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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차이나 여행기

칭다오(청도)에서 취푸(곡부) 가기


칭다오(청도)로 들어간 후 바로 그 날 취푸(곡성)으로 향하려 했지만 취푸로 향하는 일반 기차는 이른 아침에 단 한대 뿐이었다. 취푸로 가는 가장 저렴한 방법이었기에 그 기차를 타기 위해서 여행 마지막에 몰아서 돌아다니려고 했던 칭다오에서 우선 하루를 자기로 했다. 칭다오의 다음 행선지로 취푸, 타이산(태산)를 선택해 두었는데 결국 취푸 - 타이산 - 지난으로 이동하기한 이유는 타이산과 취푸에서는 장거리 기차와 버스가 거의 없기 때문에 지난을 꼭 가야했기 때문이다. 지난으로 향하면 타이산과 취푸로 내려갔다가 같은 길을 다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가장 밑에 있는 취푸로 가서 한쪽 방향으로만 여행해서 시간을 아끼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취푸로 향하는 일반 열차가 하루 1대인 반면 타이산으로 향하는 기차는 하루 11대. 타이산과 취푸 사이는 버스로 1시간 30분이므로 때에 따라서는 칭다오에서 타이산으로 향하는 것이 더 유연한 여행이 될 수도 있다. 어차피 난 칭다오 여행도 할 생각이었으므로 하루를 자도 상관없었기에 취푸로 향했다. 



공항 셔틀버스가 기차역 앞에서 서기 때문에 칭다오에 도착하자마자 기차역으로 향해서 내일 취푸로 떠나서 기차표를 샀다. 난 중국어도 못하고 한자도 모른다. 한달간의 중국여행에서 도시와 도시간 이동이 가장 큰 스트레스였다. 단지 언어의 문제만이 아니라 기차냐 버스냐의 문제이기도 하고 여행 중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부분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원하는 시간대에 교통편이 없을 때는 여행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기도 했다.



열차번호

 출발시간

 도착시간

 도착역

 소요시간 

 요금 

 5026/5027

 8:43

  15:41

 취푸역

  7시간

 자 56.5위엔.     

 침대칸 상/중/하 107.5 / 111.5 / 114.5위엔.

 G244/G241

  8:32

 11:49

 동취푸역

 3시간 17분

 1등석 244위엔  2등석 179위엔

 G232/G229

  9:26

 12:47

 3시간 21분

 G228/G225

 13:55

 17:15

 3시간 20분


* 칭다오 장거리 버스터미널에서도 취푸로 갈 수 있다. 소요시간 6시간. 127위엔으로 하루 4번의 버스가 있다. 공항 셔틀버스가 장거리 버스터미널도 가기 때문에 칭다오에 머무르지 않고 바로 떠날 수도 있다. 공항과 기차역의 중간에 위치해서 어디서든 30분 걸린다.


열차번호에 G나 D가 붙어있는 건 우리나라의 KTX와 같은 고속열차로 소요시간을 보면 절반도 안 걸린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만큼 가격도 비싸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고속열차를 타고 취푸에서 하룻밤만 잤어야하는 건데 하는 생각이 든다.


 칭다오기차역  크기가 엄청나다. 표 사는 곳으로 들어가니 10개의 줄에 스무명씩 서 있다. 대화로 티켓을 살 수 있을리 만무하다. 론리를 참고해서 종이에 취푸.내일.좌석스타일을 적었다. 기차가 여러개면 오전, 오후, 밤을 구분해서 더 적는 것이 더 쉽게 티켓을 구매하는 방법이다. 줄 하나 뒤에 서서 앞에 있는 여자에게 종이를 보여주며 여기서도 되냐고 물었다. 중국어로 말하더니 외국인인 것을 눈치채고 아무줄이나 서도 된다는 제스쳐를 해준다. 줄이 점점 줄어들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덥다. 내가 원하는 좌석이 없으면 좌석 스타일을 바꾸어도 좋고 태산을 먼저가도 좋은데 만약 그 상황이 오면 어쩌지. 줄이 줄어들면서 걱정이 앞선다. 그때 6번카운트에 영어가능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아... 지금이라도 줄을 바꿔야하나... 기다린 게 아까워서 계속 기다렸고 다행히 문제없이 구입완료. 비록 론리에 써 있던 시간과 가격이 다 달랐지만. 

