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맛집 베스트4라는 제목을 달아놓고 보니 민망함이 몰려든다. 2박 3일간의 울릉도여행 동안 밥을 먹은 곳이 4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솔직히 말하자면 울릉도 식당 소개 4라고 해야 할 듯도 하다. 2박 3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지나고나니 울릉도를 대표하는 다양한 음식을 먹어본 것 같다. 매운 둔한 혀를 가지고 있어서 뭐든 잘먹기 때문에 음식의 우열을 두지 못하는데 워낙 울릉도의 물가가 비싸다보니 가격대비 만족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 포스팅에서 소개할 울릉도 맛집은 두꺼비식당, 나리분지 야영장식당, 호랑약소플라자, 가고싶은집 따개비 명이 손칼국수집 이렇게 4곳이다.


울릉도매니아를 통해 울릉도 여행을 했기 때문에 두꺼비식당에서 4번의 식사를 하게 되었다. 두꺼비식당은 도동항 앞에 있는데 90년대초반 삼척 출신의 김윤희 어머니가 대구에서 식당을 하다가 울릉도에 들어와서 연 식당이다. 식사시간마다 식당이 꽉찬다. 그만큼 이미 소문난 집이고 손님이 많으니 재료는 항상 신선하다. 울릉도에서의 첫 끼니를 여기서 먹고 비싸다는 생각을 했는데 2박 3일간 울릉도 식당 여기저기를 둘러보니 가격은 다 똑같았다. 울릉도의 평균적인 식당 가격이 높은 편이다.  두꺼비식당에서 추천하는 메뉴울릉도 내장탕오징어 불고기다.  



두꺼비식당


054-791-1312,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 71

오징어내장탕 1만원.   산채비빔밥 1만원.    엉겅퀴해장국 8천원.      김치찌개 1만원

홍합밥 15,000원.        홍합죽 16,000원.      오징어불고기 15,000원.  약소불고기 20,000원   

따개비밥 16,000원.     따개비죽 17,000원.   된장찌개 9천원





울릉도는 산나물이 유명하다. 그래서 매끼니 반찬으로 산나물이 나오는데 정말 맛있다. 사실 이 산나물과 맛있는 흰밥만 먹어도 나쁘지 않은 식사가 될 것 같다.



 엉겅퀴해장국 (8천원)

엉겅퀴를 먹는다는 것은 듣도보도 못했는데 이것이 울릉도의 첫 끼니였다. 엉겅퀴해장국은 된장, 들깨즙, 소금과 엉겅퀴를 물에 넣어 끊인 국이다. 울릉도 엉겅퀴는 가시가 부드러워 먹을 수 있다.  육지에서 자라는 것과는 차이가 있어서 섬엉겅퀴, 울릉엉겅퀴라 부른다. 키가 매우커서 1미터에서 2미터까지 자란다. 울릉도 전역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엉겅퀴 해장국은 울릉도에서 자주 먹는 일상적인 음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국으로 뿐 아니라 물에 달여서 마시거나 어린잎을 나물로 해 먹기도 한다. 태국 음식처럼 신맛이 난다. 이건 집집마다 다른지 나리분지에서 산채비빔밥과 함께 나온 엉겅퀴 해장국은 아무맛이 나지 않았다. 새로운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언제나 큰 즐거움이다. 하지만 울릉도 물가의 적응하기 전에 맛 본 엉겅퀴해장국은 '이게 8천원이야?'라는 놀라움을 들게 했다. 다른 음식을 지켰을 때 국으로 나올 수 있으므로 굳이 처음부터 사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울릉도 여행의 마지막날까지 맛보지 못해서 궁금해서 먹어볼 수도 있겠지만.



