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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대한민국 여행

[아산 여행] 외암민속마을, 담벼락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조선으로 시간여행을 하게된다


외암민속마을은 1500년대 예안 이씨가 정착하면서 예안 이씨의 집성촌으로 생겨났다. 시간이 지나면 많은 인재들이 나왔는데 그 중 외암 이간선생이 가장 유명하여 그의 이름을 따서 외암민속마을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민속마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사실 하회마을이다. 근데 사실 안동 하회마을은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멀다는 인식을 주는 게 사실이다. 마음먹고 가야한다. 반면 용인의 한국 민속촌은 실제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 세트장 같은 곳이다. 이번 아산 여행을 통해 수도권에서 가까운 곳에 실제 사람들이 사는 오래된 마을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외암마을은 마음을 단단히 먹지 않아도 하루 여행으로 가볍게 올 수 있는 곳이다. 6km에 이르는 돌담길을 따라 기와집와 초가집이 뒤섞여 있는데 낮은 담 너머로 21세기의 사람들이 과거와 묘하게 교집합되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홈페이지    :  체험마을.한국

주소          :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

문의전화    : 041-541-0848, 041-511-8290

관리사무소 : 041-540-2654


입장시간  :  9시 ~ 17시 30분

입장료     :  성인 2천원, 어린이/청소년/군인 1천원, 아산시민/장애인/7세이하/65세이상 무료


교통  경부고속도로 : 천안IC 국도21호(20km) -> 신도리코앞사거리 -> 읍내동사거리 -> 국도39호(10km) -> 송악외곽도로 -> 외암민속마을 

        서해고속도로 : 서평택IC -> 국도39호(28km) -> 온양온천(6km) -> 송악나드리 -> 읍내동사거리 -> 송악외곽도로 -> 외암민속마을   

        당진고속도로 : 유구IC -> 송악방면(39번국도) -> 외암민속마을


대중교통 : 온양온천역에서 버스 이용 100번 / 110번 / 130번 (송남초등학교 하차), 120번 (외암민속마을 하차), 111번 (송악농협 하차)

* 온양온천역에서 11km 정도 떨어져 있어 자전거 여행이 가능하다.



2시간 정도의 여유를 가지고 구경을 했었야했는데 아산 여행에서 많은 곳을 다니려는 욕심에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하고 말았다. 그래서 꼼꼼히 여유를 가지고 돌아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느릿느릿 돌담길을 따라 걸으며 여행하기 좋은 곳인데 말이다.  실제로 주민들이 살고 있는 동네이기 때문에 모든 가옥이 개방되어있는 것이 아니고 일부 가옥이 개방되어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평일에는 닫혀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평일에 간다면 호젓한 돌담길을 걸을 수 있지만 포기해야하는 것도 생기는 셈이다. 주말에 가면 공방체험(한지부채꾸미기, 모형곤충 만들기, 아기솟대 만들기), 전통혼례체험, 조청 및 한과만들기, 다듬이체험, 떡메치기 체험을 할 수도 있다. 4월부터 11월까지는 1박 2일 농촌음식문화체험이 운영된다고 한다. 아무래도 겨울은 조금 움츠러드는 계절이지만 눈이 소복히 쌓인 외암민속마을도 굉장히 예쁠 것 같다. 눈이 오면 다시 한번, 그 때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유유자적 해보자고 다짐한다. 



오래된 마을이다보니 문화재로 등록된 건물도 여럿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건재고택(영암댁)과 참판댁(큰 댁)이다. 건재고택은 중요민속문화재 233호로 안행부가 선정한(왜 문체부가 아닌 안행부가 선정했는 지 알 수 없다.) 정원 100선에 선정된 예쁜 정원이 있는 곳이다. 건재 이욱렬 선생의 호를 딴 집으로 이간 선생이 태어난 곳이다. 아쉽게도 문이 굳게 닫혀있어서 안으로 들어가보지는 못하고 낮은 돌담 너머로 보이는 집을 엿보았을 뿐이다. 참판댁은 중요민속문화재 제 195호로 마을에서 가장 큰 가옥으로 이정렬이 고종에게 하사받아 지었다고 한다.