중국에서는 기차표를 구입하기 위해서 신분증을 보여줘야한다. 외국인은 당연히 여권. 그러면 기차표에 여권번호가 찍힌다.


  曲阜. 明天. 硬座.

(취푸.내일. 잉쭤_딱딱한 의자)



손가락으로 가리고 있는 티켓의 왼쪽 하단에 여권번호가 찍혀있다. 칭다오와 취푸 사이의 5026이 열차번호다. 기차를 탈 때 유용하다. 08이 기차칸이고 084가 좌석번호다. 기차표는 도착할 때까지 잘 가지고 있어야 한다. 도착지에서 역 밖으로 나갈 때 표를 요구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중국 기차 시간표를 알기 위해서는 http://www.huoche.com.cn 에 들어가서 확인하면 된다. 도시의 알파벳 이름을 검색하면 기차 시간과 가격이 나온다. 예매도 가능한데 외국인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한다. 


 


기차를 타기 위해서는 신분증과 티켓 검사를 받은 후 짐은 x-ray 검사대를 지나가야한다. 역에 따라서는 공항처럼 신체검사를 하기도 한다. 보통 큰 도시는 대기실이 여러개 있는데 내 기차가 어느 대기실에서 출발하는 지 확인 한 후 그 대기실로 가면 된다. 개찰구는 기차 출발 10분 전에 열린다. 그 전부터 그 개찰구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데 어차피 좌석번호가 있기 때문에 힘들여 줄을 서 있을 필요는 없다. 기차가 24칸씩이나 되어서 내 자리로 가기 위해서 보통 플랫폼에서도 한참을 걷게 된다. 설국열차도 아니고 참 길다. 


 


7시간동안 기차 의자에 앉아서 취푸로 향했다. 의자는 90도에서 단 1도도 기울어지지 않는다. 뒷사람과 의자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구 허리야. 취푸로 향하는 야간 기차가 있으면 침대칸을 썼을테지만 낮에 그러기는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도 아까운데 돈까지 낭비할 수는 없다. 창가 자리는 창가에 앉아 창 밖을 보기에는 좋지만 움직이기가 불편하다.  계속 서쪽으로 달려 키르키스탄을 건너 터키, 유럽까지 가면 좋겠지만.... 그건 2년전에 했어야 할 루트. 어차피 뭔가를 해야하지 않나? 그렇다면 이렇게 계속 서진해도 손해볼 건 없는 거 아닐까? 돈이 필요할 때마다 일용직 일을 하면 되잖아. 비록 영어도 잘 못하고 체력도 안되고 성격도 별로이지만 내가 원하는 나를 위해서는 어쩌면 그것이 돌파구일지도 모르지 않은가. 변하지 않는다면 어디 길거리에서 죽겠지. 간절함이 부족한걸까. 돌아가지 않을 여행이 나를 간절하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기차가 설 때마다 여기가 어디인지 알 수 없어 불안하다. 론리에서 8시간 걸린다고 했지만 출발시간과 가격이 전부달랐기에 이건 믿을  수 있는 건지 알 수 없다. 출발한지 7시간쯤 되면 어린 사람들에게 자주 물어봐야겠고 생각했다.



 멍 때리고 있다가 기차 밖으로 취푸이라는 기차역의 글자를 보고 깜짝 놀라서 옆사람에서 물어보고 황급히 내렸다. 성곽으로 가기 위해서 시내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뭘 타야할 지 알 수가 없다. 론리는 지도에 한자가 너무 없다. 특히 취푸 지도에는 한자가 단 한단어 밖에 없어서 그 단어를 찾아봤으나 가는 버스가 없다.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모두 떠나고 택시는 타고 싶지 않고.... 오토바이 뒤에 경운기처럼 좌석을 만든 듯한 삼륜차가 다가와서 10위엔에 성곽 한가운데 종탑 앞(钟楼街, Zhonglou Jie)까지 가기로 했다. 여기가 취푸의 가장 번화가라서 취푸 안과 밖을 오갈 때 이곳을 기준으로 하면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