 오징어 내장탕 (1만원) 강추

오징어가 많이 잡히는 울릉도에서는 오징어 내장도 음식으로 활용해왔다. 오징어 내장을 이용한 젓갈과 오징어내장탕이 대표적이다. 하얀탕과 빨간탕이 있는데 청양고추를 넣는지 고춧가루를 넣는지의 차이일 뿐 나머지는 비슷하다. 오징어 내장의 하얀부분만 깨끗이 씻어서 사용하고 호박과 콩나물 등을 넣어 만든다. 오징어 내장은 쉽게 부패하기 때문에 오징어가 잡히는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데 특히 울릉도의 향토음식으로 유명하다. 맛이 좋고 해장으로도 좋은데 심장병이 있는 경우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한다. 그 이유는 오징어 내장의 콜레스테롤이 높은편이기 때문이란다. 독특하면서도 얼큰하고 맛있다. 누군가 울릉도에서 뭘 먹어야하냐고 묻는다면 오징어 내장탕을 먼저 말할 것이다.




 홍합밥 (15,000원)

울릉도의 홍합은 육지의 홍합과 다르다고 한다. 보통 홍합의 얕은 수심에서 양식되어지거나 자연산으로 분포되지만 울릉도에서는 수심 20미터 이상 깊은 바다에서 산다고 한다. 그래서 해녀와 다이버들이 깊은 물 속에 들어가서 채집해와야한다. 깊은 물 속에서 자라기 때문인지 크기도 어른 손바닥만하고 육질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주방에서 원래 크기의 울릉도 홍합을 찍지 못해서 찾아보니 정말 엄청크다. 참고(바로가기). 근데 이 홍합밥이라는 것이 홍합이 힘들게 잡는만큼 비싸서인지 너무 적다. 반면 김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홍합의 풍미보다는 김에 밥을 말아서 먹는 맛과 똑같다. 나만 이렇게 느끼는지 찾아보니 홍합밥에 대한 불만은 울릉도의 특정식당이 아니라 울릉도 홍합밥 전체에 나타나는 것 같다. 가격은 비싼데 그에 비해 홍합의 맛을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울릉도에서 홍합밥을 먹어야 하냐고 묻는다면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을 것 같다.




 오징어 불고기 (15,000원)

오징어 불고기는 오징어가 잡히는 곳이면 어디서나 맛 볼 수 있는 음식인데 강원도 향토음식이라고 한다. 하지만 오징어하면 울릉도잖아. 그래서 그런지 정말 맛있다. 사실 이건 울릉도가 아니어도 맛 볼 수 있는 음식이기는 한데 이렇게 싱싱한 오징어로 맛볼 수는 없을거 같다. 예상했던 그 맛있는 맛이다. 오징어를 다 먹은 다음에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먹어도 맛있다. 공기밥 추가(2천원).


 



제주도 삼다수가 국내 최고의 생수가 되었기 때문일까? 울릉도에도 2개의 생수 브랜드가 있다. 더 있을 지 모르겠지만 2박 3일의 울릉도 여행 중 자주 본 것이 '슈어'와 '청어라' 두개다. 슈어를 마시면서 다녔는데 물에 '맛'이 있다. 표현하기 어려운데 확실한 건 맹물맛이 아니라는 거.



나리분지 야영장식당 

경북 울릉군 북면 나리. 054-791-0775. 011-553-0270.

산채정식 15,000원.  산채비빔밥 8천원.  더덕무침 2만원.  감자전 1만원

오징어전 12,000원.  삼나물무침 2만원.  고비볶음 2만원.  더덕전 12,000원

오리불고기 6만원.   라면 4천원.    공기밥 2천원.      마가목주 1만원.

씨앗동동주 1만원.   더덕주 1만원.        머루주 1만원.     칡주 1만원.


