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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미야자키 여행

미야자키 신궁, 일본의 첫 황제가 잠든 신사


 미야자키 신궁(宮崎神宮)일본의 건국신화에 첫 번째 황제로 나오는 진무천황과 그의 부모를 모신 사당으로 일본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신사다. 진무천황은 50세에 황제에 올라 127세나 137세까지 살았다고 기록되어있다. 역사가들은 그가 실재했던 인물이기 보다는 4세기초에 그만큼 힘 있는 인물이 진무천황으로 와전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화려하지 않고 많은 나무에 둘러샇인 조용한 분위기다. 미야자키 신궁은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지만 세월이 지나며 짓고 해체하고를 반복하다가 지금 건물은 1907년에 세워진 것이다. 매년 10월 26일에 축제가 열린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10월 22일. -_- 오비마을은 축제를 하루 지나서 도착하고 미야자키 신궁은 축제 나흘 전에 방문했다. 안타깝게도 축제를 마구 피해다니며 여행하고 있다. 건국 신화 속 인물인만큼 진무천황에게는 탄생설화가 있다. 호오리노미코토는 형의 낚시바늘을 빌려 낚시를 하다 바다에 빠뜨리고 만다. 형이 노발대발 화를 내자 호오리노미코토는 소금의 신의 도움을 받아 바다의 신이 살고 있는 궁전으로 내려가 낚시바늘을 찾아온다. 이때 바다 신의 딸을 보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진무천황이다. 


 


아야성에서 버스를 타고 왔기 때문에 미야자키 신궁 정문까지 오지 않고 서문 정류장에서 내려 들어왔다.  입구에는 도리이(ㅠ)라고 하는 기둥이 세워져 있어서 이곳이 신사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신사는 초기에는 숲을 의미하는 모리로 불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일본의 신사들은 숲에 둘러쌓여 있다. 일본 사람들이 신사 앞에서 손뼉을 치면서 기도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되는데 300년대의 기록에 귀한 손님에게 존경의 의미로 이렇게 했다고 한다. 그러니 적어도 이런 모습은 1700년전부터 있었던 셈이다. 미야자키 신궁의 서쪽에 있는 건물에는 말 조각상이 여러개 서 있어서 의아해했는데 보통 소원을 빌면서 신도들이 봉헌하는 것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는 나무에 말 그림을 그리고 그 뒤에 소원을 적는데 조각상을 세울 정도면 소원이 엄청난 것이었나보다.





신사의 가장 안쪽의 주요 건물에는 항상 동그란 거울이 놓여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모르겠다. 저곳은 보통 숭배의 대상이 놓여져 있는 곳이니까 거울을 본 나는... 내가 신이다?! 일 리 없고... 저 앞에 놓인 것들에 모두 의미가 있겠지만 알 수가 없으니 모두 신비롭게 다가온다. 왠지 음양사가 떠오른다.



 


자신보다 위에 있는 존재라고 생각되는 것에 사람들은 자신의 소원을 빈다. 그렇게 미야자키 신궁은 1500년간 이어왔나보다. 미야자키 시내에서 가까워서 신사를 찾는 것이 아니어도 산책로도로 훌륭한 역할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곳은 시골이기에 따로 공원을 만들 필요는 없을 지도 모르겠다. 어딜 가나 자연을 느낄 수 있으니까.



신사 건물 앞에는 2마리의 해태상이 서 있다. 일본어로 고마이누라고 부르는데 고마가 고려와 조선시대의 한반도를 부르던 단어였기에 이 해태상이 우리나라를 거쳐서 일본으로 들어갔다고 추정되고 있다. 신사 앞에 높인 해태상은 악귀를 쫓는다. 




새하얀 저고리와 주황색 치마를 입은 무녀는 일본 신사의 대표적인 이미지 중 하나다. 사진으로 찍기에도 좋은 대상이기에 미야자키 신궁에 들어섰을 때부터 그녀들을 찾았다. 그런데 그녀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신사에서 판매되고 있는 종이를 자르고 있었다. 그녀들은 '미코'라 불리는 여신관이다. 미혼의 어린 여성으로 주로 신사의 다양한 잡일을 담당하는데 과거에는 정말 신기가 있니 아이들이 일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알바생이 많다고 한다. 그녀의 뒤에 붙어 있는 포스터가 마음 아프다. 이번 주말에 축제... ㅠ



본관 앞에 섰는데 정작 들어가볼 수는 없었다. 작은 자갈들이 가득한 자갈밭은 쟁기(?)로 곱게 긁어 놓는 것은 정원을 가꾸는 마음과 같은 거겠지? 신사가 아니어도 이런 정원이 있었던 것 같으니. 아... 이번주 주말이면 이곳에서 일년에 한번 있는 큰 행사가 열리겠지. 그 준비로 모두들 바쁜 것 같다. 입구쪽에도 뭔가가 설치되고 있었다. 그래서 사진에 그런 것을 제거하고 찍어야했고 축제는 축제대로 못보고... 슬프도다. 일본은 나와는 인연이 없나보다. 인도 여행 중에는 가는 도시마다 축제를 봤는데.


 



미야자키 신궁 서쪽에 있는 건물에 놓여진 본관(?)과는 달리 깔끔한 내부를 가지고 있었다. 



소녀와 소년이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신사를 찾았다. 그들의 옷이 전통 복장이었기에 카메라를 그들을 쫓았는데 아무래도 대놓고 찍지 못해서 전부 뒷모습 ㅎ. 그나마도 소년은 부모들에게 앞 뒤로 싸여있어서 찍지도 못했다. 그저 저렇게 차려입은 건지 뭔가 행사에 참여하는 지...




미야자키 신궁 정문 쪽에는 사진 찍기 참 좋은 곳이 있다. 빨간 도라이가 일렬로 놓여 있는 곳!!! 광각과 줌 모두 사진 찍기에 좋다. 아까 그 소년과 소녀가 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말이야.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