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낭메고 떠나다/차이나 여행기

칭다오 여행, 해변따라 걷기


칭다오 여행을 짧게 갔다오는 것이었다면 좀 더 많은 준비를 했을 거라는 건 결국 핑계다. 귀찮았던 거다. 여행은 언제나 시간과 돈이 한정된 상황에서 어떻게 만족할 만한 순간들을 보내는냐가 관건이다. 그걸 위해서는 대개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좋다. 한달간의 중국여행에서 어떤 도시를 어떻게 다녀야 할 지도 제대로 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떠난 여행이기에 칭다오 내에서 어떻게 움직일 지는 아웃 오브 안중일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첫날은 더 그랬다. 그래서 많은 스팟들이 해변을 따라서 있다고 해서 기차역부터 넘버1 비치까지 걸었다. 



 칭다오 야경은 5.4광장이 최고다. 잔교 근처는 뭐... 그냥.  



칭다오로 향하는 비행기안은 한국사람으로 가득하다. 1시간 20분이면 갈 수 있는 해외여행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창문 옆자리에 앉았지만 창문의 바깥쪽이 잔뜩 긁혀서 멋진 하늘길을 찍을 수 없었다. 이번이 두번째 칭다오여행이라는 아주머니가 옆자리 앉았다. 유학생이냐고 묻는다. 이 질문은 한시간뒤 공항버스에서 다른한국인에게 또 듣게된다. 중국에 한국인 유학생이 많긴한가보다. 중국여행 블로그들도 상당수가 유학생들의 것이었다. 왕복 20만원의 저렴한 비행기는 물 한잔 안주고 날 칭다오 공항에 내려주었다. 해외여행 갔다온 중국인들의 짐이 엄청나다. 엑스레이 검사대를 통과하는 긴 줄에 섰다. 내 앞에 엄청난 짐을 가지고 있던 중국 꼬마가 유퍼스트 라고 말해서 깜놀했다. 전세계 어린이들은 조기교육으로 모두 영어를 잘하는듯. 단 두단어였지만 발음이... ㅋ  기차역으로 간다는 702번 버스(20위엔)를 탔다. 다행이 앉을 수 있었다. 못 앉은 사람은 다시 내렸다. 30분 뒤 버스를 타야하는 것이다. 옆자리 남자가 전화를 받더니 한국어를 한다. 그러더니 내게 전화를 건내며 중국어를 한다. 전 한국인이예요. 전화는 반대쪽사람에게. 한국어를 전공하고 대한항공 중국사무소에 근무하던 중국여자와 결혼했단다. 6개월 된 아이가 있어 아내는 한국에 있고 혼자 처가에 방문한다고. 1시간쯤 지나 기차역에서 내렸다. 바로 전 정거장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내린다. 기차역에 내린 사람은 넷뿐이다.



 


작은 산 위의 소어산 공원의 전각이 밝다. 잔교는 밤에도 복구 공사가 한창이다.



칭다오의 잔교(青岛栈桥)는 많은 가이드북에 소개되어 칭다오를 대표하는 것들 중 하나다. 하지만 사실 특별한 것은 없다. 바다를 향해 나 있는 440미터 길 끝에 회란각이라는 정자가 있을 뿐이다. 특별한 것이 없어도 왠지 가지 않으면 아쉬운 법인데 안타깝게도 지난 8월 태풍으로 교량이 부서져서 회란각으로 걸어갈 수 없었다.




칭다오 해군박물관(青岛海军博物馆). 해변길을 따라 걷다보면 해군박물관이 나오는데 지금 870억을 들여서 확장 공사를 하고 있다. 점점 커져가는 중국의 군사력이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니다.




아쿠아리움을 지나면 붉은 돌들이 많은 해변길을 걷게 된다. 해변길에는 바닷바람을 막으려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심는 소나무들이 줄지어 심어져 있다. 이건 대개 해풍을 막기보다는 관상용 소나무 같아 보인다.


No. 1 Bathing Beach는 정말 넓은 비치다. 특이한 점이라면 비키니는 입은 사람이 단 한명도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많은 중국 사람들이 옷을 입고 놀고 있고 절반 정도는 칭다오에 사는 중노년의 아저씨들이다. 새까만 피부의 탄탄한 몸매를 가진 아저씨들이 많이 놀고 있다. 도박을 하고 운동기구에서 몸을 만들고 뒹굴거리며 자고 있기도 하다.



  


 


넘버1 비치에서 위로 올라가 중산루 옆으로 작은 놀이동산과 공원, 숲이 있다. 이 숲이 좀 예쁘다. 그런 생각을 하며 숲길을 걷다보니 다른 이들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웨딩 촬영을 하는구나.


 


길을 걷다보니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서 가보니 초등학교 앞이다. 중국여행 한달동안 이런 모습을 정말 많이 봤다. 초등학교 하교때 정말 많은 학부모들이 학교 주변에 기다린다. 중국 사람들 한 명 뿐인 아이에 대한 사랑이 엄청남을 자주 마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