 



이른 아침식사를 하고 하루종일 돌아다니다 오후 2시에 나리분지에서 맛본 산채비빔밥을 정말 꿀맛이었다. 삼나물. 참고비. 부지갱이. 미역취 등 울릉도의 맛있는 나물로 이루어져있다. 국물 떠먹으라고 양은 적지만 첫날 8천원 주고 사먹은 엉겅퀴해장국을 준다. 참고비는 그릇 가운데 고사리 비슷하게 생긴 것인데 귀한 나물이어서 울릉도의 재삿상에 오르는 것이라고 한다. 메뉴에도 고비볶음이 무려 2만원이나 한다. 작은 섬인 울릉도에는 모든 것이 귀하다. 고기 또한 귀한데 이 참고비가 고기맛이 난다고 해서 고기 대신으로 여러역할을 한다고 한다. 시금치 같이 생긴 것이 부지갱이 나물이다. 옛날에는 불을 피울때 부지깽이 역할을 해서 부지갱이라고 부른다. 나무도 귀해서 이런 풀을 사용했나보다. 울릉도에서는 반찬으로 나물이 많이 나오니까 고추장만 챙겨가서 다른 거 시켜먹고 비빔밥도 만들어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산채비빔밥의 경우 반찬으로는 나오지 않는 비싼 나물들도 들어있어서 따로 시켜먹어야할 것 같다.  산채비빔밥 추천.


 


울릉도 호랑약소 플라자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714-3.  054-791-1447.    http://www.호랑약소플라자.kr/

호랑약소 양념구이(150g) 2만원.        호랑약소 스페셜구이(150g) 25,000원 (부채,업진살,갈비살,채끝등심,삼각살,치마,차돌,꾸리살 등)

등심, 갈비살(100g) 3만원.     안심,부채살,채끝(100g) 25,000원.     치마살(100g) 35,000원.

특수부위 (한정판매)  갈비살 or 살치살 or 제비추리(100g) 4만원.  안창살(100g) 5만원.  안거무(100g) 5만원.

육회(300g) 4만원.     생고기(300g) 4만원.     해초냉면(후식) 5천원.       비빔냉면(후식) 6천원.

호랑약소기력곰탕 15,000원.     갈비탕 12,000원.    칡소맑은탕 1만원.     뚝불고기 1만원.    선지해장국 8천원.    소고기된장 8천원.




울릉도 맛집들 메뉴에는 '약소'가 많다. 처음에는 염소를 약소라고 하는 줄 알았다. 알고보니 울릉도에서 태어난 한우를 약소, 칡소를 호랑약소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이 칡소가 우리나라의 전통소, 진정한 한우라고 한다. 고려시대에는 그 무늬때문에 호랑이와 비슷하다고 호방우라 불렀다. 박목월 시인의 동요 송아지에서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도 바로 이 칡소를 가리키는 말이고 이중섭 작가의 '소'그림도 바로 이 칡소란다. 그런 우리의 칡소가 지금은 보기 힘들게 된 것은 일제시대에 일본인들에 의해 대부분 도축되었기 때문이란다. 다행이 지금은 개체수 보존과 사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국에 1000두 정도의 칡소가 있는데 그 중 절반이 울릉도에서 키워진다고 한다. 어디에 꼭꼭 숨겨두었는지 2박 3일간의 여행동안 단 한마리도 보지 못했다. 


  


호랑약소플라자는 어느 돈 많은 사람의 식당이 아니다. 울릉칡소영농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는 곳이므로 울릉도 여행시 약소가 먹고 싶다면 이곳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어느 약소 맛집보다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고기임이 분명하다. 입구에는 고기와 육수를 사갈 수 있는 정육점도 있으니 숙소가 펜션형이라면 이곳에서 사가서 울릉도 어두운 밤 오징어배들을 보면서 먹어도 좋을 것 같다. 단, 8월의 울릉도 바다에는 오징어배가 거의 없었다. 



울릉도이기에 기본 상차림도 뭔가 독특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아니다. 명이나물 정도가 눈에 띈다. 


  


  


  


호랑약소 스페셜구이로 여덟 덩어리로 이루어졌으니 여덟가지 부위겠지? 메뉴판에는 부채,업진살,갈비살,채끝등심,삼각살,치마,차돌,꾸리살이라고 되어있다. 어떤 고기가 어느 부위인지는 모르겠다. 맛있다. 울릉도에서 고기를 먹지 않아서 인지 왠지 굉장히 오랜만에 먹는 고기라는 느낌이 들었다. 칡소가 한우보다 비싼데도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된 것은 불과 몇년 되지 않았다고 한다. 품종은 우수하지만 육질을 사람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내는데 시간이 걸린 것이다.  




