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업이 있기 전날 밤에 나는 침대 한족에서 소리를 죽인 채 자위를 즐기느라 잠을 한숨도 못 잤다.[각주:1]

소설 <탬파>는 첫 문장부터 이 소설이 어느 정도의 강도와 뉘앙스를 가지고 있는지 말해준다. 셀러스트 프라이스 누가 봐도 아름답고 매력적인 26살의  중학교 교사다. 그녀는 경찰관이지만 잘생기고 부자 부모를 가지고 있어서 부유한 남편 포드와 결혼했다. 그녀의 삶에서 단 한가지 문제가 되는 것은 그녀의 성적 취향과 그것에 대한 과도한 성욕이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고 그들은 각기 다른 취향을 가진다. 우리는 타인의 다른 취향을 인정해줘야한다. 성적 취향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취향이 사회적 용인을 벗어났다면 우리는 '법'으로 통제를 한다. 셀러스트는 소년들을 사랑한다. 열넷, 열다섯의 소년들은 그녀를 성적으로 흥분시킨다. 소설 <탬파>를 읽기전 젊은 여교사와 소년들의 섹스가 담긴 이야기라고 해서 그 동안 수없이 많았던 금기시 되어왔던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건 시작부터 성욕에 똘똘 뭉친 여자에 관한 이야기임을 드러낸다. 1인칭 화자의 목소리로 삶 전체를 10대초의 소년들과 성적 유희를 즐기는데 몰입하는 프라이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놀랍게도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지난 2004년 플로리다주 템플테라스에서 체포된 데브라 진 비슬리가 이 이야기의 실제 인물이다. 그녀의 사건이 세간의 큰 화제가 되었던 것은 그녀가 젊고 아름다웠으며 부유했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다가 내려놓고 컴퓨터 하다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 언급에 그 인물을 찾아보았다. 소설의 제목인 <탬플>도 이 사건이 일어난 지역이었다. 10대 소년들이 강간을 당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지위를 이용한 '성행위'가 아닐까? 소설의 후반에 프라이스가 휴양지에서 여행 온 10대들과 관계를 맺는 것은 상호합의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학교 안에서 학생과 교사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지위와 권위를 이용한 관계가 될 수 있다. 10대 소년들에게 성적 취향을 가진 프라이스는 다분히 새디스트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 언젠가 곤경에 처한, 어쩌면 울고 있는 그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내게 흥분을 불어일으켰다.[각주:2]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해도 이건 어디까지나 소설이다. 하지만 이미 실제 인물을 찾아 본 후에 보는 소설은 더 이상 소설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잭의 아버지 벅과의 관계와 그의 죽음, 잭과 보이드의 다툼과 길거리에 칼을 들고 선 프라이스의 모습은 너무나 극단적이어서 현실일 것 같지 않다. 그녀는 새디스트적 성향을 가졌는데 성인 남성과의 관계에서 스스로 마조히스트의 입장이 되었다고 생각했기에 더 견딜 수 없어했던 것 같다. 통증은 그다지 심하지 않았지만 구속당하는 행위 자체가 끔찍했고 내가 물리적으로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이 견디기 어려웠다.[각주:3]



보이드가 바닥에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고 잭은 도망가고 프라이스는 알몸으로 칼을 들고 길에 서서 잭을 찾는 장면을 이 이야기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쯤에서 이야기가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이야기는 재판으로 넘어가고 재판이 끝난 후의 새로운 삶을 살게 되지만 성적 취향은 버릴 수 없었던 그녀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이 재판이 소설 <탬파>에 쓰여진 것은 이 사건의 실제 재판이 사람들에게 너무나 인상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미모의 젊은 교사가 성적 가해자가 된 사건으로 과연 10대 소년들은 피해자인가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남자 교사가 아무리 잘 생겨봤자 10대 소녀와 관계를 가졌다면 이렇게 관대한 판결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소설 속에서 뿐 아니라 실제로도 감옥에 가지 않았다. 3년의 가택연금과 7년의 집행유예를 받았고 그것도 후반에는 감형을 받고 아이들에게 접근하는 것도 허가 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남자를 만나 약혼하고 아이까지 나았다.



프라이스를 1인칭 화자로 한 이야기이기에 두 소년 잭과 보이드, 남편 포드의 감정을 그녀가 느끼는 것으로만 그려진다. 그녀는 가해자이지만 평범한 성관계에서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환자이기도 한 것처럼 보인다. 나는 안 해 본 노력 없이 다 해서 겨우 안약 한 방울만큼의 보이드의 정액을 즐겼을 뿐이지만, 포드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카마수트라의 온갖 스펙트럼을 다 맛보러 달려 나갈 수 있다. 그런데 그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각주:4] 소설 <탬파>와 그 실제 주인공에 대해 찾다보니 외국에서 출판된 소설의 표지를 보게 되었다. 적나라하지만 프라이스의 머리 속과 삶 그 자체가 드러나 있는 절묘한 표지여서 인상적이었다. 

 이 미국 소설을 쓴 앨리사 너팅은 대학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는 젊은 여성이다. 이 책이 그녀의 두번째 소설인 듯 하다. 미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웠던 사건을 소설로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작은 사건이었다면 더 큰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겠지만 작은 디테일까지 모두 언론에 까발려진 사건인만큼 손대는 것은 더 어려웠을 것 같다.

 

  1. 소설 <탬파> 중에서 [본문으로]
  2. 소설 <탬파> 중에서 [본문으로]
  3. 소설 <탬파> 중에서 [본문으로]
  4. 소설 <탬파> 363p. [본문으로]
Posted by 가나다라마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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