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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미야자키 여행

폭풍우치는 미야자키 우도신궁 여행


우도신궁(鵜戸神宮)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우도신궁이 어디 깊숙이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니고 태풍이 올라오고 있어서 비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산을 써도 바람과 함께 쏟아지는 비를 피할 길이 없었다. 혼자서 긴 시간을 두고 여행을 해 왔기 때문에 비오면 실내로 들어가서 긴 시간을 보내왔다. 근데 짧은 시간 여행을 해야하고 함께 하는 여행이다보니 꼭 가야할 것 같았다. 우도신궁이 바다와 맞닿은 절벽에 있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산의 용궁사를 떠올린다고 한다. 난 용궁사를 가 본적 없기에 떠올릴 수 없었다. 본전이 커다란 동굴 속에 있어서 더 묘한 느낌을 가지는데 우도신궁이 모시고 있는 신도 평범하지 않다. 일본 건국 신화의 첫번째 천황인 진무천황과 그의 부모가 모셔져 있고 그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도신궁 가는 길 지나가게 되는 터널


여기서 헷갈리는 점... 미야자키 신궁도 우도신궁과 같이 이들을 모시고 있어서 그 포스팅에서 진무천황이 하늘의 아들과 바다의 딸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썼다. 찾아보니 그런 내용이 있었거든. 그런데 우도신궁에 대해 찾아보는 와중에는 진무왕의 아버지가 하늘과 바다 사이에서 태어났다네. 음... 뭐가 진짜냐... 따위 중요하지 않지. 실제는 아니니까. 그냥 옛날옛적 신화. 우도신궁은 아이를 가지고자 하는 부부와 순산을 하고자 하는 이들이 찾아와 기도를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젖바위라 불리는 오치치노이와 때문이다. 하늘의 아들과 바다의 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이곳에서 태어났는데 아비가 어미가 아이를 낳는 모습을 지켜보지 않기로 했는데 쳐다봤기에 어미는 아이와 자신의 젖을 떼어서 동굴에 남겨놓고 갔다고 한다. (선녀와 나무꾼이 떠오르는 스토리네.) 젖바위라 불리는 바위는 동굴을 타고 흐르는 물이 떨어진다. 그 물을 마시고 아이가 자랐다고 한다. 뭐... 이런 이야기들로 인해서 임신과 출산에 관련된 기도가 이루어지는 것 같다.



 


커다란 동굴 속에 신사가 있는 것도 묘한데 비와 파도까지 장난 아니어서 바다에서 용이라도 나와서 신궁안으로 기어들어올 분위기였다. 아, 버스를 타고 우도신궁에 올 때 우도신궁 입구에서 내리면 안된다. 한참 걸어야 한다. 정확히 우도신궁 정거장에서 내려야한다. 우도신궁 버스 정류장은 안쪽으로 들어와서 주차장에 내려준다. 그리고 유턴해서 돌아간다.


 




이 비바람을 뚫고 와서 기도를 올리는 커플. 무엇을 빌었는지 모르겠지만 오늘을 신빨 잘 받았을 듯. 기도하러 온 사람이 없기에 경쟁률이 낮아서 선택 될 가능성이 높아. 어두컴컴한 신궁 안의 고요함으로 굉장히 엄숙했다.




몰아치는 비바람에 바로 앞에 있다는 거북바위도 볼 수 없었다. 날 좋은 날 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렌즈에 빗방울이 마구 떨어진다.


 



이런 날씨에 가장 걱정되는 것은 비행기가 뜰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공항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걱정해봤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 호리키리토케에 10분 정도 들렸다. 도깨비 빨래판을 가장 보기 좋은 곳이었지만 파도가 장난이 아니었기에 잘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