일반 한우와 고기 맛의 차이는 모르겠다. 이 둔한 혀는 역시나 어떤 차이도 느끼지 못하고 그냥 맛있는 고기다만을 알 뿐이다. 울릉도의 약이되는 나물들을 먹고 자라기에 약소라고 불렸다는데 지금은 곡물을 먹고 자라니 약소가 아닌 건가? 지금은 일반 물이 아닌 심층수를 먹인다는 말도 있더라. 


 


육회의 색이 밝지 않은 것은 이것이 호랑약소이기 때문일까?



항상 느끼는 거지만 고기를 배불리 먹고나서도 후식으로 (한끼의 식사에 해당하는!) 냉면을 먹는다는 것은 언제나 놀라운 일이다. 신은 냉면배와 고기배가 따로 만들어 놓으신 거다. 면이 녹색인 건 녹차냉면이어서가 하니라 해초냉면이어서다. 냉면도 맛있다.


 


후식으로 냉면을 먹은 후에 냉면의 후식으로 황도를 먹었다. -_-a



복도에 마가목주가 놓여있었다. 마가목은 울릉도 지천에 있는 것 같다. 가로수로도 쓰이는지 도로에 줄지어 있기도 하다. 만병통치약으로 수십가지의 효능을 가지고 있어서 마가목 지팡이만 짚고 다녀도 통증이 낫는다는 말까지 있다고 한다. 열매로 술을 담그는 것 외에도 나무껍질을 먹기도 한다. 


 


하루의 여행이 끝나고 숙소로 들어왔는데 야경을 하나도 찍지 못한 것이 아쉬워서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찍을 수 있을 텐데 찾기가 어려웠다. 어러니저러니 하는 동안 도동에 몇개 없던 해산물을 파는 포장마차(?)들이 문을 닫았다. 울릉도는 아침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대신 닫을 때도 일찍 닫는다. 골목길의 한 가게에서 전복 8마리를 3만원에 팔고 있어서 그거라고 사가서 저녁 술안주로 먹으려고 샀다. 뭐... 그냥 전복 맛이다. 아, 울릉도에 왔는데 오징어회를 먹을 수가 없다. 나처럼 오징어를 먹고 싶었으나 실패한 사람들이 함께 전복을 구매했다. 울릉도에서는 늦은밤이 되기 전에 밤에 먹을 것을 미리 사놔야한다.



가고 싶은 집   강추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3길 4. 054-791-2223 / 010-8557-7120.

따개비칼국수 8천원 (공기밥 별도 1천원). 호박막걸리 1만원



울릉도에 이런 맛집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골목에 한가지 음식만 전문으로 하는 작은 가게말이다. 가고 싶은 집은 따개비칼국수 전문 가게다. 가게가 꽉 차 있었는데 미리 예약을 해두어서 우리를 위한 한 테이블만 남겨두었다. 벽을 가득채운 낙서들이 음식을 먹기 전 기대감을 한층 키워준다. 따개비를 갈아서 국물을 낸 칼국수인데 따개비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몇개를 위에 고물처럼 얹었다고 한다. 면은 명이나물로 만든 명이국수다. 명이, 감자전분, 밀가루 등을 해양심층수로 반죽하고 숙성해서 만들었다. 이 면을 따로 포장해서 판매하고 있는데 그 공장이 따로 있을 정도로 독보적이다. 세가지 밑반찬도 깔끔하고 맛있다.  



  


따개비는 전복과의 생물로 생김새도 미니 전복 같다. 국물은 담백하고 면은 졸깃하다. 김치와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이 따개비칼국수가 울릉도 여행의 마지막 끼니었다. 도동에서 하룻밤, 사동에서 하룻밤을 자고나니 정작 저동의 시장과 많은 맛집들은 들르기는 커녕 스쳐지나가지도 못한 것이 아쉽다.



Posted by 가나다라마ma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