박재된 과거가 아닌 현재와 이어지는 과거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외암민속마을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배추밭 앞에는 오두막이 세워져 있고 돌담 위에는 호박이 자라고 있다. 돌담 너머로 엿본 안마당에는 김장김치 만들기가 한창이었는데 마당에 우물(!)이 있었다. 우물도 참 예쁘게 생겼다. 



마치 민속촌에서 연출해둔 것 같은 모습 장면들에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간장과 된장을 만들기 위해서 메주를 만들어 달아놓고 일상 생활에 사용하는 채, 소쿠리, 빗자루 등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순간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이 조선으로 이어져버리는 건 아닐까하는 엉뚱한 상상도 하게된다. 그렇다고 과거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21세기의 평범한 사람들이 조선의 왕보다 나은 생활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을 종종한다. 그렇다면 조선의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꽤나 녹록치 않았을 것이다. 멀리서 바라보는 전원의 풍경과 그 안으로 뛰어들어가서 살아가는 것은 너무나 다르다. 담 넘어 얼핏 보는 일상의 모습은 목가적이다. 



초가집은 손이 참 많이 가는 집이다. 매년 지붕을 바꾸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마을의 많은 집들을 한번에 바꿀 수 없기에 오늘은 이집, 내일은 저집 하면서 지붕을 바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옆의 길에서는 짚으로 열심히 새끼를 꼬시고 계시는 어르신도 모였다. 바람불면 날라갈 것 같은 짚이 지붕위에 두껍게 깔리고 단단히 고정되는 거보면 신기하기만 하다. 지붕도 꽤나 튼튼한가보다. 대여섯명이 한꺼번에 올라가도 멀쩡하다.



지붕을 새로 하고 있는 초가집 앞에는 무려 21미터의 높이에 5.5m 둘레를 가진 어마어마한 느티나무가 서 있었다. 수령이 600년이나 된다고 한다. 이 마을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모든 것을 지켜본 나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마을의 안녕 풍년을 기원하는 느티나무 목신제가 매년 1월 14일(음력)에 열린다고 한다. 올 겨울 외암민속마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2014년 2월 14일(음력 1월 14일)에 찾아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싸리문을 단 초가집들도 여럿보인다. 마을 입구에 무덤이 하나 있는데 그 옆에 움막이 있었다. 시묘살이를 하기 위한 움막일까? 그러기에는 너무 작아보이는데... 단순히 보여주기 위해서 만들어놓은 거 같기도 하다.



할아버지가 마당에 있는 감나무에서 마지막 감을 따고 계셨다. 이 때.... 옆에서는 까치가 울고 있었다. ㅎ



외암민속마을이 예쁜 건 확실히 돌담의 역할을 빼 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일반적인 가옥의 담이었다면 이런 멋스러운 풍경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예쁜 골목을 열심히 걷고 있던 중 담벼락 위에 앉아있는 고양이를 발견했다. 기와집과 초가집, 돌로 쌓여있는 담과 그 위에 앉아있는 고양이는 참 예뻤다. 한동안 그 모습에 반해 셔터를 눌러대고 있자니 고개를 돌려 쳐다본다. 반했냐? 라는 도도한 표정으로 보고는 도망가지 않고 이리저리 포즈를 바꾸어 모델이 되어주더라. ㅎ 



비록 건널 수 없고 전시용으로만 쓰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무다리도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물레방아도 있다. 마침 내가 갔을 때 촬영을 하고 있었다. 눈에 띄는 연예인은 보이지 않았지만 방송차량들이 줄지어 주차장에 서 있었다. 외암민속마을에서는 <태극기 휘날리며> <클래식> <소름> 같은 영화가 촬영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