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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미야자키 여행

미야자키 여행, 미야자키로 향하는 길과 돌아오는 길


 우리나라에서 미야자키로 가는 직항은 아시아나 항공 뿐이다. 그것도 일주일에 단 2번이다. 큐슈의 다른 지방으로 들어가서 고속열차나 버스를 타고 미야자키를 갈 수도 있지만 일주일이상의 큐슈 여행을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리 보편적인 방법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미야자키 자체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적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비행기가 있다는 걸 감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미야자키 공항에 드나드는 국제선은 인천에서 가는 아시아나항공과 대만 타오위안에서 오는 비행기 뿐이고 국내선은 프로펠러가 달린 작은 비행기가 이용되기도 한다. 일본 내에서는 고속열차를 이용할 수 있어서 국내선 수요가 적은가보다. 


인천에서 미야자키행(OZ 158)은 금요일 10시, 일요일 16시 40분*.

미야자키에서 인천행(OZ 157)은 수,금요일 12시 50분, 일요일 19시 20분.

항공권 정가는 텍스, 유류 할증료 합해서 왕복 456,700원. (물론 티켓 가격은 굉장히 유동적이다. 2013.10 기준)

비행시간 1시간 40분.

* 비행기 시간과 요일은 아시아나 항공 홈페이지에서 본 것인데 정작 내가 타고 간 비행기는 일요일 오후 16시 25분 미야자키행이었다.

   즉, 시간이 약간씩 차이가 날 수 있다는 말. 



내가 타고 가는 비행기는 일요일 16시 25분에 미야자키로 떠나는 비행기였다. 사실 이 시간의 비행기는 미야자키에서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가 돌아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마련된 것이 분명하다. 일요일 늦은 오후이기에 미야자키에 도착하면 해가 져있는 상태. 나야 온라인투어에서 지원받아 20만원으로 항공권과 호텔 3박, 공항과 호텔간 송영버스를 제공받기에 그리 억울할 것은 없었다. 애초에 제대로된 돈을 내고 여행을 떠날때 이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여행을 가는 건 좀 억울할 것 같다. 짐이 간단했기에 인천 공항에 도착해서 무인 티켓 발급기를 이용하려는데 좌석이 따로 떨어져 있는 것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서 발권하는 곳으로 가서 좌석을 받았다. 이어진 좌석이 비상구 밖에 없었는지 비상구를 받았다. 넓은 좌석에 앉을 생각에 기분이 좋았는데... 이런 맨 앞자리 비상구다. 창문이... 창문이 내 손바닥보다 작은 것이 달려있다. 그것도 저~ 앞에!! 게다가 다른 모든 좌석이 좌석 앞에 모니터가 달려있는데 맨 앞 비상구 자리는 천장에 하나 달려있을 뿐. 넓은 자리를 받은 대신 감수해야 하는 것이 생긴 것이다.   



의자에 엉덩이를 살짝 걸치고 카메라를 구멍 안으로 밀어넣어서 최대한 찍은 것이 요거. 다른 비행기 창문과 다르게 완전한 원형이어서 또 다른 느낌이 나네. 항상 비행기에서 창 밖을 찍은 사진은 그게 그거여서 어디갈 때 찍은 건지 표가 안 났는데 이 사진들은 미야자키 갈 때 찍을 것을 확실히 알 수 있게 되었다. 푸른 색이었던 하늘이 미야자키에 도착할 때쯤 되니 붉게 물들었다.



리모콘과 게임기능이 되면 뭐하냐고. 내 앞에는 모니터가 없는 걸. 



기내식으로는 맛없는 샌드위치가 나왔다. 애매한 시간이어서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 먹음.



한시간 반쯤 지나자 미야자키 시내가 보인다. 비행기가 낮게 미야자키 시내를 지나 공항으로 향한다. 주택들이 넓게 분포되어있고 높은 빌딩은 보이지 않는다.  



미야자키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 수속을 밟기 위해 줄을 섰다. 당연히 일본인과 외국인의 줄이 달랐는데 일본인들이 순식간에 모두 들어간 후 거의 1시간은 줄 서 있었던 것 같다. 도착한 비행기는 내가 타고 온 비행기 단 한대 뿐이었음에도 입국 심사 직원이 겨우 2명 뿐이었고(3명이었는데 몇명 하더니 창구를 닫고 가버리더라) 지문과 사진을 찍은 후에 지나가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 입국장으로 들어가서 관광 안내소 앞에 놓여있는 관광 안내 팜플렛을 몇 장 집어넣었다. 선멧세 니치난 100엔 할인권도 있었다. 공항 밖으로 나오니 이미 깜깜한 밤이다. 야자나무와 그 아래 만들어 놓은 도깨비 빨래판이 미야자키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공항 앞에 서 있었다.



 미야자키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



아침부터 비바람이 불고 뉴스에서는 태풍이 온다는데 우도신궁과 호리키리토케에 들렸다가 옷을 홀딱 젖은 대 공항에 도착했다. 확실히 시골 공항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전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브랜드들은 입점해 있지 않고 미야자키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미야자키 특산물들이 공항내 모든 가게에서 볼 수 있었다. 다카치호요카구라 등의 다양한 미야자키 축제를 종이인형으로 만들어 놓은 모습이다. 실제로 축제를 봤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딱 하루 전에 가서 3일만 더 있다 왔으면 축제를 2개나 볼 수 있었기에 더 아쉬운 것 같다. 



티켓팅을 하고 짐검사와 신체검사를 한 후에 안으로 들어왔는데 국제선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한번 더 이런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래서 첫번째 검사 후에 가게에서 음료 등 기내 반입이 금지된 물건을 사면 안되게 되어있다.  공항 봉투에 밀봉해서 주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비행기 탈 사람은 사지 말라고 붙어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주~욱 마치 선호텔 피닉스처럼 일자로만 되어있는 대기실에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것을 보며 비행기를 기다리게 된다. 미야자키 공항 옥상은 올라갈 수 되어있어서 미야자키 공항에 뜨고 내리는 비행기를 구경하며 작은 공항의 낭만(?)을 흠뻑 느낄 수 있는데... 비가 와서 올라갈 엄두를 내지도 않았다.




티켓팅 할 때 항공사 직원이 태풍 때문에 항공기가 결항 될 수도 있다고 해서 조금은 불안하게 비행기를 기다렸다. 다행히 아무 문제 없이 비행기는 제 시간이 출발했다. 비 내리던 창 밖은 비가 사라지고 재빛 하늘로 변하더니 한국으로 올라올 수록 파란 하늘로 변해갔다.



오호, 미야자키발 인천착 비행기의 기내식은 밥이다. 일본에서 사서 준비하는 건가보다. 생선이 매우 기름지다는 것 말고는 맛있었다. 더 이상 비는 내리지 않고 햇빛이 쨍 하고 비친다.



돌아오는 비행기에는 좌석에 모니터가 없었다. 2대의 비행기를 운용하나보다. 게다가 돌아오는 비행기에는 일본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좌석이 만석인 듯 했다. 그리고 그들은 결코 조용하지 않았다. 일본 사람은 조용하다는 건 편견이었다. 뭐, 여행을 떠나는 자의 즐거움이 밖으로 표현되는 거라고 생각되니 짜증날 정도는 아니었다. 뭉게뭉게 구름 위를 지나 어느새 인천 앞바다에 이르렀다. 바다 위로 우리 비행기 그림자가 따라오는 게 보일 때 인천 공항에 착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