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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차이나 여행기

수창현 호산소삼협유람


천불산 트래킹을 마치고 차를 타고 강이 흐르는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앞에 홍성평온천마을로 가 배를 타는 부두가 있다. 배가 도착하지 않아 기다리는 동안 마을을 둘러보았다. 황토빛 벽에 기와를 올린 같은 모습을 한 집들이 낮은 산자락과 길을 따라서 늘어서있는 작은 마을이다. 봄이 시작되는 시기가 밝고 옅은 초록빛과 피어나는 꽃송이들이 마을을 한껏 더 예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따스한 햇살 때문인지 빨래와 시래기, 돼지고기들을 마을 곳곳에 널어놓고 있었다.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눈부시게 빛나는 밖과는 달리 살짝 열린 문 사이로 보이는 집안은 어두워보였는데 시원할 것 같아 보였다. 집안 한가운데 커다란 마오쩌둥의 초상화가 걸려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중국인들에게 마오쩌둥은 그런 인물이구나...



  


골목을 쏘다니던 닭이 들어간 헛간에는 달걀들이 놓여져 있었다. 패키지의 여행에서 한끼 식사는 꽤나 푸짐하다. 정말 많은 반찬이 상을 가득채우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주렁주렁 달린 시래기와 돼지고기, 헛간의 달걀을 보자 이 마을 사람들은 점심에 무얼 먹었을까 궁금해진다. 여행의 한끼는 일상과는 너무나 다르니까. 바짝 마른 돼지고기와 시래기는 어떤 음식이 될까.


 


할머니는 앞마당의 긴 의자에 앉아 있었다. 백발의 얼굴 가득 주름진 할머니는 참 무심하게 사람들과 풍경을 바라보았다. 할머니 집의 앞마당은 옆집으로 가는 통로의 역할도 함께하고 있어서 오롯이 할머니의 것이 되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 앞마당에 들어섰다가 아, 남의 집에 들어온 건가하다가도 이 길을 지나 옆집으로 드나드는 사람들이 있어서 애써 침착한 척 했다. 




배가 온다는 소리에 부두로 향한다. 이 부두 때문인지 마을에는 이 작은 마을과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깨끗하고 큰 공중화장실이 있다.



  

부두로 내려가는 길, 백발의 할머니가 잘게 썰어 말려놓은 배추잎을 걷고 새로 가져온 배추를 널어놓는다. 그 사이 닭들은 할머니의 배추잎을 쪼아먹는다. 



삼협은 쓰촨성과 후베이성 경계에 있는 협곡으로 오륙백미터의 절벽 사이의 강이 흐르는 협곡을 이야기한다. 길이 또한 200km에 달한다고 한다. 그 경관이 뛰어나서 유명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와 비슷한 모습을 한 곳을 소삼협이라고 부르는가보다. 수창현 뿐 아니라 중국 곳곳에 소삼협이라 불리는 곳들이 있다. 이곳은 호산 소삼협이라 불린다. 

1층의 실내와 2층의 야외로 되어있는 배를 타고 협곡을 구경하며 1시간 정도 가면 홍성평온천리조트에 도착한다. 중국은 어딜가나 차를 준다더니 유람선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따뜻한 차를 내어준다. 홍성평온천마을에서 돌아오는 배는 같은 길이었기에 조금 지루할 수 있지만 가는 길은 처음 가는 길이기에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감탄사를 낼 만큼 굉장한 풍경이 펼쳐지지는 않지만 예쁘다라는 생각을 가질만한 뱃길이다. 수창현 여행은 내내 그랬다. 엄청난 크기와 규모로 대~박이라는 감탄사를 불러일으킬만한 참 '중국'스러운 관광지는 없었다. 과하지 않아서 더 예쁘고 기분좋은 공간과 모습들이 이어진 여행이었다.





산이 푸르다. 그런데 물은 더 푸르다.


 


1시간여의 유람이 끝나면 계단을 올라가고 길을 따라 온천마을까지 걷는다. 쨍한 햇살에 여행이 가져다주는 들뜬 마음까지 합쳐져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배를 타기 전 만났던 마을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 앞으로 만날 마을은 어떨까하는 기대감도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