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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차이나 여행기

샤허 라브랑스, 샤허를 리틀 티벳으로 만든 겔룩파 6대 사원

 

라브랑사원(라부렁사)는 샤허가 존재하게 하는 사원이다. 창건연대는 1700년대초다. 자료마다 조금씩 연도차이가 있는데 1709년에서 1722년 사이다. 라사의 데뿡 사원장을 지냈던 자먕 자야파 1세가 창건하였는데 현재 26만평의 규모에 18개의 법당, 6개의 대학, 500개의 승려숙소등으로 1만개가 넘는 방이 있다고 한다. 1800명의 승려가 거주하고 있다. 티벳자치구 밖에 있는 가장 크고 중요한 사원으로 겔룩파 6대 사원 중 하나이기도 하다. 라브랑스에 거주하던 승려가 한때 4천명이 넘었으나 문화대혁명 때 승려들이 고향으로 돌려보내졌다. 그 후 줄어든 승려들이 다시 늘어났으나 2000년 넘어서 티벳 독립운동의 중심이 된 사건들로 박해를 받기로 했다. 수 많은 승려숙소와 넓은 부지의 사원도 인상적이지만 4km가 넘는 사원 외벽의 긴 마니차와 이를 도는 순례객들의 모습은 라브랑스를 대표하는 이미지일 것이다. 정월에 4일간 티벳 최대 축제 몬람축제가 열린다. 일년에 단 한번 쇄불절에 탕카가 걸린다. 라브랑스 앞산에 탕카를 거는 거대한 장소가 보인다. 이 축제기간에는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든다.

 


라브랑스 입장료 40위엔

영어 가이드 10:15, 15:15 두차례 제공. 오전 투어가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사원 내부로 들어갈 수 없고 다 함께 가이드의 인솔에 따라 돌아다녀야한다. 과거에는 개인적으로 돌아다닐 수 있었다고 하는데 그러다가 화재가 한번 났다고 한다 그 후 인솔자에 의해 통제되었다고 한다. 정확한 내용은 알 수가 없다. 그저 여행자들이 사원 내부를 해집고 다니는 것이 꼴보기 싫었을 수도 있다. 진짜 그렇다고 해도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다.




티켓을 구입해서 가이드 인솔로 다닐 수 있는 사원 내부가 몇 곳 있고 사원 외부와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는 것은 아무 제재와 돈을 받지 않는다. 자신에게 카메라를 들이밀지 않는다면 티베트 사람들과 승려들도 돌아다니는 여행자들에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이제 라브랑스는 수 많은 여행자들이 찾아오는 관광지니까. 그나마 라사 같은 모습은 아니다. (라사를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그렇단다.)



샤허에 느즈막히 도착해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일어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오전 투어 시간이 지나서 다음날 티켓팅을 하고 사원 안으로 들어가자고 생각했다. 본관(?) 정문은 닫혀 있었고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옆문이 열려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 법회가 열리고 있었다. 많은 승려들이 서로 마주보고 앉아 있었고 벽을 따라서 티베트 사람들이 서 있었다. 구석에 서서 조용히 사진을 찍었다. 옆에 있던 티베트 사람들인 날 쳐다보고는 수근거린다. 그렇다고 뭔가 말을 걸거나 하는 건 아니고 그냥 힐끔거리며 수근거릴 뿐이다. 그리고 곧 나는 깨달았다. 이 곳이 티켓팅을 하고 단체로만 돌아다닐 수 있는 건물이라는 것을. 단지 본관 건물을 옆으로 들어온 것이다. 아까 들어올 때는 문 앞에 아무도 없었는데 지금 보니 한 사람이 서서 오가는 사람을 통제하고 있었다. 내가 들어갈 때는 어딘가에 잠시 가 있었던 모양이다. 문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기에 곧 그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도 그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상황을 깨닫고 나니 내부를 돌아다니며 볼 수는 없게 되었다.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사진도 살짝 살짝 찍고 가만히 서 있다가 눈치를 보고 스윽 나왔다. 티벳어는 커녕 중국어도 못하는 내게 그들 중 하나라도 다가와 의문을 재기하며 다가왔다면 굉장히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었다. 어쩌면 법회가 진행되는 중이어서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아서 조용히 지나갈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 법회가 진행되는 동안 사원 앞에 널브러져 있는 승려들의 신

 

 영어 가이드가 제공되는 투어는 하루에 두 번 있지만 중국어 가이드가 제공되는 투어는 더 자주 있다. 오전 6시나 7시가 가장 좋은 시간이다. 메인 건물을 제외하고 나머지 건물들은 혼자 돌아다니며 구경할 수 있다. 비록 많은 건물들이 굳게 문을 닫고 있지만 몇 곳은 10~20위엔의 입장료를 받고 내부를 구경할 수 있다.
 





사원에 들어설 때 보게 되는 지붕의 아래부분에 사선으로 새겨진 조각들은 정말 화려하고 세밀하다. 하나하나가 티베트 불교에서 상징하는 바가 있겠지만 티베트 불교에 대한 공부가 되어있지 않은 내게는 그저 화려한 장식들이다. 티베트 불교를 쉽고 편하게 풀어 쓴 책이 있으면 읽어보고 싶다.



 

정문이 열려 있는 작은 사원에 들어가니 복도에 고양이 한마리가 눈을 감고 서 있다. 마치 티베트 승려처럼 거친 모습과 고행하는 듯한 표정!! 이 고양이는 환승한 티베트 승려인가!