울 것 같다. 태흥2리 어촌관리 공동체 음식점 앞은 바다다. 해안로를 따라 가다보면 이곳에 도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